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 마사지로 다 풀어줄께요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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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미용실에서 북한 여성들이 마사지를 받고 있다.
피부미용실에서 북한 여성들이 마사지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몸이 피곤한 것은 푹 쉬고 나면 회복이 되지만 마음의 상처가 깊을 때는 그 후유증이 평생을 갑니다. 그래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요. 몸과 마음을 모두 풀어준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은 부산에서 피부미용실을 운영하는 남한생활 4년차 허수경 씨의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허수경: 돈버는 것이 첫째가 아니라 나는 아픈 사람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자 이런 마음에서 일을 하니까  어려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허 씨는 북한에서부터 족심 마사지를 했습니다. 그 기술을 살려 현재 전신마사지  피부미용실을 운영합니다. 크게 돈벌이는 안되지만 꾸준히 평균이상은 하고 있다네요.

허수경: 그런데로 돼가고 있습니다.

기자: 무슨 말입니까?

허수경: 생각처럼 되진 않아도 고정 단골 손님이 많아요. 가게 이름이 미 피부건강 샵이라고 했듯 사람의 건강을 우선으로 해요. 몸이 안좋은 분들 건강이 안좋은 분들을 우선 해드리고 그분들이 오면 써비스를 많이 해주고 합니다. 우선은 가격이 저렴하니까 오시는 분들이 많고 그 다음은 내가 해보고 몸이 좋아지니까 가족하고 오고 소개해서 오고 해서 손님이 오늘도 전신 하시는 분들하고 해서 한 7명은 왔어요. .

좀 과장하자면 하루에도 몇 곳에 새로운 간판을 내건 가게가 생겼다가는 몇 달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데 허 씨는 꾸준히 고정 손님이 늘어가니 걱정이 없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탈북해서 남한에서 가게을 하기 까지 쉽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고향에 대한 기억은 고난의 행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허수경: 아버지는 1997년 7월 10일 빈집에 혼자 계시다가 굶어 사망됐어요. 어머니는 남양가서 중국 친척들에게 도움 받겠다고 갔고 저도 살길 찾아 갔다가 오고 해서 우리가 아버지 운명을 못지켜 드렸어요. 빈집에서 혼자 사망돼서 옆집 사람들이 아버지를 이불에다 둘둘 말아서 당일날 산에다 묻었단 말이예요. 그게 아버지 마지막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나는 당과 조국 앞에 한점 부끄럼없이 살겠다 운명도 그렇게 하겠다 했거든요. 그래도 우리는 탈북한다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고…

아버지 사망 후에도 허 씨는 북한에 살면서 중국에 사는 친척 도움으로 근근히 생활을 했는데요. 마지막 중국방문 길에 허 씨는 남한행을 택했습니다. 초창기에는 남한 적응이 쉽지 않았습니다.

허수경: 처음에 말이 통하지 않아서 고민했어요. 전화가 오면 상대방 말을 잘 못알아들었어요. 그리고  남한사람이 가게 오면 처음에는 북한에서 내가 왔으니까 내가 선입견이 있었어요. 손님 태도를 보고 나를  없신 여긴다고 생각했거든요. 이제는 이분들도 나를 아니까 얼마나 친근하게 하는지 돈은 돈대로 내고 우리 생활에 필요한 것 무엇이든 주고 싶어서 애쓰거든요. 제가 한 3년 살았는데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남한 사람이 우리를 없신 없신여긴 것이 아니라 우리말을 못 알아들어서 오해가 있었던 거죠. 그게 다 내 선입견이었어요. 지금보면 이분들이 얼마나 친절한지 몰라요.

열심히 일하니 직장에서 인정도 받았고 경제활동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조선족 남편의 신분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던 겁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자면 세금을 꼬박꼬박 내면서 자기 사업장을 꾸려야 했던 겁니다. 그러는 과정에 남한 사회를 더 알게 됐습니다.

허수경: 남한생활에 적응하려고 식당 알바도 많이 했어요. 왜냐하면 한국 사람을 많이 대상하려고요. 그래야 알잖아요. 일할 때도 나만 눈치있게 하면 문제가 없어요. 북한 사람들이 일은 잘하잖아요. 일 잘한다고 나와서 며칠 안돼서 주방장을 시키려고 했어요. 작년에는 소득세를 내려고 식당에서 나와서 회사에 갔는데 일을 잘하니까 20일 만에 조장을 시켜줬어요. 회사에서도 일을 잘해서 1인자로 뽑히고요.  남편도 비자 때문에 일을 못하게 됐는데 내 통장에 돈을 넣어 주면서 빨리 비자 받으라고 했어요. 그  회사에서 외국인을 안썼는데 우리보고 이제 외국인을 써요.

작년 2월부터 자격증을 취득해서 자기 가게를 운영하는 허 씨. 남한의 전신마사지 피부미용실은 어떻게 운영하는지 설명을 들어보죠.

허수경: 사람마다 다 다르잖아요. 체질도 다르고 안좋은 곳도 다르니까 일률적으로 다 똑같이 하면 안돼요. 안좋은 부분을 찾아서 아르마 오일에 첨가제를 넣어 마사지를 해요. 아르마 오일 자체가 비싸요. 다른 곳에서는 30만원도 받고 하는데 저는 전신은 7만원 받고 1시간 40분에서 2시간을 해요. 5만원은 일반 마사지고요. 가게가 좀 멋이 없지만 사람들이 다 편안해해요.

남한생활 4년차가 되니 이젠 우선 마음의 안정을 찾고 생활에서도 많은 것이 달라졌답니다. 처음에는 뭔지 딱 꼬집어 설명하기 힘들지만 사람들을 대할 때 많이 위축이 됐었고 오해도 많았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렇게 보낸 시간이 후회스럽다는 말까지 합니다.

허수경: 모든 것이 마음먹기 나름이더라고요. 내가 여기까지 왔는데 제2의 삶에서 한걸음 물러서면 두걸음 물러서게 되고 나중에는 돌아설 길이 없잖아요. 시작한 것 내가 끝까지 해보자 하고 해보니까 정착하는 것이 그리 힘들지 않았어요. 그 다음 한국에서 나를 받아주고 모든 사람이 고맙거든요. 그래서  이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해보자 하고 활동을 했어요. 모든 사람이 나를 얼마나 뜨겁게 잘대해주는지  부모형제 같고 가족같아서 이제는 이게 내 집이다 하는 생각에 한달에 2만원씩 회비 내면서 일주일에 한번식 노인 급식봉사도 하고 동내순찰도 나가고 환경미화 봉사도 하고 그래요.

남한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허 씨. 그간 북한에서의 생활 그리고 새로 적응하기 까지의 힘든 과정을 한권의 책으로 엮어 사람들과 나눴으면 하는 마음으로 틈틈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자기가 그린 삽화를 넣은 책을 책방에서 접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허 씨는 그 밖에도 몇가지 더 계획하는 일이 있답니다.

허수경: 제가 가지고 있는 가게는 좀 작아요. 이제는 좀 위치도 좋고 한 곳으로 크게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또 한가지는 제 욕심인지는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다 평양 냉면을 먹어보고 싶어하거든요. 제가 좀 음식만드는 것에 소질이 있거든요. 현재 우리 건물 1층은 상가건물인데 북한사람들로 직원을  해서 우리 사람으로 북한식 냉면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것이 꿈입니다.

제2의 고향 오늘은 부산에서 전신마사지 피부미용실을 운영하는 허수경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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