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북한]⑲피터 헤이즈(Peter Hayes) 노틸러스 연구소 소장 "한반도비핵지대 창설로 북한 핵문제 해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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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기획 <내가 보는 북한>, 오늘 순서에서는 한반도 안보 전문가로 정평있는 피터 헤이즈 (Peter Hayes)박사로부터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북한 핵문제에 관한 해법에 관해 들어봅니다. 헤이즈 박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민간 안보전문 연구기관인 노틸러스 연구소(Nautilus Institute for Security and Sustainable Development)의 소장으로 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북한을 일곱 차례나 방문하면서 북한의 에너지 문제와 핵 문제에 관한 다양한 글과 논문을 발표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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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간 안보전문 연구기관인 노틸러스 연구소(Nautilus Institute for Security and Sustainable Development)의 피터 헤이즈 소장. - PHOTO courtesy of globalcollab.org (PHOTO courtesy of globalcollab.org)

헤이즈 소장은 지난 1987년 <태평양의 핵 위험(Nuclear Peril in the Pacific)>이란 저서를 포함해 지금까지 북한 핵문제를 다룬 저서를 세 권이나 냈을 정도로 북한 핵이 미치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는 북한 핵문제의 영원한 해결을 위해 남태평양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를 비롯해 세계 여러 지역에서 성과를 거둔 비핵지대 방안을 한반도에도 도입하자고 주장해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인물입니다. 한반도비핵지대를 만들 경우 북한의 핵무기 제조와 핵확산 위험을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물론 미국의 핵위협에 대한 북한의 안보 불안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이 같은 구상은 ‘핵없는 세상’을 주창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의 등장을 계기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는 게 헤이즈 소장의 생각입니다.

헤이즈 소장은 우선 오바마 행정부 들어선지 1년 반이 다 되도록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6자회담과 관련해 그 시기를 예단할 순 없지만 결국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헤이즈 소장은 미국과 북한 양국 간에 양자 접촉이 순조로울 경우 6자회담의 재개도 그만큼 빨라질 것으로 본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줄 경우 나름의 유인책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Peter Hayes

: Well, I think they're prepared to discuss a wide range of issues of potential interest to North Korea...

“미국은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의 의지만 보여준다면 북한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광범위한 주제에 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본다. 북한은 그 가운데 어떤 문제들이 자기들의 이익에 가장 도움이 되는지 스스로 판단해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워싱턴 사람들은 이런 일을 실현하기 위해선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뭘 내놓을지에 관해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본다. 소위 ‘패키지’(package), 즉 일괄 해결안을 마련하는 데 뭐가 필요한지 말이다. 또 이런 보따리를 풀어놓기 위해선 종전보다 훨씬 진지한 방식으로 6자회담 협상이 열려야 한다.”

어떻게 하면 북한을 정상적인 국제사회로 복귀시켜 시간을 두고 북한의 핵능력을 제거하는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한다.<br/>-피터 헤이즈<br/>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패키지, 일괄타결안은 지난해 9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처음 제안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이 대통령은 패키지란 말 대신에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이란 이름으로 제안했는데 그 골자는 북한이 핵폐기 조치에 나설 경우 체제 보장은 물론 국제지원을 본격화하는 일괄타결안을 제공하겠다는 겁니다. 당시 미국의 커트 캠블(Kurt Campbell)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도 북한이 매력을 느낄 만한 “비핵화 유인책”을 담은 일괄 타결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준비하고 있는 일괄타결안이 무엇인지는 밝혀진 것은 없지만 헤이즈 소장은 북한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풀어줄 수 있는 방안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Peter Hayes

: There's a lot of speculation that the United States is thinking about serious engagement options and a range of possible issues, energy, forestry ...

“현재 미국이 진지한 대북 포용 방안과 여러 잠재적 현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여기엔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조약, 미국의 핵우산, 북한 쪽으론 핵확산 문제와 비핵화 같은 핵심 안보문제 말고도 에너지와 임업, 공중보건 등 북한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다루는 문제가 들어가 있다. 이런 모든 현안이 협상의제에 오르겠지만, 현재로선 이런 문제를 신속하게 논의할 것 같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다.”

헤이지 소장은 6자회담이 교착된 데는 미국, 북한 양쪽 다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회담을 진행하면서 미국이나 북한 양측이 매우 경직된 태도를 고수하는 바람에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겁니다. 헤이즈 소장은 특히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뒤 북한 핵문제가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멀어지면서 대북 정책이 구심점을 잃은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Peter Hayes

: After the first six or eight months, it's such a low priority that it wasn't an issue except it got in the way of President Obama's Prague speech...

“오바마 행정부가 취임한 지 첫 6-8개월 동안 북한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아주 낮다보니 이슈 자체가 되지 못했다. 고작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체코 프라하에서 행한 핵관련 연설에 한 줄 포함됐을 뿐이다. 그것 말고는 워싱턴에서 북한 문제는 우선순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당시 북한으로서도 미국과 거리를 두는 게 유용하다고 느낀 것 같다. 기본적으로 북한에게 시간을 더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가 그런 식으로 나온 건 실수였다. 좀 더 신속하게 움직이고, 좀 더 분명한 정책으로 북한과 교섭했어야 했다. 그러면 훨씬 생산적일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미국이 현재 북한 문제에 관해 그다지 긴박감을 느끼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미 두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북한이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줬다는 겁니다.


Peter Hayes

: I think that's actually kind of unlikely because the first test they did actually landed their nuclear threat somewhat less credible, not more credible...

“추가 핵실험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본다. 북한이 2006년 10월 첫 번째 핵실험은 생각보다 덜 신뢰할 만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지난해 5월 두 번째 핵실험은 분명 성공을 거뒀다. 즉 핵장치를 폭발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지만 그것은 군사적으로 의미 있는 핵운반 체제를 갖추는 능력과는 다르다. 북한이 보여준 건 핵장치를 폭발할 수 있는 능력이었을 뿐이다. 북한은 플루토늄을 무기화해서 군사적인 의미의 핵폭발 장치물을 배치할 수 있는 플루토늄의 양도 적다. 그래서 북한도 추가 핵실험을 해서 플루토늄을 더 소비하고 싶진 않을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북한이 하나를 갖고 있던 10개를 갖고 있던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북한이 핵 모험을 하면 미국이 보유한 수천기의 핵위협에 놓이게 된다. 소량의 핵이 북한에겐 끔찍이 중요해보일지 몰라도 미국 입장에선 안 그렇다. 따라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것으론 보지 않는다.”

헤이즈 소장은 이처럼 북한 핵문제 해결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오바마 행정부가 단기적으론 현재의 북미 관계를 진전시키기 보다는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면서도 현재의 교착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외부 변수’가 나온다면 북미 양자회담이 신속히 재개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합니다.

헤이즈 소장은 북한이 미국의 핵위협을 느끼는 한 6자회담에서 성과를 거두기도 힘들고, 북한의 비핵화도 힘들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동북아 지역에 한반도비핵지대(KWFZ)를 창설할 것을 주창합니다.

Peter Hayes

: I think the best solution would be China and the United States jointly work with South Korea and Japan to creat a bilateral nuclear free zone...

“북한 핵문제를 풀 수 있는 가장 성공적인 방안은 중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일본, 남한과 일단 쌍무적 차원의 비핵화 지대를 만든 뒤 북한도 끌어들일 수 있도록 노력해서 북한에게 비핵화의 길이 궁극적으로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 결정을 유도할 수 있도록 북한에 대해 유인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핵위협을 고조하는 방식으로 북한을 윽박지르면 오히려 비생산적인 결과가 나온다. 현 단계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난마를 풀기 위해서 어떤 정치적인 모험을 할 것으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이 그랬듯이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해결책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이게 현재로선 힘든 만큼 장기적인 차원에서 동북아 지역을 고려해 어떻게 하면 북한을 정상적인 국제사회로 복귀시켜 시간을 두고 북한의 핵능력을 제거하는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한다.”

헤이즈 소장은 특히 한반도는 남북한이 이미 1992년 2월 비핵화공동선언을 발효시킨 만큼 한반도비핵지대를 창설하는 데 필요한 법적 요건은 갖춘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북한은 당시 비핵화선언을 통해 핵무기의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은 물론 사용을 금지하고 비핵화를 검증하기 위해 쌍방이 합의하는 지역에 대한 상호사찰을 허용하는 등 5개항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헤이즈 소장은 이 합의문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필요 조건이 될 수는 있지만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선 걸림돌이 적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즉 남북한이 상호 불신을 해소하고, 북한이 미국은 물론 일본과도 외교관계를 정상화해야 하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일도 필수적이라는 겁니다.

주간기획 <내가 보는 북한>, 오늘 순서에서는 피터 헤이즈 미국 노틸러스 안보연구소 소장으로부터 북한 핵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한 한반도비핵무기지대 구상에 관해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