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북한] ⑥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Lankov) 국민대 교수 (2) "북한을 바꾸려면 북한 주민의 의식부터 바꿔야"

주간기획 <내가보는 북한> 오늘 순서에서는 남한 국민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로부터 북한과 북한 주민의 변화 가능성에 관한 견해를 들어봅니다. 란코프 교수는 지구상에서 가장 폐쇄적인 북한을 변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국은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이웃인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이고, 국제 사회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도록 북한 주민의 의식을 깨우쳐줘야 한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북한 주민과의 교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게 란코프 교수의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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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출신의 북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Lankov) 국민대 교수. -RFA PHOTO

Prof. Andrei Lankov: 교류가 아주 중요한데, 북한 주민들은 외부생활과 접하면 좋겠다. 또 중요한 것은 교육이다. 북한 사람들은 교육을 통해 의식이 바뀔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현대기술을 배우면, 현대사회에 대해 알게 되면 북한 사람들은 북한 언론의 말을 믿지 않고 보다 좋은 사회가 있다는 걸 알고,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어느 정도 생각하기 시작할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오래 걸릴 수도 있다. 교류는 많을수록 좋다, 북한을 바꾸는 방법은 북한 인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방법이다. 하지만 의식을 바꾸는 방법은 국제교류의 확산밖에 없다. 바꿔 말하면 이런 협력과 교류가 많을수록 좋다.

사실 근래 남한 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비정부 단체들이 각종 지원을 위해 끊임없이 북한을 방문하고 있지만 많은 경우 방문 지역이나 북한 주민과의 접촉에 제한도 적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과연 이런 식의 교류가 얼마나 북한 주민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냐에 대한 회의론도 일고 있지만 란코프 교수의 견해는 다릅니다. 북한 주민이 기계가 아닌 이상 분명 이런 식의 교류가 그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겁니다.

Prof. Andrei Lankov: 물론 북한 당국자들은 이런 접근을 가로막으려 한다. 하지만 북한 사람들은 기계가 아닌 인간이다. 그들은 귀도 있고 머리도 있다. 그래서 그들은 멀리서 대표단을 보더라도 남한에서 나온 물건을 이용한 적도 있고, 친구 혹은 가족에게서 얘기를 듣고 남한이 어떤 나라인지 중국이 어떻게 사는지 다른 나라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 북한 당국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런 접근, 교류 협력은 사실상 북한으로 이런 위험한 지식, 즉 국제사회에 대한 지식, 다른 나라생활에 대한 진실에 대한 지식을 주입시키는 방법이라고 본다.

이 같은 맥락에서 란코프 교수는 현재 중단돼 있는 개성관광과 금강산 관광이 하루 속히 재개하고, 개성공단도 지금보다 더 규모를 키우는 게 좋다고 봅니다. 특히 개성공단의 북한 근로자들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익힐 뿐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공단 생활을 통해 남한에 대해 배우고 깨달으며 의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게 란코프 교수의 주장입니다.

Prof. Andrei Lankov: 개성 공단은 많을수록, 클수록 좋다, 금강산관광 개성관광을 빨리 시작해야 한다. 개성공단은 의식을 바꿀 뿐 아니라 다른 쓸모 있는 역할을 한다. 개성공단에서 북한 노동자들은 현대 기술에 대해 점점 배우고 있다. 그들은 현대시설을 어떻게 이용할까, 현대 경제에 대한 지식까지 어느 정도 받고 있다. 조만간 북한이 바뀔 것이다. 이미 지적한대로 이런 일은 내일 당장 생기진 않지만 조만간 바뀌기 시작할 것이다. 그땐 이런 현대기술은 아주 중요할 것이다. 또 개성시내 관광도 빠를수록 좋다. 왜냐하면 개성시내를 찾은 남한 사람들은 북한 사람과 말할 수 없지만 북한 사람들이 멀리서 그들을 훔쳐보고 있다. 그들에 대한 얘기는 개성 뿐 아니라 평양까지 많이 돌고 있다.

북한을 바꾸는 방법은 북한 인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방법이다. 하지만 의식을 바꾸는 방법은 국제교류의 확산밖에 없다. 바꿔 말하면 이런 협력과 교류가 많을수록 좋다. <br/>-안드레이 란코프<br/>

란코프 교수에 따르면 개성관광이나 금강산 관광은 북한 주민들의 의식에도 영향을 주지만 남한 사람들도 이 같은 관광을 통해 북한의 현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금상첨화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란코프 교수는 남한에 이명박 보수 정부가 들어선 뒤 남북 관계가 경색되고, 교류가 줄어든 데 대해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북한과 교류하고 협력을 하면 김정일 독재정권에 대한 강화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잘못된 생각이라는 겁니다.

Prof. Andrei Lankov: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착각이 조금 있었지만 그가 한 교류와 협력 정책은 보이지 않게 북한독재 국가의 기반을 약화하고 있었다. 반대로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보다 북한 국가의 본질, 북한 사회와 정치를 더 잘 이해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추구하는 대북정책에는 아무 문제점이 많다. 제일 중요한 문제는 바로 교류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이대통령을 비롯한 한나라 정치인 대부분은 북한과 협력을 김정일 독재를 강화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잘못된 생각이다. 물론 김정일 독재가 이런 교류를 통해 돈을 벌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교류는 북한 사람들에게 남한 생활을 보여주고 앞으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현대기술에 대한 지식, 현대 세계에 대한 지식을 북한 인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에서도 국경 지대 사람들이나 평양 등 대도시 사람들은 어느 정도 바깥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해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외 지역에 사는 북한주민들도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듣거나 장마당에서 남한 물건, 혹은 남한의 영화나 텔레비전 연속극이 담긴 동영상 등을 통해 어느 정도는 바깥 세계에 대해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 주민 10명 가운데 절 반 정도는 바깥 세계에서 돌아가는 일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고, 10명 모두가 아는 건 시간문제”라면서도 “그런 상황까지 가려면 10~2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란코프 교수는 이어 문제는 설령 북한 주민들이 남한 주민들이 자신들보다 더 잘산다는 걸 알아도 조직적인 저항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봉기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오히려 조직적인 체제 저항세력보다는 장기적으로 경제 개혁의 부진 때문에 정권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Prof. Lankov: 조만간 (북한) 체제가 무너질 것이다. 이유는 경제다. 경제성장을 유지할 수 없는 체제는 불가피하게 조만간 무너질 것이다. 하지만 이건 장기적인 일이다. 단기적으로 김정일 사망까지 아무 변화가 없다는 게 거의 확실하다. 김정일 사망 이후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북한 극소수 특권계층은 개혁이나 개방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인민을 그대로 탄압할 의지가 있다. 그러나 의지는 있지만 능력은 약해지고 있다. 왜냐하면 하급간부 경찰 국가보위부까지 옛날처럼 인민들을 엄격하게 인민들을 단속하고 탄압할 의지가 없다. 이 같은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

란코프 교수는 또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 권력집단 내 경쟁자끼리 충돌할 가능성이 비교적 높고, 주민들이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Prof. Lankov: 그럴 것 같다. 물론 그렇지 않게 될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 이유는 북한 지도부 안에 여러 가지 정파 대립이다. 왜냐하면 김정일이 갑작스런 사망한 이후 아직 보이지 않은 갈등, 대립이 노출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체제가 흔들릴 수도 있고 무너질 수도 있다. 이런 가능성은 있지만 확고하진 않다. 김정일이 갑자기 사망하면 어느 정도 체제가 무너질 가능성,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김정일 체제 혹은 그 이후 후계 체제 아래에서도 북한이 거의 변할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북한 변화의 해답은 북한 주민에게 있으며, 그 핵심은 북한 주민에 대한 접촉과 교류를 확대해 의식을 바꾸는 일이라고 란코프 교수는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 주민의 의식 변화를 통한 북한 사회의 변화는 단시일 안에 될 수 없는 장기적 과제라고 란코프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주간기획 <내가 보는 북한>, 오늘 순서에서는 남한 국민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로부터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관해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