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왕조의 실체] 북한 엘리트의 권력 세습
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2010.05.31
2010.05.31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주 보내 드리는 ‘김씨 왕조의 실체’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수경입니다.
오늘은 대를 이어 권력을 유지하는 김정일의 측근들에 대한 얘기를 전합니다.
최근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타임스가 북한에도 최고 권력자들의 2세로 구성된 사조직이 존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타임스는 서방 정보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한국과 미국 등이 천안함 침몰에 따른 대북 금융제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북한판 태자당인 ‘봉화조’의 정체가 드러났다고 말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봉화조’는 오극렬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아들 오세원이 주도하고 있으며 강석주 북한외무성 제1부상의 아들 강태승, 보위사령부 사령관 김원홍의 아들 김철, 그리고 김정일 서기실 출신인 김충일의 아들 김철운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김정일의 아들 김정철과 김정은도 이 단체와 관련이 있으며 김정철은 ‘봉화조’에서 마약을 구했다는 소문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단체의 수장격인 오세원은 2004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적발된 위조지폐 사건과 2003년 4월 헤로인 330 파운드를 실은 채 호주 당국에 붙잡힌 북한 화물선 봉수호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서방의 정보 당국자들은 파악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특히 이들의 위조지폐 유통은 2005년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를 촉발한 계기가 됐다고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봉화조는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한 서방 당국의 감시가 심해진 2005년경 북한 내에서도 마약을 팔다가 보안 당국에 의해 적발됐지만 대부분 집안의 배경 덕분에 사면받았으며 김정은이 북한의 권력을 승계하면 자신들도 다시 국제무대로 복귀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신문에서 보도한 ‘봉화조’의 실체가 사실이라면, 북한 김일성과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 부자로 이어지는 권력 승계는 그 측근 집단에도 고스란히 투영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봉화조’를 이끌고 있다고 알려진 오세원의 아버지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김일성때부터 신임을 받았던 인물로 김정일의 측근중에서도 최측근으로 분류됩니다. 오극렬의 아버지 오중성은 광복전 김일성 부대에서 활동했으며 광복후 김일성 밑에서 최고 권력을 누린 바 있습니다. 오극렬은 빨치산 출신 아버지 덕분에 어릴때부터 출세가 보장돼 있었습니다. 실제로 오극렬은 만경대혁명학원과 김일성종합대학을 거쳐 구소련에서 유학했습니다. 그는 공부를 마치자 마자 공군대학 학장과 공군사령관을 거쳐 1967년 최고인회의 제4기 대의원에 선출됐고 1979년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겸 인민군 총참모장에 올랐다가 1989년부터 노동당 작전부장 임무를 수행해왔습니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특히 지난 3월 한국의 천안함을 어뢰로 공격한 북한의 도발을 총 지휘한 인물로 대남 공작 활동을 맡아온 오극렬을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오극렬의 아들 오세원은 현재 김정일의 후계자로 유력한 3남 김정은의 절친한 친구라는 설도 있어서 앞으로 김정은이 북한의 차기 지도자가 될 경우 오극렬 집안의 대를 이은 충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봉화조’의 또 다른 일원인 김철운의 아버지 김충일은 김정일 서기실의 숨은 실세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김정일의 서기실은 정책 기능보다는 사생활과 비자금 등 김정일의 은밀한 생활을 보좌하는 일들을 많이 진행하기 때문에 김정일이 믿는 사람이 아니면 이 곳에서 일하기 힘듭니다. 이 서기실에는 강상춘 실장과 5명 안팎의 부부장이 근무하는데 그 중 한 사람이 김충일 부부장입니다. 그는 유창한 외국어 실력과 세련된 행동을 갖춘데다 밤늦게까지 일에 몰두하는 사람으로 김정일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강석주 외무성 1부상의 아들 강태승 역시 아버지의 유명세를 배경으로 북한에서 차세대 엘리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강석주는 김정일의 권력 장악과 유일지도체제 확립과정에서 충성심과 업무능력 등이 검증된 인물로 북미 관계의 핵심 측근입니다. 강석주는 특히 김정일이 핵문제와 관련해 직접 전화로 지시할 정도로 권력과 가까이 있습니다. 북한에서 측근들의 서열을 정할때 김정일의 현지지도를 수행한 빈도 수에 따라 판단하기도 하는데, 이 판단에 따르면 강석주는 2001년부터 김정일의 해외순방 총 6회 가운데 다섯번을 수행해 외교 문제에 있어서는 최고 실세로 분류됩니다.
‘봉화조’의 명단에 보위사령부 사령관 김원홍의 아들 김철이 오른 것도 당연해 보입니다. 보위사령부는 김정일이 직접 지시를 내리는 군 조직 가운데 하나로 사령관 김원홍은 북한에서 김정일을 반대하는 세력을 단속하는 군내 비밀 경찰을 총 지휘하는 인물입니다. 결국 김원홍은 김정일이 권력을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할 수 있으며 따라서 그의 아들 김철도 그 권력을 물려받아 차기 엘리트 집단의 구성원이 된 것입니다.
아버지 대에서 충성도가 확인되면 아들 역시 엘리트로 충원되는 이같은 북한의 권력 구도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개선하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줄 인재 등용과는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RFA 자유아시아 방송 이수경입니다.
오늘은 대를 이어 권력을 유지하는 김정일의 측근들에 대한 얘기를 전합니다.
최근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타임스가 북한에도 최고 권력자들의 2세로 구성된 사조직이 존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타임스는 서방 정보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한국과 미국 등이 천안함 침몰에 따른 대북 금융제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북한판 태자당인 ‘봉화조’의 정체가 드러났다고 말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봉화조’는 오극렬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아들 오세원이 주도하고 있으며 강석주 북한외무성 제1부상의 아들 강태승, 보위사령부 사령관 김원홍의 아들 김철, 그리고 김정일 서기실 출신인 김충일의 아들 김철운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김정일의 아들 김정철과 김정은도 이 단체와 관련이 있으며 김정철은 ‘봉화조’에서 마약을 구했다는 소문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단체의 수장격인 오세원은 2004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적발된 위조지폐 사건과 2003년 4월 헤로인 330 파운드를 실은 채 호주 당국에 붙잡힌 북한 화물선 봉수호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서방의 정보 당국자들은 파악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특히 이들의 위조지폐 유통은 2005년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를 촉발한 계기가 됐다고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봉화조는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한 서방 당국의 감시가 심해진 2005년경 북한 내에서도 마약을 팔다가 보안 당국에 의해 적발됐지만 대부분 집안의 배경 덕분에 사면받았으며 김정은이 북한의 권력을 승계하면 자신들도 다시 국제무대로 복귀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신문에서 보도한 ‘봉화조’의 실체가 사실이라면, 북한 김일성과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 부자로 이어지는 권력 승계는 그 측근 집단에도 고스란히 투영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봉화조’를 이끌고 있다고 알려진 오세원의 아버지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김일성때부터 신임을 받았던 인물로 김정일의 측근중에서도 최측근으로 분류됩니다. 오극렬의 아버지 오중성은 광복전 김일성 부대에서 활동했으며 광복후 김일성 밑에서 최고 권력을 누린 바 있습니다. 오극렬은 빨치산 출신 아버지 덕분에 어릴때부터 출세가 보장돼 있었습니다. 실제로 오극렬은 만경대혁명학원과 김일성종합대학을 거쳐 구소련에서 유학했습니다. 그는 공부를 마치자 마자 공군대학 학장과 공군사령관을 거쳐 1967년 최고인회의 제4기 대의원에 선출됐고 1979년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겸 인민군 총참모장에 올랐다가 1989년부터 노동당 작전부장 임무를 수행해왔습니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특히 지난 3월 한국의 천안함을 어뢰로 공격한 북한의 도발을 총 지휘한 인물로 대남 공작 활동을 맡아온 오극렬을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오극렬의 아들 오세원은 현재 김정일의 후계자로 유력한 3남 김정은의 절친한 친구라는 설도 있어서 앞으로 김정은이 북한의 차기 지도자가 될 경우 오극렬 집안의 대를 이은 충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봉화조’의 또 다른 일원인 김철운의 아버지 김충일은 김정일 서기실의 숨은 실세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김정일의 서기실은 정책 기능보다는 사생활과 비자금 등 김정일의 은밀한 생활을 보좌하는 일들을 많이 진행하기 때문에 김정일이 믿는 사람이 아니면 이 곳에서 일하기 힘듭니다. 이 서기실에는 강상춘 실장과 5명 안팎의 부부장이 근무하는데 그 중 한 사람이 김충일 부부장입니다. 그는 유창한 외국어 실력과 세련된 행동을 갖춘데다 밤늦게까지 일에 몰두하는 사람으로 김정일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강석주 외무성 1부상의 아들 강태승 역시 아버지의 유명세를 배경으로 북한에서 차세대 엘리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강석주는 김정일의 권력 장악과 유일지도체제 확립과정에서 충성심과 업무능력 등이 검증된 인물로 북미 관계의 핵심 측근입니다. 강석주는 특히 김정일이 핵문제와 관련해 직접 전화로 지시할 정도로 권력과 가까이 있습니다. 북한에서 측근들의 서열을 정할때 김정일의 현지지도를 수행한 빈도 수에 따라 판단하기도 하는데, 이 판단에 따르면 강석주는 2001년부터 김정일의 해외순방 총 6회 가운데 다섯번을 수행해 외교 문제에 있어서는 최고 실세로 분류됩니다.
‘봉화조’의 명단에 보위사령부 사령관 김원홍의 아들 김철이 오른 것도 당연해 보입니다. 보위사령부는 김정일이 직접 지시를 내리는 군 조직 가운데 하나로 사령관 김원홍은 북한에서 김정일을 반대하는 세력을 단속하는 군내 비밀 경찰을 총 지휘하는 인물입니다. 결국 김원홍은 김정일이 권력을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할 수 있으며 따라서 그의 아들 김철도 그 권력을 물려받아 차기 엘리트 집단의 구성원이 된 것입니다.
아버지 대에서 충성도가 확인되면 아들 역시 엘리트로 충원되는 이같은 북한의 권력 구도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개선하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줄 인재 등용과는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RFA 자유아시아 방송 이수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