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싱크탱크와 한반도] ⑫ 한미연구소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0.02.26
2010.02.26
PHOTO courtesy of US Korea Institute at SAIS
주간기획, <미국의 싱크탱크와 한반도> 오늘 순서에서는 워싱턴 DC에 있는 한미연구소(US-Korea Institute)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한미연구소는 별도의 연구 건물과 풍부한 재원을 가진 브루킹스 연구소나 헤리티지 재단처럼 대형 연구소가 아니라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SAIS)에 부설된 학내 연구소입니다.
한미연구소는 대학원 과정의 한국학도 개설돼 있고, 현재 서재정 교수가 한국학 과정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미연구소는 일반 연구소처럼 정책 지향적인 측면 보다는 학구적 성격이 강한 연구소입니다. 한미연구소는 비록 2006년에 출범한 신생 연구소이지만 그간 한반도 문제에 관한 다양한 연구 발표와 토론회를 통해 미국 내외에 이름을 널리 알려오고 있습니다. 특히 2006년10월 이 연구소의 발족을 기념해 역대 주한 미국대사 6명이 한 자리에 모여 한미 관계의 앞날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인 스티븐 보스워스 전 대사는 현재 오바마 행정부의 북한 정책을 총괄하는 대북정책 특별대표직을 맡고 있습니다.
한미연구소의 소장은 <두 개의 한국>이란 저자로 널리 국내외에 알려진 언론인 돈 오버도퍼(80) 씨입니다. 오버도퍼 소장은 1990년대 중반 미국의 권위지인 <워싱턴 포스트>의 외교전문 기자로 은퇴한 뒤 한반도 문제에 전념에 왔고, 2006년 한미연구소가 설립된 뒤 초대 소장에 취임했습니다. 오버도퍼 소장은 한미연구소는 작지만 영향력이 있는 건실한 연구소를 지향한다고 말합니다.
Don Oberdorfer: We're not in a position to become Brookings or one of these other big institutions... (한미연구소는 브루킹스 연구소나 다른 대형 연구기관처럼 될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 한미연구소는 작지만 해당 분야에 전문가들을 가지고 있는 작은 연구소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힘센 대형 연구소를 추구할 생각이 없다. 그건 한미연구소 체질이나 운영 방식에도 맞지 않고, 그럴 만한 자원도 연구진도 없다. 그건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니다)
한미연구소는 2006년 가을 발족했지만 그간 세간의 주목을 끌만한 여러 행사를 치러냈습니다. 전직 주한미국 대사 6명이 한 자리에 모여 한미관계의 앞날을 토론하기도 했고, 2008년 봄엔 한국의 동아일보와 공동으로 한미동맹에 관한 국제 토론회로 주최했습니다. 당시 이 자리엔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를 비롯해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보 등이 참석했습니다. 한미연구소는 특히 2008년 봄 한국의 새 정부 출범에 때맞춰 ‘한미동맹자 관계의 새출발’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기도 했고, 최근엔 북한인권자료센터 김상헌 이사장과 윤여상 전 소장을 초청해 북한인권에 관한 토론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또 2007년 5월 한미연구소는 주미한국대사관 측과 공동으로 한미우호관계 125주년을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한미연구소가 이처럼 짧은 시일 안에 한반도 문제에 관한 주요 연구소로 이름을 알리게 된 데는 우선은 이 연구소가 미국 내 명문 사학인 존스홉킨스대 산하 국제대학원에 소속돼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 국제대학원은 미국에서 국제관계 전문대학원으로 명성이 높고, 주기적으로 미국 정부 인사들은 물론 전 세계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강연회나 토론회를 열고 있어 인지도도 무척 높습니다. 게다가 이 연구소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오버도퍼 소장의 비중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박사입니다.
Dr. Larry Niksch: Don, as you know, he's been one of the central players among experts in Korea for many, many years... (오버도퍼 소장은 여러 해 한국 문제 전문가들 가운데서도 핵심 전문가로 활동해왔고, 그이 덕분에 미국 관리들이 한미연구소에 와서 연설하는 경우도 많았다. 예를 들어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그랬고, 제프 베이더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선임국장도 그랬다. 따라서 오버도퍼 소장이 관여한 한미연구소는 각별한 비중을 갖는다)
이와 관련해 한미연구소의 구재회 국장은 오버도퍼 소장이 최근 스티븐 보스워스 특별대표에게 한미연구소에서 북한 핵 문제에 관해 연설해줄 것을 요청해, 보스워스 대표도 이 같은 초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구 국장은 보스워스 특별대표의 연설 시점은 내년 중 추후 확정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오버도버 씨는 한미연구소가 설립 취지가 “한반도 문제에 관한 다양한 견해를 도출해 긍정적인 결과를 유도해내는 데 있다”면서 다른 연구소들처럼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주는 게 주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버도버 씨는 개인적으로 행정부 인사들과 비공식 차원에서 한반도 현안에 관해 자문에 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연구소의 구재회 국장도 한미연구소의 활동이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주는 게 주목적이기 보다는 정책 형성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다고 말했습니다.
Dr. Jae Ku: It's difficult to say how we effect, but certainly we do as much as we can in not so much influencing but providing our policy-makers with as much information...(한미연구소가 행정부의 대한 정책과 관련해 얼마나 효율적인지 말하긴 힘들지만 우린 정책 당국자들에게 영향을 주려고 하기 보다는 많은 정보를 제공해줌으로써 판단을 도울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동료와 함께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했는데 거기서 국무부 관리들과 만나 북한 측 인사들과 토론한 내용과 그들의 태도 등에 관해 설명해줬다. 이런 게 북한 상황을 판단하는 데 그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구재회 국장은 흔히 한반도 문제는 북한 핵문제로 동일시되는 경향이 있지만 한미연구소는 북한 문제를 넘어서 남한의 국제적 지위와 미국과의 동맹 문제, 해외원조 등 다양한 분야도 연구에도 치중할 생각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한미연구소에는 한국 정부 혹은 민간 분야의 전문가들이 객원 연구원 자격으로 머물면서 이런 주제들에 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미연구소가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부설 연구소로 적지 않은 활약을 보이곤 있지만, 다른 연구소들처럼 연구 간행물을 펴내지 못하는 것은 취약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브루킹스 연구소나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헤리티지 재단은 한반도 문제에 관한 주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배경자료를 전자우편 혹은 간행물로 발행하지만, 한미연구소는 아직 그럴만한 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무부 공식 통역관을 지냈고, 현재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에서 객원 교수로 있는 김동현 씨의 설명입니다.
Tong Kim: 연구 논문집을 내는 게 좋고 그렇지 않으면 학술 논문은 아니더라도 전문가들의 견해를 이슈를 정해서 거기에 집중해 여러 사람의 견해를 한꺼번에 실어내는 것은 더 좋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시 박사도 “한미연구소의 간행물을 그다지 본 적이 없다”면서 “그 부분은 연구소의 연구 능력(research capabilities)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구재회 한미연구소 국장은 앞으론 연구 간행물도 더 펴낼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주간기획, <미국의 싱크탱크와 한반도> 오늘 순서에선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부설 한미연구소에 관해 살펴봤습니다.
한미연구소는 대학원 과정의 한국학도 개설돼 있고, 현재 서재정 교수가 한국학 과정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미연구소는 일반 연구소처럼 정책 지향적인 측면 보다는 학구적 성격이 강한 연구소입니다. 한미연구소는 비록 2006년에 출범한 신생 연구소이지만 그간 한반도 문제에 관한 다양한 연구 발표와 토론회를 통해 미국 내외에 이름을 널리 알려오고 있습니다. 특히 2006년10월 이 연구소의 발족을 기념해 역대 주한 미국대사 6명이 한 자리에 모여 한미 관계의 앞날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인 스티븐 보스워스 전 대사는 현재 오바마 행정부의 북한 정책을 총괄하는 대북정책 특별대표직을 맡고 있습니다.
한미연구소의 소장은 <두 개의 한국>이란 저자로 널리 국내외에 알려진 언론인 돈 오버도퍼(80) 씨입니다. 오버도퍼 소장은 1990년대 중반 미국의 권위지인 <워싱턴 포스트>의 외교전문 기자로 은퇴한 뒤 한반도 문제에 전념에 왔고, 2006년 한미연구소가 설립된 뒤 초대 소장에 취임했습니다. 오버도퍼 소장은 한미연구소는 작지만 영향력이 있는 건실한 연구소를 지향한다고 말합니다.
Don Oberdorfer: We're not in a position to become Brookings or one of these other big institutions... (한미연구소는 브루킹스 연구소나 다른 대형 연구기관처럼 될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 한미연구소는 작지만 해당 분야에 전문가들을 가지고 있는 작은 연구소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힘센 대형 연구소를 추구할 생각이 없다. 그건 한미연구소 체질이나 운영 방식에도 맞지 않고, 그럴 만한 자원도 연구진도 없다. 그건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니다)
한미연구소는 2006년 가을 발족했지만 그간 세간의 주목을 끌만한 여러 행사를 치러냈습니다. 전직 주한미국 대사 6명이 한 자리에 모여 한미관계의 앞날을 토론하기도 했고, 2008년 봄엔 한국의 동아일보와 공동으로 한미동맹에 관한 국제 토론회로 주최했습니다. 당시 이 자리엔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를 비롯해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보 등이 참석했습니다. 한미연구소는 특히 2008년 봄 한국의 새 정부 출범에 때맞춰 ‘한미동맹자 관계의 새출발’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기도 했고, 최근엔 북한인권자료센터 김상헌 이사장과 윤여상 전 소장을 초청해 북한인권에 관한 토론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또 2007년 5월 한미연구소는 주미한국대사관 측과 공동으로 한미우호관계 125주년을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한미연구소가 이처럼 짧은 시일 안에 한반도 문제에 관한 주요 연구소로 이름을 알리게 된 데는 우선은 이 연구소가 미국 내 명문 사학인 존스홉킨스대 산하 국제대학원에 소속돼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 국제대학원은 미국에서 국제관계 전문대학원으로 명성이 높고, 주기적으로 미국 정부 인사들은 물론 전 세계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강연회나 토론회를 열고 있어 인지도도 무척 높습니다. 게다가 이 연구소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오버도퍼 소장의 비중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박사입니다.
Dr. Larry Niksch: Don, as you know, he's been one of the central players among experts in Korea for many, many years... (오버도퍼 소장은 여러 해 한국 문제 전문가들 가운데서도 핵심 전문가로 활동해왔고, 그이 덕분에 미국 관리들이 한미연구소에 와서 연설하는 경우도 많았다. 예를 들어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그랬고, 제프 베이더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선임국장도 그랬다. 따라서 오버도퍼 소장이 관여한 한미연구소는 각별한 비중을 갖는다)
이와 관련해 한미연구소의 구재회 국장은 오버도퍼 소장이 최근 스티븐 보스워스 특별대표에게 한미연구소에서 북한 핵 문제에 관해 연설해줄 것을 요청해, 보스워스 대표도 이 같은 초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구 국장은 보스워스 특별대표의 연설 시점은 내년 중 추후 확정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오버도버 씨는 한미연구소가 설립 취지가 “한반도 문제에 관한 다양한 견해를 도출해 긍정적인 결과를 유도해내는 데 있다”면서 다른 연구소들처럼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주는 게 주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버도버 씨는 개인적으로 행정부 인사들과 비공식 차원에서 한반도 현안에 관해 자문에 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연구소의 구재회 국장도 한미연구소의 활동이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주는 게 주목적이기 보다는 정책 형성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다고 말했습니다.
Dr. Jae Ku: It's difficult to say how we effect, but certainly we do as much as we can in not so much influencing but providing our policy-makers with as much information...(한미연구소가 행정부의 대한 정책과 관련해 얼마나 효율적인지 말하긴 힘들지만 우린 정책 당국자들에게 영향을 주려고 하기 보다는 많은 정보를 제공해줌으로써 판단을 도울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동료와 함께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했는데 거기서 국무부 관리들과 만나 북한 측 인사들과 토론한 내용과 그들의 태도 등에 관해 설명해줬다. 이런 게 북한 상황을 판단하는 데 그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구재회 국장은 흔히 한반도 문제는 북한 핵문제로 동일시되는 경향이 있지만 한미연구소는 북한 문제를 넘어서 남한의 국제적 지위와 미국과의 동맹 문제, 해외원조 등 다양한 분야도 연구에도 치중할 생각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한미연구소에는 한국 정부 혹은 민간 분야의 전문가들이 객원 연구원 자격으로 머물면서 이런 주제들에 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미연구소가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부설 연구소로 적지 않은 활약을 보이곤 있지만, 다른 연구소들처럼 연구 간행물을 펴내지 못하는 것은 취약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브루킹스 연구소나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헤리티지 재단은 한반도 문제에 관한 주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배경자료를 전자우편 혹은 간행물로 발행하지만, 한미연구소는 아직 그럴만한 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무부 공식 통역관을 지냈고, 현재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에서 객원 교수로 있는 김동현 씨의 설명입니다.
Tong Kim: 연구 논문집을 내는 게 좋고 그렇지 않으면 학술 논문은 아니더라도 전문가들의 견해를 이슈를 정해서 거기에 집중해 여러 사람의 견해를 한꺼번에 실어내는 것은 더 좋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시 박사도 “한미연구소의 간행물을 그다지 본 적이 없다”면서 “그 부분은 연구소의 연구 능력(research capabilities)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구재회 한미연구소 국장은 앞으론 연구 간행물도 더 펴낼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주간기획, <미국의 싱크탱크와 한반도> 오늘 순서에선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부설 한미연구소에 관해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