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화 기행] 세상풍파 막아주는 어머니 품같은 곳-처마

남한이나 북한이나 도심지에는 점점 고층 아파트가 늘어 가고 있어 전통 가옥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남산골 한옥 마을 이라든지 가회동 등지의 한옥을 보면 도심 속에 시간이 멈춘 듯합니다. 북한도 평양, 개성등지에 멋진 한옥보전 구역을 보면 역시 한민족이구나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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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남북한의 전통 한옥들이 간직하고 있는 멋 중에서 날아갈 듯한 곡선을 이루고 있는 처마, 이 아름다움은 오로지 한반도 전통 가옥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남북문화 기행, 오늘은 전통 한옥에서만 볼 수 있는 처마에 대한 얘깁니다.

남한에 온 탈북자 나이 드신 분들은 처마에 서린 추억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지역에 따라 처마라는 말을 안 쓰는 곳도 있어요.

북한 탈북자: 처마라는 말이 평안도에서 쓰는 말인지 모르겠는데 회령 같은 북쪽에서는 잘 안 써요 저는 초등학교 시절에 땅 집 독립가옥에서 살았는데 북한은 겨울에 더 춥지 않아요. 지붕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리면 오빠하고 고드름 따 먹기 했었는데 서로 큰 고드름 따기 내기를 했는데 그 고드름을 이빨로 씹으면 빠드득 빠드득 하고 소리가 나지않아요 그 얼음 깨지는 소리가 나서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남측의 젊은 세대들은 거의 아파트에서 살았기 때문에 처마에 대해서 막연하게 알기는 하더군요. 얘기 들어보죠.

남한) 1)외갓집 옛날 시골의 할머니 집 이런 거요. 2)처마? 알죠. 보통 옛날 한옥 집 지붕 밑의 모양 그것이 처마 아닌가요? 처마하면 거기에 새, 제비집이 있죠. 거기다 둥지 틀고 알도 낳고 처마 밑에 바람이 불면 소리 나는 것도 있구요.

네, 그것은 바로 풍경소립니다. 처마 밑에서 바람이 불때마다 이어질듯 끊길 듯 울리는 소리 그리고 또 한 가지,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맛이 있는데 바로 처마에 매달아 놓은 곶감 맛입니다.

가을이 무르익어 갈 때 나무에서 바로 딴 감을 깎아서 실에 꿰어 처마 밑에서 말리면 바람이 스며들어 맛이 달고 그윽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처마가 직사광선을 막아주고 서늘한 공기를 유통시키는 역할도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전통가옥 원형을 후손들 에게 제대로 가르치고 시대에 맞게 발전시키고 보전하는 일을 맡고 있는 한옥 문화원 장명희 부원장의 말입니다.

비도 막아 주고 직사광선도 피해주고 처마가 없으면 빛이 방안으로 바로 들어오니까 눈이 부시고 처마가 있기 때문에 처마 밑에 공기가 머물 수 있어서 공기가 집안으로 순환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니까 집이 시원해지기도 하죠.

처마가 멋 만 내는 한옥의 건축 양식이 아니고 바로 실생활에서 쾌적하게 살 수 있도록 한 조상들의 지혜입니다.

한옥문화원의 장명희 부 원장은 한옥의 가장 큰 특징은 온돌과 마루 그리고 처마를 깊숙하게 빼는 것인데 그 처마 곡선이 아주 독특하면서 일품이라고 말 합니다. 한옥의 경우는 지붕부터 다 연결이 되어서 그런 처마가 나와 있는 것이라 독특하죠.

처마라는 지붕모양을 내는 한 건축양식은 다른 아세아 국가도 있지만 한국 가옥의 처마만큼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멋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 전통 가옥 처마가 다 비슷한 것 같아도 처마 선들이 다르다고 장 명희 부원장은 설명합니다.

처마 선들이 일본 집은 직선이고 중국의 집은 양끝이 올라간 우리기준으로 보면 인위적으로 보는 선이고 한국에서는 자연스럽게 양쪽으로 올라간 그런 선인데 그곳이 가능한 것이 한국의 고유한 석가래 중에서 선자 석가래 라는 것이 있습니다, 선자 석가래가 있기 때문에 그런 선이 나오는 것입니다.

선자 석가래는 부채 선자를 써서 부채 살 모양과 같은 석가래와 연결되는 부분이 처마라 그 모양새가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듯 보여 보는 맛이 자연스럽고 일품이라고 장 부원장을 덧 붙였습니다,

한옥의 집안에 들어가서 처마 쪽을 보면 석가래가 나란히 쭉 걸리다가 양끝 쪽으로 가면 부채가 펴진 것처럼 석가래가 펼쳐진 부분이 있는데 그것을 선자 석가래라고 합니다. 선자 석가래를 제대로 할 줄 아는 목수라야 진짜 목수입니다.

처마가 아주 아름다운 건물로 경복궁의 근정전을 꼽는데 이층짜리 팔작지붕으로 네 귀퉁이의 처마가 부챗살을 펴듯 산뜻하게 하늘로 살짝 치켜 올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남한에서는 최근 도심지를 벗어난 외곽 지역에 전원주택들이 등장하면서 한옥에 대한 관심을 많이 기우리고 있다고 장명희 부원장이 전했습니다.

그동안 외국에 있는 것들을 유럽 미국풍을 동경했다면 이제는 우리한테도 그에 못지않은 좋은 것이 있는데 하는 자각들을 하고 우리가 가진 것을 살리려고 애를 쓰고 관심을 많이 갖는 분위깁니다.

전통 한옥은 자연을 거스리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짓고 있습니다. 한옥의 건축 재료도 대부분 목재와 흙이기 때문에 요즘에 건강하게 잘 살자는 추세와 맞아 떨어져 한옥을 선호 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대 건축법에는 처마가 1미터 이상 나오면 건축면적에 포함되기 때문에 깊숙하게 빼고 싶어도 그렇게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의 문화 환경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법조문 중의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북한 한옥에서 살다 남한으로 온이 영옥씨는 지금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며 북한은 아직도 많은 주민들이 거의 오래된 문화 주택 땅 집이라고 말하는 한옥에서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북한은 한옥이 많죠 북한의 아파트는 3층에서 5층 대체로 10층 이상이 드물어요. 한옥의 처마하면 혹시 밖에서 일하다 갑자기 비가 오면 빨리 피할 수가 있죠. 햇볕도 피하고 ....

한국에오니 한옥이 거의 없어 처마를 잘 볼 수가 없다며 어쩌다 잘 보전된 한옥을 보면 고향에서의 어려운 일이 더 생각난다고 이영옥 씨는 말합니다.

우리도 북에서 한옥에서 살았거든요 하지만 고향생각이라야 못살던 것이 생각나요. 그런데 지금 여기 와서 편하니까 한옥에서 살 때는 여기보다 모든 시설이 나빠서 불편했어요. 여름에 덥고 장마 지면 땅 속이 물이 많이 스며들어가면 빗물이 바닥으로 막 올라와요 거의 다 그런 집이 많아요. (북한에서 오신지 얼마 안 되어 고향생각 많이 나실텐데...) 그럼요 좋은 것 먹을 때 밥을 먹을 때라든가 과일 먹을 때 우리가 흔하게 못했으니까 많이 생각나요

남한에 오니까 보통 의,식,주 라고 얘기를 한다며 그러나 북한에서는 식,의,주로 가장 중요한 것이 먹거리고 그다음이 입을 것, 그 다음이 살 집 이라며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먹고 사는 일에 급급하다 보니 한가하게 옛날의 추억, 처마에 얽힌 아름다운 일들을 아직은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말 합니다.

남북 문화 기행 오늘은 전통 가옥인 한옥의 처마에 대해 얘기 나누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