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펜클럽 망명북한펜센터에 130여 명의 탈북문인이 활동하고 있으며, 북한 인권 실상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시와 소설, 수필 등의 문학작품을 창작하여 해마다 망명 북한펜 문학지를 출판하고 있다고 국제펜클럽 망명북한펜센터 김정애 이사장이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밝혔습니다. 망명 작가들의 작품은 현재 서울 교보문고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RFA 초대석 오늘은 국제펜클럽 망명북한펜센터 소식으로 함께합니다.
질문: 국제펜클럽 망명북한펜센터의 설립 목적이 있다면 설명해주시지요.
김정애: 망명 북한펜센터는 북한을 탈출하여 한국과 해외에 살고 있는 탈북문인들로 구성된 문학단체입니다. 2012년 9월에 국제인권문학작가 연맹인 국제펜클럽의 144번째 회원국에 가입하였습니다. 국제펜클럽은 시인, 극작가, 수필가, 편집자, 소설가들로 이루어진 국제펜문학연맹입니다. 국제펜클럽 회원국은 국가적, 정치적 간섭을 받지 않으며 인간의 보편성에 바탕을 둔 작품으로서 인류공영을 위해 최대한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문학단체입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망명북한펜센터의 설립목적은 우선 세계 최악의 인권유린국으로 알려진 북한당국에 의한 인권침해실태를 문학예술작품으로 형상하여 전 세계에 알리는 것입니다.
질문: 세계 문학인들이 탈북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반응이 있습니까?
김정애: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탈북문학작품에 내포되어 있는 북한의 실상은 국제펜클럽 회원국들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작품에 반영된 북한실상이 지구상 어디에도 없는 끔찍한 현상들이며 그것이 인민의 지상낙원이라고 하는 북한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에 놀라고 있는 것입니다.
질문: 2021년 망명북한센터의 올해 계획은?
김정애: 망명북한펜센터 회원들 중에서 올해 시집과 장편소설 출판을 여러 명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자유민주주의 통일이라는 희망이 있습니다. 고향의 부모형제와 다정한 이웃을 하루빨리 만날 그날을 위해 탈북문인들은 시를 쓰고 소설을 씁니다. 향후 망명북한펜센터는 문학역량을 더 확장하여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국제펜클럽과 연대하여 북한의 실상을 담은 소설과 시, 수필, 증언록을 출판 배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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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회원들 근황과 작품 소개
김정애: 현재 망명북한펜센터에 가입한 회원은 130여 명이며 이들 대부분이 탈북문인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탈북문인들은 국제펜클럽에 가입한 후 북한인권실상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시와 소설, 수필 등의 문학작품을 창작하여 해마다 망명북한 펜문학지를 출판하였습니다. 망명북한펜문학지는 한글과 영문으로 출판되며 한글판은 국내에, 영문판은 국제펜클럽 160여 개의 가입회원국들에 배포하고 있습니다.
망명북한펜에서 지난해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탈북문인들의 작품이 장편소설로, 시집으로 출판되어 지금 서점에 소개 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회원들의 작품이 월간지에 연재되면서 한국의 독자들로부터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데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위영금 시인의 시 ‘두만강 시간’과 이명애 시인의 ‘연장선’은 오로지 탈북민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통일과 그리움을 독특한 고향의 언어를 담아 그려냈습니다.
위영금시인의 ‘두만강 시간’은 고향을 떠나던 날의 탈북민의 심정, 그리고 타향에서 돌아보는 고향, 대한민국 정착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을 재미있는 시련으로 엮어냈습니다.
모진 고생 끝에 다달은 한국이어서 그동안의 슬프고 힘들었던 마음을 시에 담아 풀어낼 만도 할 텐데 위영금시인의 시는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따뜻함과 평안함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명애시인의 시집 ‘연장전’은 제목 그대로 아시아게임에 나선 남북축구의 치열한 결승전의 연장전을 보면서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게 되는 탈북민의 안타까운 심정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독재자의 나라 북한이 남한에 이기는 것은 원치 않지만 남한과의 경기에서 지고 돌아가면 북한선수들이 받게 될 엄중처벌과 피 말리는 사상검토가 어떤 것인지를 알기에 탈북민은 북한선수를 응원합니다. 시집에는 고난의 행군시기 북한 주민들의 처절한 삶의 몸부림, 10년 군사복무와 영예군인들의 생활,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분단과 독재세습체제에 의해 발생한 북한주민의 고달픔을 그려내 우리가 바라는 통일이 어떤 통일인가라고 스스로 자문하게 합니다.
코로나사태로 사회와 가정들에서 힘든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서 일부 회원들은 월간지에 장편연재소설을 연재하였고 수필공모전에 당선되기도 하였습니다.
질문: 김정애 이사장의 첫 장편소설 '북극성'의 반향도 예상외로 컸다고 들었습니다. 출판소식을 접한 모 대학 교수들과 한국 문학계의 원로 작가들이 응원해 주었다고요. 북극성은 어떤 작품인지요.
김정애: 장편소설 '북극성'은 한 여성의 기구한 운명을 그린 소설입니다. 소설의 주인공 진주는 신분이라는 벽에 갇혀서 파란만장의 삶을 걷게 되는데, 그것은 성분 재조사에서 신분이 뒤바뀌게 됩니다. 당 기업소에서 일하는 아버지 서지원과 식품연구실에서 일하는 어머니 정순임 사이에서 첫 딸로 태어난 서진주는 총명하고 상냥한 성품의 여자입니다. 그러나 평양미술대학 입학이 월남자 가족이라는 신분으로 인해 불합격된 후, 가정은 풍비박산됩니다. 이야기는 주인공 서진주와 그녀를 사랑하는 두 남자가 중심이 되어 애정의 대결 구도로 전개됩니다. 주인공을 사랑하는 담임선생인 남수, 주인공과 강제 결혼한 용식, 이 두 남자가 주인공의 운명을 이끌어 갑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의 주제는 궁극적으로 '사랑'이라고 하겠지만 단순한 애정 소설이 아닌 비극적인 체제에 갇힌 청춘의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겠습니다.
질문: 북극성의 주제는
김정애: 장편소설 '북극성'의 밑바닥 주제는 비인간화된 공산주의의 신분제도, 즉 "신분 사회의 모순"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즉 지주 성분의 월남자 가족이라는 올가미가 항상 주인공과 그의 가족을 옥죄었습니다. 남쪽으로 도망갔다고 알려진 외할아버지 때문에 주인공의 인생은 고등학교 이후 파탄이 나기 시작했고, 대학입학이 막힌 다음, 신분 회복을 위한 첫걸음으로 당 입당이 필요했기에 담임선생 남수의 권유로 김일성 별장(특각)건설에 투입된 돌격대에 자원입대합니다. 돌격대에서 미래의 남편 용식을 만나면서 주인공의 삶은 거친 파도 속에 빠지게 됩니다. 서진주, 남수, 용식의 운명이 뒤엉킵니다. 출신성분을 우선시하는 체제의 모순 아래 둥지를 잃어버린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통에 몸부림치는 신분사회의 모순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글쎄요. 중심 독자층인 남한 사람들은 북한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출신성분으로 이미 사회적 신분이 결정된 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모순과 충격이 이 소설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것입니다. 아직도 북한에는 노예제도나 다름없는 신분제도가 있다는 걸 기억해 주길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RFA 초대석 오늘은 국제펜클럽 망명북한펜센터 소식으로 함께했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