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인문학강사

김태희-탈북자 xallsl@rfa.org
202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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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인문학강사 북한 초등학교의 수업 모습.
/REUTERS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성시대 김태희입니다.

무르익는 가을에 우리네 삶도 풍성한 수확의 계절을 맞는 듯 합니다. 우리네 인생도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도 있지요. 저희도 여기 한국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계절을 경험하는데요. 오늘은 가을이라 가을에 수확하는 이야기로 꾸며볼까 합니다.

탈북여성들이 한국에 갓 왔을 때에는 추운 겨울을 지나서 봄을 맞이해서 파란 싹을 틔우는 시기라고 본다면 자신의 꿈을 키우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시기를 여름에 비교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인생에서 이제 추수를 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그들 중에서는 회사를 만들어서 사장님이 된 사람도 있고 학교에서 교수로 또 선생님이 되어 있는 사람도 있지요. 제가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주제는 늘 자신을 요리하는 여자, 뜨개질 하는 여자로 소개하는 인문학 강사입니다.

녹취: 우리 삶이 인문학이다. 저는 러시아 문학 전공인데. 문학이라는 것은 ….

희정(가명) 씨는 늘 신혼 같은 부부금슬을 소개하기도 하고 또 남편의 밥상에 여러 가지 요리를 올리기 위해 요리도 배우고 자신을 개발하기 위해 배움을 손에서 놓지 않는데 그 이유가 다 있다고 했습니다. 또 몇 개월 전에는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이라는 자신의 일상이나 일기 등 살아온 이야기를 적어서 발행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는 북한 의사의 자녀교육법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서 올렸답니다.

많은 분들이 북한에서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자녀 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하셨을 텐데 이 글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와 반대로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은 한국은 자녀들을 어떻게 양육하고 있는지 많이 알고 싶겠죠. 먼저 한국에서 자녀교육법을 잠깐 소개한다면요. 아이들을 부모의 생각대로 교육하던 옛날 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자기주도 학습법을 도입하여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도와 준답니다.

예를 들어 유치원에서는 북한처럼 “그, 느, 드, 르” 하고 무작정 배워주는 것이 아니고 “기윽, 기윽에는 머가 있을까?”하고 사물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사고하고 습득을 하게 만든답니다. 그래서 어떤 친구들은 초등학교를 들어서면서도 한글을 몰라도 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깨우치게 하지요. 그리고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정말로 한국은 아이들이 왕이랍니다. 한국의 아이들은 밥 먹기 싫어서 투정을 하고, 입맛에 맞게 그리고 영양소가 풍부하게 먹이느라 부모님들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랍니다.

그럼 돌아와서 희정 씨가 북한의 부모님의 양육방식을 어떻게 소개했을까요? “1남 2녀 중 막둥이였던 나는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컸다. 하지만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막둥이와는 조금은 다르게 자란다는 것을 나는 너무 이른 나이에 알기 시작했다”라고 쓴 그의 회고 글에는 열살 전부터 아침 6시부터 일어나야 했고 아침마다 부족한 잠 때문에 불만도 많았는데 지금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눈을 비비고 하품을 하면서 겨우 일어난 듯 한 얼굴을 하고 학교로 가는 초등학생들을 보면 어머니가 생각이 나서 잠깐씩 눈시울이 붉어진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80년대 중반, 전기 불이 간 캄캄한 밤에도 책 하나를 보기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 때문에 등잔불을 켜다가 살림이 궁핍해지고 나서 석유등잔 대신 소나무 광솔불을 켜놓고 책을 읽고 다음날 아침이면 코 안이 새까매지던 옛날 추억도 떠오릅니다.

최희정 씨는 마무리에 늘 어머니의 교육법이 나를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지금은 팔순을 넘기신 고향의 어머님이 너무나 그립다고 우리의 생각에 긴 여운을 남기게 했습니다.

그녀가 쓴 이 글 한편을 소개하면서 희정 씨가 그 동안 한국에서 살아온 과정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탈북민들은 한국에서 북한전문 강사로서의 역할을 많이들 한답니다. 저 역시 안보강사로 활동도 했고요. 주로 공공기관이나 관공서 그리고 초등학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강의를 다니는데 최희정 씨는 우리가 북한에서 살아온 과정이나 북한의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또 자신이 한국에 와서 배우고 유학 길에 올라서 한국의 문화와 전통보다는 러시아의 문학을 전파하는 러시아 인문학 강사로 활동한답니다.

그러고 보니 러시아는 우리에게 그리 생소한 곳도 아니지요. 제일 대표적인 작품은 오스트롭스키의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라는 러시아 혁명소설이었고 다른 하나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안나 까레니나”등이었던 것 같네요.

사회주의 붕괴와 함께 소련이라는 연합국이 갈라지면서 자유를 맞은 러시아의 다양한 문학적인 소재들을 재미와 함께 풀어내는 최희정 강사의 인문학강의를 언젠가는 꼭 듣고 싶어지는데요. 그렇게 사회 요소요소에 자신의 뚜렷한 목소리를 내고 자신만의 개성으로 인생을 만들어나가는 아름다운 여성들 중에는 사선을 헤치고 자유를 찾은 탈북여성들도 자랑스럽게 한자리 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RFA자유아시아방송 김태희었습니다.

진행 김태희,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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