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싱크탱크와 한반도] ⑧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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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부소장 겸 선임연구원 마커스 놀란드(Marcus Noland).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부소장 겸 선임연구원 마커스 놀란드(Marcus Noland).
RFA PHOTO/변창섭
주간기획 <미국의 싱크탱크와 한반도> 오늘 순서에서는 미국 내 연구소 가운데 국제경제 분야에서 영향력이 큰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관해 살펴봅니다.

이 연구소는 특히 한반도 문제에도 큰 관심을 가져왔는데요. 특히 이 연구소의 마커스 놀란드(Marcus Noland) 부소장 겸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식량난과 정치범 수용소 문제에 관해 체계적인 논문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역대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저명한 국제경제 학자이자 과거 재무부 차관보를 지낸 프레드 버그스타인 박사에 의해 지난 1981년 국제경제연구소(IIE)로 출범했습니다. 현재 이 연구소에는 50여명의 연구원들이 국내외 주요 경제 현안에 관해 각종 분석 보고서와 저서를 내놓고 있는데요. 비단 경제 분야 뿐 아니라 경제문제와 밀접히 연관돼 있는 정치, 외교 안보 등 관련 분야에 관해서도 연구 실적이 많습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처럼 한국 문제를 전담하는 부서는 따로 없습니다. 그때그때 주요 한반도 현안에 따라 해당 연구원들이 단독 혹은 복수로 연구에 관여합니다. 이를테면 한국과 미국 간에 최대의 경제 현안인 한미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해 이 연구소에서는 제프리 쇼트 선임연구원이 주로 담당하지만 프레드 버그스타인 소장도 종종 연구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남북 경제나 남북통일 문제, 북한의 식량기근과 정치범 수용소 문제, 나아가 북한 인권문제에 관한 한 놀랜드 박사가 거의 전담하다시피 합니다. 그가 펴낸 저서로는 <김정일 이후의 북한> <종말의 회피: 남북한의 운명> <북한의 기근> 등이 있고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나 경제개혁 등에 관한 논문도 다수 발표했습니다. 놀랜드 박사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가 한국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Dr. Marcus Noland: We've been working on Korea for a very long time. Our think tank was founded in the 1980s... (우린 한국 문제에 관해 아주 오랫동안 연구를 해왔다. 이 연구소는 1980년대 설립될 당시부터 남한의 환율문제나 무역, 경제 자유와 관련한 연구를 했다. 10년 전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었을 때도 우린 많은 연구보고서를 냈다. 지금도 한미자유무역협정, 한유럽 자유무역협정에 관해서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우리 연구소는 한국 문제에 관해 20년 이상 연구를 진행해온 셈이다. 개인적으로도 남한 문제는 20년 이상 했고, 북한 문제도 1990년대부터 연구하기 시작했다.)

놀랜드 박사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가 이처럼 한국 문제를 오래전부터 다루기 시작한 이유는 한국이 그만큼 국제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1990년대 초 한국개발연구원의 초청으로 한때 한국을 방문해 남북 통일 문제에 관해 연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위촉으로 1995년 발표한 북한 경제에 관한 그의 체계적 논문은 당시 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놀랜드 박사는 특히 북한의 식량기근과 정치범 수용소 문제에 관한 일련의 논문과 저술로 미국 정부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실례로 북한에 대한 식량 배분문제에 관한 그의 논문은 미국 정부의 대북 식량정책을 개선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놀랜드 박사의 설명입니다.

Dr. Marcus Noland: One example would be the one that I've worked on the famine, the food situation and how the humanitarian relief is delivered to North Korea... (한 예로 북한의 기아와 식량상황, 식량 배분에 관한 내 연구를 들 수 있다. 미국정부 차원에선 북한 내 식량전용이 이 큰 문제라고 봤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북한 동북부 지역이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데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식량 일부를 무조건 그 지역에 보내자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식량을 훔쳐가더라도 결국은 장마당에 내다팔 것이기 때문에 이걸 막는 게 최선의 정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식량이 설령 전용돼도 전용된 식량이 형편이 좋은 남포 같은 곳보다는 식량이 없는 북동부 지역의 장마당으로 전용되는 게 더 좋다는 게 내 주장이었다.)

놀랜드 박사는 식량전용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북한의 지도층이 좋아하는 쌀 대신 옥수수나 보리를 보내면 일반 주민에게 직접 혜택이 갈 수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놀랜드 박사는 미국 정부가 무슨 이유 때문인지 이런 구상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실질적인 동참이 중요하다는 그의 주장은 미국 정부도 납득한 것 같다는 게 놀랜드 박사의 설명입니다.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관해 이처럼 놀랜드 박사가 나름의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은 다른 전문가들도 수긍하는 분위깁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박사는 특히 북한의 경제 상황에 대한 놀랜드 박사의 혜안을 특히 높이 평가합니다.

Dr. Larry Niksch: If you look at the situation today with the state of economy, severe depredation of the people... (오늘날 북한의 경제 상황이며 주민의 피폐 상황, 그리고 북한이 기근을 겪으며 다시 식량위기로 치닫는 걸 보면 놀란드 박사가 지난 몇 년 쓴 보고서가 오늘의 북한 상황을 정확히 예측한 것이었다)


닉시 박사는 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근본적인 경제개혁을 미루면서 구소련의 스탈린처럼 국영기관을 영구화하려는 시도하려 한다는 주장이며, 북한에 대한 유엔 제제와 관련해 중국의 중요성을 부각한 놀랜드 박사의 지적은 정확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미국에서 북한인권 운동을 위해 애쓰고 있는 디펜스 포럼의 수전 숄티 대표는 미국 내 주요 연구소 가운데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미국기업연구소(AEI)만큼이나 북한 인권상황에 관한 분석이 눈에 띤다고 평가했습니다. 숄티 대표의 말입니다.

Susan Scholte: Particularly Noland has done quite a number of papers on the famine and the lack of human rights... (특히 이 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박사는 북한의 기아와 굶주림, 인권부재, 정치범 문제에 관해 아주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이 문제에 관해 지속적으로 가장 연구를 많이 해온 연구소가 있다면 단연 피터슨국제경제문제연구소다)

올해 10년 이상 북한을 연구해온 마커스 놀랜드 박사는 북한을 생각하면 답답하기만 합니다. 무엇보다도 북한이 생존하려면 변해야 하는데 변화 속도가 너무 늦다는 겁니다. 놀랜드 박사는 주된 이유를 북한 정권의 취약성에서 찾습니다.

Dr. Marcus Noland: I think the current government of North Korea is very insecure... (북한에서 변화가 이처럼 늦은 까닭은 북한 정권이 아주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위험을 피하려고만 한다. 경제 변화에 따른 국내정치적 파장을 무척 두려워한다. 그 결과 경제 개혁에 관한 한 위험을 피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이처럼 정치적 운용 한계가 좁다보니 어떤 경제적 개혁도 힘든 것이다)


놀랜드 박사는 올해 9월 이 연구소의 부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종전처럼 연구에 전념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그는 그나마 남는 시간의 절반 정도는 한반도 문제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놀란드 박사는 지금도 북한 경제나 개혁 문제에 관해 미국 정부 인사들의 자문에 종종 응해주고 있고, 또 정부 인사들과 주로 비공개 모임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간기획, <미국의 싱크탱크와 한반도> 오늘 순서에서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와 이 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박사의 한반도 연구 작업에 관해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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