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매거진] IOC “북에 직접 중계권 줬다” 개막10일만에 첫 방송
2024.08.07
연일 명장면을 연출하며 전세계인의 시선을 프랑스 파리로 모았던 제33회 파리 하계 올림픽이 이번 주말 4년 후 미국 LA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막을 내립니다.
8년 만에 올림픽에 복귀했지만, TV 중계를 하지 않던 북한이 개막 10일만에 올림픽 경기를 녹화 중계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북한에 직접 방송권을 지원했다”고 RFA에 밝혔습니다.
올림픽 중계도 ‘봉남’? IOC가 직접 북에 올림픽 영상 제공
지난 7월 26일 개막한 하계 올림픽을 중계하지 않던 북한이 대회 열흘만인 지난 8월 4일 탁구혼합복식 경기로 파리 올림픽 경기를 방송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의 웹사이트에 소개된 북한 조선중앙 TV의 방송편성표를 보면 지난 4일 오후 4시5분부터 약 7분간 <국제체육소식> “제33차 올림픽경기대회중에서”라는 제목으로 주요 경기 장면을 소개한 뒤 오후 4시 12분부터 5시까지 약 50분간 <록화실황> “제33차 올림픽경기대회-탁구혼성복식 16강자전 북한 대 일본의 경기를 방송했습니다.
세계 순위 2위인 일본을 16강에서 꺽은 북한의 리정식-김금용 조는 8강과 4강을 넘어 금메달 결정전까지 진출했고 지난 7월 30일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세계 1위 왕추친-쑨잉사 조에 세트 점수 2대4로 패하며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만에 올림픽에 복귀한 북한의 첫 메달이었습니다.
북한이 대회 개막 열흘 후지만 올림픽 경기를 방송할 수 있었던 것은 올림픽 방송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배려 덕분이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위원회(KRT)와 2024년 파리 올림픽 경기를 중계하도록 합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The IOC has agreed to provide coverage of the Olympic Games Paris 2024 to the Radio and Television Broadcasting Committee (KRT)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IOC는 북한이 대회 개막 이후 한동안 올림픽 경기를 방송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조선중앙방송위원회에 영상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는 없다”( The IOC is not aware of any technical problems with delivery of the coverage to KRT.”)고 답했습니다. IOC가 올림픽 개막부터 북한에 영상을 제공했지만 북한의 결정으로 올림픽 경기를 방송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남한 방송을 거치지 않은 북 올림픽 방송은 처음
올림픽 경기를 방송하려면 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중계권한을 위임 받아야 합니다. IOC가 2011년 발표한 내용을 보면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의 남북한 방송권한은 한국의 서울방송, SBS에 있습니다. . (The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IOC) today awarded SBS the exclusive broadcast rights in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for the XXIII Olympic Winter Games in 2018, the Games of the XXXII Olympiad in 2020, the XXIV Olympic Winter Games in 2022 and the Games of the XXXIII Olympiad to be celebrated in 2024, all of which have yet to be awarded to a host city.)
북한이 한국의 SBS에 방송 송출 요청이나 협의를 하지 않았다면 북한은 파리 올림픽 경기를 중계할 권한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IOC는 올림픽 직전 북한에 올림픽 영상을 제공한다는 합의를 했고 북한은 한국 방송사를 거치지 않고 올림픽 중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올림픽 경기 영상은 어떻게 북한에 전달될까요?
국제올림픽위원회는 IOC 산하 올림픽방송기구(OBS)가 파리올림픽 현장에서 제작한 경기영상을 송출하면 북한이 자체 위성시스템으로 수신해 중앙TV 방송제작에 활용한다고 RFA에 답했습니다. (Olympic Broadcasting Services (OBS) provides feed to media rights-holding broadcasters around the world.)
노골드 올림픽이라 중계 시간 줄였나?
8월 6일까지 북한이 방송한 파리 올림픽 경기는 4일의 탁구 혼합복식 16강전, 5일의 다이빙, 북한에서는 ‘물에뛰여들기’라 부릅니다, 여자 10미터 고정판 동시 결승, 30여분, 6일의 커누와 권투 장면 약 1시간 등 3시간여에 그칩니다.
북한이 과거 올림픽에 비해 중계방송 시간을 줄인 것에 대해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부진한 성적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은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에서 역도와 기계체조에서 금메달 2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유도와 역도 등 금메달 4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역도와 기계체조에서 금메달 2개 등 2008년 이후 출전한 모든 하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8년만에 복귀한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는 탁구 혼합복식과 여자 싱크로 다이빙에서 은메달 2개, 복싱, 여자 다이빙, 레슬링에서 동메달 3개(8월 6일 현재)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3월 개최한 ‘조선민주주의공화국 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제33차 올림픽경기대회를 비롯한 주요국제경기들에서 우리 국가의 존엄과 위용을 높이 떨치”기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파리 올림픽을 체제 선전의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면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당초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고 그 이유로 방송 시간도 줄였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북 올림픽 성적 선수별 완전 정복
북한의 파리 올림픽 출전 선수별 성적을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은 파리 올림픽에 권투, 다이빙, 기계체조, 유도, 탁구, 레슬링, 마라톤 등 7개 종목, 16명의 선수가 출전한다고 등록했습니다.
하지만 여자 마라톤과 여자 레슬링에서 한 명씩 출전을 포기하면서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북한 올림픽 선수는 14명이었습니다.
권투 – 기대주 방철미 동메달에 그쳐
내심 금메달을 기대했던 여자 권투에서 북한 여자 복싱의 간판인 54kg급 방철미 선수는 준결승에서 중국 선수에 패하며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여자 60kg급 원은경 선수는 1차전에서 패했습니다.
다이빙 – 싱크로 은메달. 개인 동메달
7월 31일 북한에선 ‘물에뛰어들기’라고 하는 다이빙 종목 10미터 플랫폼 싱크로, 북한에서는 ‘10미터 고정판 동시’ 종목에 출전한 김미래와 진미조가 중국 선수에 이어 2위로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8월 6일 열린 10미터 플랫폼 여자 개인에 출전한 김미래 선수는 금과 은을 나눠가진 중국선수들에 이어 3위로 동메달을 목에 걸며 파리 올림픽 두 번째 메달을 획득했습니다.
8월 9일에는 남자 다이빙 플랫폼의 임영명 선수가 출전합니다.
기계체조 – 안창옥 4위에 그쳐
여자 체조의 도마 결승에 출전한 안창옥 선수는 미국, 브라질, 미국 선수에 밀려 4위에 그쳤습니다. 세계 최강 미국 시몬 바일스(Simone Biles) 선수의 독주가 될 것이라는 예상 아래 안 선수의 깜짝 이변을 기대했지만 아쉽게 메달권에 들지 못했습니다.
유도 – 문송휘 1회전 탈락
7월 31일 여자 유도 70kg급에 출전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에 빛났던 문송휘 선수는 우즈베키스탄 선수와의 1차전에서 10대 0으로 패했습니다.
탁구 – 혼합복식 이변의 은메달
리정식-김금용 혼합 복식의 깜짝 은메달의 기세를 여자 단식의 변성경이 이어갈 것을 기대했지만 8강에서 일본 선수에 패하며 탁구 종목의 두 번째 메달 사냥에는 실패했습니다.
레슬링 – 리세웅 동메달
레슬링에는 3명이 출전했습니다. 여자 자유형 50kg 김손향 선수는 출전 명단에는 포함됐지만 파리에는 오지 않았고 박솔금, 리세웅, 최효경 선수가 출전했습니다.
여자 자유형 68㎏급 박솔금 선수는 6일 튀르키에 선수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북한에서는 ‘고전형’이라 부르는 남자 그레코로만형 60㎏급 리세웅 선수는 6일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베네주엘라 선수를 꺽고 동메달을 확정했습니다.
여자 자유형 53㎏급 최효경 선수는 8월 7일 에콰도르 선수와 1차전을 벌입니다.
마라톤 한일경 10일 출격
남자 마라톤의 한일경은 10일 출전합니다. 대회 마지막 날인11일 여자 마라톤에 출전 등록했던 리광옥 선수는 파리에 오지 않아 출전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스포츠 매거진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