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매거진] 2023 돌아보는 북한 스포츠 ③ 아시안게임, 월드컵에 복귀, 기량은 긍정, 매너는 부정
2023.12.27
2023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한 해 동안의 북한 외부에서 바라본 북한 스포츠 주요 소식을 모았습니다. .
►8월 ► 북한 태권도 선수단 코로나 이후 첫 국제대회 참가
북한이 코로나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국제 스포츠 무대에 복귀한 종목은 태권도였습니다. 8월 30일 방송한 스포츠 매거진입니다.
(2023년 8월 30일) 코로나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국제 스포츠 대회에 참가한 북한 태권도 선수단이 개최지인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경기를 치른 뒤 경유지인 북한에 도착했다고 일본 NHK방송이 28일 보도했습니다.
NHK는 북한이 다음달 23일 중국에서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노동당 간부가 이끄는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면서 북한이 향후 대외 활동을 활발히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 선수단은 28일 아침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서 목격됐습니다. 이들은 지난 26일까지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북한이 코로나 이후 국제 스포츠 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선수단 일행은 북한의 인공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있었으며 금색 트로피를 들고 있는 사람도 보였습니다.
올해 국제대회 참가를 비롯한 각종 체육 활동으로 그간 코로나 사태로 침체된 체육부문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만일 국제대회 참가를 하지 않더라도 내부적으로 체육부문의 큰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북한의 이런 체육 중시 기조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다가오는 9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나 내년 7월 파리올림픽 출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 10월 ► 아시안게임 10위 북한, 성적과 매너는 반비례
5년만에 돌아온 아시아인의 스포츠 대잔치, 제19회 하계 아시안게임이 2023년 9월 말에 개막되어 10월 중순에 막을 내렸습니다. 북한의 출전이 주목됐습니다
(2023년 10월11일)
전체 종목의 절반에 가까운 18개 종목에 출전했던 북한은 금메달 11개 전체 10위로 코로나 공백이 무색할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평가입니다.
북한에서 역기라 부르는 역도에서 선전했고 특히 금메달 11개 중 여자 선수가 획득한 금이 10개로 ‘북녀’의 여풍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경기장 폭력과 인사 거부 등 스포츠만 앞세울 뿐 ‘스포츠정신’은 없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이번 대회 획득한 금메달 11개 중 10개가 여자 선수의 몫이었습니다.
지난달 28일 여성 사격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며 하루 전 남자 선수들의 단체전 '대역전패'를 만회했고, 같은 날 기계체조의 안창옥이 압도적인 연기로 2관왕에 올랐습니다.
북한에서 역기라고 부르는 역도는 역시 북한의 금밭이었습니다.
여자 49kg급의 리성금을 시작으로 북한 역도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습니다.
특히 여자 선수들이 출전한 5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역량을 보여줬습니다.
여기에 북한의 대회 개회식 기수로 나섰던 '북한의 복싱 영웅' 방철미와 레슬링의 명형영도 금메달을 더했습니다.
레슬링도 여자 자유형 4개 체급에 4명의 선수를 내보내 북한은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습니다. 출전한 모든 여자 선수가 시상대에 섰습니다.
주목 받으니 주먹으로 답했던 북 선수 매너는 아쉬웠다
북한은 스포츠의 경쟁에만 집중한 나머지 ‘스포츠정신’이 부족했다는 장면도 연출됐습니다.
북한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과 경기 후 남한 선수가 청한 악수를 거부하고 돌아서거나 함께 사진 찍기를 거부하는 장면이나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여하지 않는 사례가 이어졌고 경기에 패하자 심판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RFA 보도) 오랜만에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 축구가 2022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보인 ‘깡패축구’로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을 전망입니다.
경기 관계자들과 북한 코치진들이 북한 선수들을 떼놓은 후에야 사태가 진정됐을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습니다.
경기 도중에도 폭력적인 장면이 나왔습니다.
부상자 치료를 위해 잠시 경기가 중단됐었던 후반 27분경에 북한 수비수 김유성이 경기장에 들어온 일본 관계자에 다가가 손을 뻗어 물병을 가로챈 뒤에 때리는 시늉을 한 것입니다.
► 11월 ► 북의 월드컵 도전, 이번에도 예외없이 예외적으로 시작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의 2026년 월드컵을 위한 아시아 예선이 시작됐습니다. 두 경기를 치른 북한은 1승 1패로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의 조 2위 자리를 두고 경쟁 중입니다.
(2023년 11월22일)
북한이 4년 만에 월드컵 예선의 승리를 거뒀습니다. 예선 1차전 시리아에 패배했던 북한은 2차전에서 미얀마에 승리했습니다.
특히, 북한 외부에서 ‘인민 호날두’로 부르는 한광성이 오랜만에 국가대표 경기에서 득점했습니다. 호날두는 포르투갈의 국가대표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말합니다. 현재 지구촌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선수 중 한 명입니다.
아르헨티나의 국민영웅, 지난 월드컵 우승국의 최고 기여 선수인 리오넬 메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수입니다. 한광성이 유럽의 스페인에서 활약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민 호날두’라는 별명이 생겼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북한의 에이스로 활동하고 있는 베테랑 정일관이 이날 미얀마전에서 해트트릭, 3골 득점을 달성하는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지난 시리아전에서 골키퍼의 치명적 실수 때문에 0-1로 패했던 북한은 2차 예선에서 첫 승리를 따내며 다시금 심기일전하는 모양새입니다. 북한은 내년 3월 일본과 홈 앤드 어웨이, 북한에서 한 번, 일본에서 한 번 경기를 하는 2연전을 통해 2차 예선 일정을 이어갑니다.
북 1승1패, 시리아를 잡아야 월드컵 3차 예선간다
2026년 FIFA 월드컵을 향한 아시아 국가대표팀들의 여정이 지난 11월 16일 시작됐습니다. 36개 팀은 4개 팀으로 이루어진 9개 그룹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2023년 11월 16일부터 2024년 6월 11일까지 경기를 치르며 3차 예선에 출전하는 18개 나라를 결정합니다.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은 겨울 넘기고 내년 봄에 재개됩니다. 북한은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에 진출한 이래로 26년만에 월드컵 본선을 노리고 있습니다. 조 2위까지 3차 예선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B조 최강 일본을 제외한 시리아와 북한의 경쟁이 치열해 보입니다.
북한의 월드컵 아시아2차 예선은 11월의 2 경기에 이어 내년 3월, 4경기가 예정되었습니다.
1승 1패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북한은 2024년 3월의 경기가 월드컵 본선행의 중요 갈림길이 될 전망입니다.
B조에서 세계축구연맹(FIFA)의 순위가 가장 높은 일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4년 3월 21일과 26일 북한과 일본에서 번갈아 경기합니다.
3개월 후인 2024년 6월 6일 시리아와 맞붙은 후 6월 11일 미얀마를 북한으로 불러 승부를 벌인 후 아시아 예선 2차전을 끝냅니다. 북한이 아시아 최종 예선에 진출하려면 시리아와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합니다. 북한과 시리아의 국가대표 축구경기의 성적은 시리아가 조금 우위입니다.
한편 북한은 월드컵에 총 2번 참가했습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참가했고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습니다. 축구 강국인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키며 아시아 축구 국가로서는 최초로 월드컵 8강에 도달한 팀이 되었습니다.
스포츠 매거진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