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신나는 탈북민의 날
2024.07.29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성시대 김태희입니다. 그동안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갔던 길고 긴 장마가 끝나고 이제는 7월의 막바지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겨우내 땅속에서 살았던 매미도 번식기가 다가왔다고 아파트 아래 나뭇가지에서 찌르르르 요란한 소리를 냅니다. 아침이면 까치 우는 소리, 까마귀가 내는 소리, 거기에 매미까지 합세를 해버리니 창문을 다 열어놓고 자는 우리집은 아침 시간이면 귀청이 따가워서 일찍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네요. 한국의 아파트들은 고층에 사는 집들은 대개 창문을 열어놓고 생활을 합니다. 외출을 해도 창문을 열어놓고 밤에도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라고 창문을 열어놓고 자지요.
한국에서는 올해 탈북민의 날을 제정을 했습니다. 이산가족의 날이 법정일이 된데 이어 탈북민 우리들의 날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정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감사한 일입니다. 그래서 각 지역과 지방자치 단체에서 너도나도 탈북민을 위한 행사를 조직했습니다.
우선 남한의 수도인 서울에서 탈북민을 초대하여 큰 행사를 했고, 대통령께서도 탈북민들을 직접 만나고 또 탈북민 대표들을 영빈관으로 초대하여 오찬도 마련해주었지요.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지방에서도 탈북민을 위한 각종 행사가 열렸는데 정부기관에서 운영하는 단체들에서 탈북민을 초대하여 노래자랑도 하였답니다. 그리고 많은 탈북민들이 제주도 여행을 2박3일로 다녀왔지요. 물론 이렇게 좋은 행사들마다 하필이면 이때 다리를 다친 나는 갈 수가 없어서 속상한 마음이었습니다.
가까이 사는 탈북민들이 커다란 여행용 가방에 짐을 챙겨서 아침 일찍 김해공항에 모여서 출발을 했다고 하는군요. 전화를 했더니 가지 못하는 나한테 미안해서 일찍 전화를 못하고 제주도에 도착해서 전화를 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여러번 다녀왔으니 미안한 생각일랑 하지 말고 예쁜 사진을 많이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지요.
아는 사람이 별로 없던 언니가 와서 하는 말이 유독 딱 한사람을 알아가지고 2인 일조로 들어가는 호텔에 그 언니랑 함께 들어갔다면서 그래도 모르는 사람들 가득해도 위원님들이 와서 말을 걸어주고, 식사 할때에도 챙겨주고 크게 서먹하지 않았다면서 처음으로 제주도 가봐서 너무 좋았다고 하는군요.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남쪽 끝에 있는 섬이라 배편이나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으면 갈 수가 없습니다. 가격도 천차만별인데 한달전에 미리 비행기 표를 사면 좀 싼 가격에 살 수도 있지만 출발 며칠전에 구매를 하면 가격에 비쌉니다.
이렇게 단체로 비행기나 배를 타야 할 때에는 여행자 보험은 필수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표기인 주민등록번호를 넣고 이름과 거주 하는 집 주소를 넣어야 만약 기상악화나 교통상에 벌어지는 사고에 보상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는 다른 먼 곳을 가는 비행기처럼 크지는 않아도 항공편이 자주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는 곳입니다. 더욱이 국내선이라 여권도 필요없는 곳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한국에서도 가끔은 비행기를 못타본 사람들이 있는데 처음으로 제주도를 가면 옆에서 모두 놀립니다. 여권을 챙겨 왔냐구요.
제주도는 배편으로 가는 것도 있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멀미가 날것 같아서 아직 한번도 배로는 다녀보지 않았네요. 언제인가 배편으로 일본의 대마도를 다녀오는 길에 멀미를 해서 혼쭐이 난 적이 있지요. 대마도로 다니는 배만큼 작은 배가 아니고 제주도로 가는 배는 더 큰배기에 괜찮다고는 하지만 한번도 타보지 못한 제주도 행 배편을 언젠가는 한번 타봐야겠네 하고 생각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게 한국은 마음만 먹고, 돈만 있으면 개인이 배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고 놀러갈 수도 있지만 또 단체로 배우기 위해 연수도 하고 수련회도 하기 위해 다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탈북민들을 위해 자금을 들여서 단체나 정부에서 관광여행을 해주기도 합니다.
비행기 표와 이틀 동안의 호텔 비용 그리고 하루 세끼 식사와 중간에 과자며 사탕 등 간식 모든 것이 이런 행사에서는 무료로 제공이 됩니다. 툭히 더운 여름에는 물도 필수이지요. 그래서 타고 다니는 큰 관광버스 안에 있는 냉장고에는 늘 시원한 생수도 넣어두고 중간 중간에 커피며 아이스크림도 사서 줍니다.
이런 행사를 조직해준 단체에서 모든 것을 국가에 지원해서 받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이 돈을 내어 사주는 경우도 있답니다. 그럴 경우에는 우리도 무엇인가 작은 것이라도 사서 답례를 하기도 하는데 이런 것이 오고 갈 때 서로 감사함을 느끼고 유대감이 커지는 것 입니다.
탈북민의 날에 비록 상한 다리 때문에 함께 할 수는 없었지만 나대신 좋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언니들의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면서 대한민국 국민이 된 것에 대해 다시금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항상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들이라고 느꼈지만 탈북민 법이 만들어지고 그날을 탈북민의 날로 만든다는 것은 한국 사회에 탈북민에 대한 법적 인지도가 한층 높아졌다고 말 할 수 있지요.
외로운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국민께 감사하고 이와 같이 탈북민의 날은 힘들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힘차게 살아가야 할 한국에서 신바람이 나게 만드는 기분좋은 날입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태희었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