[RFA 초대석] 북에 우유보내기 사업 돕는 소아과 전문의 이하성

북한 어린이들에게 우유를 지원하는 한국 민간단체 ‘함께 나누는 세상’의 미주 서부지역 대표를 맡은 이하성 소아과 전문의.
북한 어린이들에게 우유를 지원하는 한국 민간단체 ‘함께 나누는 세상’의 미주 서부지역 대표를 맡은 이하성 소아과 전문의. (사진제공-이하성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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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북조선의 어린이들에게 우유를 지원하는 한국 민간단체 '함께 나누는 세상'의 미주 서부지역 대표를 맡게 된 이하성 소아과 전문의. 30년 넘게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수많은 어린이의 건강을 돌보아온 이 대표는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신념으로 북한 신생아들의 영양 섭취를 돕기위해 한 달에 두 차례 우유와 분유를 북한에 보내는 인도적인 지원사업에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4년 전 미국인 목사 부부의 권유로 이미 북한에 분유를 보냈었고 사리원의 보육원도 방문한 바 있는 이하성 대표는 북한 어린이들의 건강을 돕는 것은 통일 한반도의 장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이하성 대표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전수일

: 미국에서 우유와 분유를 직접 구매해 북한에 보내는 게 아니라, 한국에 있는 ‘함께 나누는 세상’ 본부로 우유.분유 구입 기금을 보낸다는 것인데요.

이하성

대표:그렇습니다. 왜냐면 미국과 북한은 아직 협조가 돼 있질 않기 때문에 시밀락이나 엔포밀 같은 분유를 보냈으면 좋겠지만 보낼 수가 없습니다.

: 그러니까 남북한 경우는 남북협력위원회라든가 그밖의 경제협력의 통로가 있는데 그런 것이 미국과 북한 간에는 없기 때문에 일단 돈을 모아서 한국쪽으로 보내주고 있다는 말씀이네요.

: 그렇습니다.

: 그런데, 기금 확보는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 아직은 미미합니다. 이제 막 시작했으니까요. 현재 100명의 후원 회원을 모집했습니다. 저희 목적은 한 달에 10불씩 해서 1년이면 120불의 후원금을 내 줄 회원 1,000명을 확보해 한달에 10,000불을 한국에 보내는 것이 소망입니다. 개미군단 식의 일반 회원을 모으기 위해 교회라든지 학교 동문회라든지 약사회 같은 단체를 찾아 협조를 받으려고 합니다.

: 회원은 주로 한인동포입니까 아니면 미국인들도 대상으로 합니까?


: 한인동포입니다.

: 지금 기금은 얼마나 모으셨습니까?


: 2만5천달러 모아 보냈습니다. 1000달러 낸 사람이 4명, 500달러 낸 사람이 8명정도, 3백불 낸 사람이 3명, 2백불 낸 사람도 있구요. 미국에 있는 많은 분들이 북한 돕기를 하고 있습니다. 나진선봉의 빵공장이나 국수공장 운영이라든지 선교회를 통한 진료활동 등 많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신생아를 위해 분유 포뮬라를 보내는 단체는 없습니다.

: 어린이들만 먹을 수 있는 우유와 분유라고 하는데 청장년이나 노인들이 먹는 우유와는 어떻게 다릅니까?

: 분유라는 것은 아이들이 먹기 좋게 하려고 우유를 가공해 칼슘과 소디움을 줄인 것입니다. 한 살 이하의 신생아는 콩팥같은 기관의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일반 우유안에 있는 칼슘과 염분을 소화시킬 수 없습니다. 염분은 짜기 때문에 갖난 아이가 먹으면 콩팥이 망가집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적합하게 만든 것이 분유입니다. 분유는 어른이 먹어도 되지만 맛은 없습니다.


: 우유와 분유는 어디에서 구입하십니까?

: 한국에 분유회사가 많습니다. 남양분유나 서울분유에서 구입합니다.

: 어린아이들은 영양이 부족하면 신체적 정신적 결함이 생긴다고 하던데요.

: 두뇌발달에 굉장한 지장을 줍니다. 단백질 같은 것이 충분치 않으면 두뇌발달이 잘 안됩니다. 나중에 5년 후든 10년 후든 통일이 될 때 이 아이들은 정상적으로 자란 아이들보다 못하기 때문에 훌륭한 사회인이 될 수 없습니다.


: 북한 청소년들을 남한 청소년들과 비교하면 체구도 작고 키도 10센티미터 가량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 저희가 듣기에 많은 북한 아이들이 발육이 잘 안되고 1995년 이후 먹을 것이 없어서 3백만명이 죽었는데 그 가운데 2백5십만명이 어린아이라고 합니다. 어른들은 나무껍질이라도 먹을 수 있지만 한 살 미만의 아이들은 치아가 없어 우유나 미음을 먹여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으니 죽는 것이죠.


: 이 대표께서는 소아과 전문의로서 아이들이 젖을 떼고 일반음식을 먹기 시작할 때 야채와 종합비타민을 꼭 먹여야 한다고 부모들에게 당부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북한에서는 밥 한 끼도 제대로 못 먹으면서 어떻게 아이들에게 영양 보충을 하겠습니까? 우유와 분유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텐데요.

: 그렇겠죠. 하지만 북한에도 야채와 과일은 있습니다. 숫갈로 사과같은 것을 긁어서 죽을 먹이고 미음을 써서 먹이기도 합니다.


: 지원되는 분유와 우유를 제공 받는 어린이들은 영양이 결핍된 아이들입니까 아니면 보육원이나 학교나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입니까?


: 한국말로 탁아소에 해당하겠는데요, 부모가 일 나간 동안 돌봐주는 보육원에 있는 아이들이 주로 먹습니다.


: 특정 지원 지역이 있습니까 아니면 전국적입니까?


: 특정 지역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북한에 쌀이나 그밖의 곡물을 지원할 때 분배의 투명성이 보장되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는데요, 군부나 당, 내각 관리들의 자녀들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가지 않겠나 하는 우려도 있을 텐데요.


: 투명성이 보장됩니다. 가난한 사람에게 주고 있습니다. 북한에 가 보면 압니다. 나진 선봉에서 빵 만드는데 그걸 누가 먹냐면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평양으로 안 갑니다. 물론 돈을 보내서는 안됩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북한에 돈을 보낸 것은 잘 못된 겁니다. 그 돈으로 지금 북한이 무기를 만들었지만 음식은 먹지 않으면 썩습니다. 분유.우유는 유효기간이 있는데 아이들에게 먹이지 않고 썩게 놔 두겠습니까? 2006년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사역하며 북한어린이들을 돕고 있던 미국인 킹슬러 목사님 사모의 도움 요청을 받고 분유 한 컨테이너를 북한 사리원에 보낸 적이 있습니다. 저 역시 북한 내 분배 투명성에 의혹이 있던 차에 선교사 사모님의 권유로 실제 보육원에 가 봤습니다. 한국 상표를 떼지도 않는 분유를 먹는 아이들을 봤고 분유 먹기 전과 먹은 후 체중이 늘어난 아이들 사진도 봤습니다.


: 현재 북한의 핵개발이나 인권문제 등 한반도 긴장 정세가 미국 내 한인동포 사회에서 북한 어린이 우유 지원 후원자를 확보하시는데 영향은 없겠습니까?


: 제가 호소하고 싶은 것은 정치적인 것을 떠나 인도적으로 북한 아이들이 최소한 굶지는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죄 하나만으로 굶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태어난 것이 무슨 잘못입니까? 인권문제 역시 먹을 게 풍부하면 탄압을 안합니다. 먹을 것을 지원하는 일과 정치적인 문제를 연계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것(핵, 인권문제)때문에 지장이 있긴 합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북한 신생아들에게 우유와 분유 보내기 사업에 정성을 쏟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소아과 전문의 이하성 씨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저는 전수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