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북, 어제와 오늘] 여름 휴가 문화

서울-오중석, 김현아 ohj@rfa.org
201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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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ong_vacation_305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전통테마마을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래프팅과 농촌 체험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중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날씨가 정말 덥습니다. 이곳 남쪽에서는 장마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데요 북쪽도 역시 덥겠지요. 청취자 여러분 더위에 건강 잘 챙기시고 머지않아 다가올 풍요로운 가을 맞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남과 북의 여름휴가 풍습에 대해 얘기 나눌까 하는 데요 오늘도 대담을 위해 탈북여성지식인 김현아 선생이 나오셨습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김현아: 네 안녕하십니까. 아, 요즘 날씨가 참 덥네요. 북한도 이렇게 더운지 이 방송 들으시는 청취자 분들도 이번 여름 건강하게 잘 나시기 바랍니다.

오중석: 오늘은 여름휴가 문화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지난번 이 프로에서 여가문화에 대해 얘기하면서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이곳 남한에서는 여름휴가철이 되면 온 국민이 휴가를 즐기기 위해 대 이동을 하지 않습니까?

김현아: 예, 그렇습니다. 사실 제가 이곳에 와서 참 그것이 낯선 풍경이었어요. 남한 사람들은 여름휴가를 못 가면 안 되는 것으로 알더라고요. 그래서 여름휴가라고 하면 온 가족이 어디 갈까 토의를 하고 가족 단위로 외부에 가서 보내고요... 차를 타고 어디로 가야하고. 제일 좋기는 외국이나 제주도 가는 것이겠죠? 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주로 강원도나 서해를 가던데요, 가족이 일 년 생활 중에서 여름휴가를 어떻게 보내나 하는 것이 참 큰 몫을 차지한다는 것을 여기 와서 알았습니다.

오중석: 말씀하신대로 한국 사람들은 여름휴가를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의 대부분을 바쳐가면서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여름휴가 잘 보내기 위해 1년을 열심히 일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북한 사람들은 여름휴가를 어떻게 계획하고 보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현아: 북한은 ‘여름휴가를 보낸다’ 이런 풍습이 없어요. 휴가는 일 년 중 가장 필요한 날에 받아서 쉬는 것으로 생각하지 의무적으로 여름휴가를 놀아야하고 여름휴가에는 가족이 함께 놀러간다 하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비슷한 것으로 국가가 조직하는 휴양, 국가가 주관하는 야영이 있었는데, 요즘은 나와도 잘 안 간다고 해요. 왜냐면 가족 단위가 아닌데다가 가면 먹을 것이 변변치 않고 생활 조건도 좋지 않은가 봐요. 그래서 가봐야 돈이나 쓴다 해서 안 가고 있어요. 그러나 이것도 요즘은 좀 바뀌었는지 모르죠.

오중석: 남한사람들은 올여름 휴가를 유난히 기다려왔고 또 멋있게 보내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 7월과 8월 한국에서 해외로 휴가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사상 최고 숫자를 기록했다고 하는 데요 남쪽에서 여름휴가를 즐기는 방법은 참 다양하지 않습니까. 한국 사람들이 이처럼 여름휴가를 중요시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김현아: 처음에 와서는 잘 이해가 안 됐어요. 조금 있다 보니 지금은 이해가 됩니다. 우선, 남한 사람들과 북한 사람들의 삶의 요구가 다른 것 같아요. 북한 사람들은 배불리 먹고 집에 가전제품이나 있고 편히 쉬고... 이 정도로 생각하는데요, 남한 사람들은 그런 것이 아니죠. 더 높은 요구, 즐기는 요구... 이런 것이 제기되는 것이지요. 또 중요하게는 경제적 여건과 관계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북한에서는 가족이 놀러 가자고 해도 돈도 안 되고 교통수단도 없고 숙박 시설도 없으니 그런 궁리 못합니다. 그리고 남한은 유럽식을 많이 닮아 가면서 가족의 가치를 참 중시하다는 것입니다. (남한은) 놀러 가면 다 가족 단위로 가잖아요? 우리는 놀러가는 것이 직장 단위거든요, 애들은 학급 단위고요. 그러니까 이런 점 때문에 여름휴가가 중시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중석: 사실 북한에서도 형편이 닿는다면 여름휴가를 좀 더 멋있고 뜻 깊게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만 사회-경제적 여건이 여의치 않아서 못하는 것 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김 선생님은 지난 시절 북한에서 여름휴가를 잘 보내셨는지요. 그리고 북한 특권층들의 휴가 행태에 대해서 아시는 대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김현아: 제가 나름대로 여름휴가, 남한과 같은 여름휴가는 아니지만 한 생에 잘 놀아봤다는 생각하는 것이요, 휴양소도 한번 가 봤고요, 야영소도 두 번가 봤어요. 지금 생에 북한에서 살 던 가장 큰 추억으로 남는 것이고요...주율 휴양소, 백두산에도 소년단 야영소가 있는데 거기도 가보고요, 용악산도 가보고요. 경치도 참 좋죠... 사실, 휴양소는 일반 노동자 휴양소, 군대 휴양소가 있는데 가장 좋은 곳이 군인 휴양소죠. 군인 휴양소 가운데서도 고급 군관, 남한으로 말하면 장군 이상이 가는 휴양소가 가족 단위로 갈 수 있는데, 그 아래 군인들은 휴가를 가도 본인만 갑니다. 또 노동자, 농민 휴양소들도 있지만 노동자, 농민 휴양소도 본인만 가는 곳이지 가족들과 함께 가는 곳은 아니고요. 그러니까 당 중앙의 정치국 위원쯤 되면 갈 수 있겠지만 최고위급 제외하고는 (가족단위로) 가는 것은 힘들겠죠? 그리고 간부들은 휴양 안 가도 자기가 다니는 곳이 다 휴양소죠. 북한이 부패가 심하잖아요? 그러니까 지방 장관이 자기 관할에 휴양지가 있잖아요, 거기에 목적하면 가서 좀 놀 수 있겠죠. 그러나 이것은 공식적인 것은 아니고요.
일반인들은 휴양소가 어디 있다... 정도는 알고 있죠. 그러나 가본 사람이 많지 않아요. 사회주의 시절에도 가본 사람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영화나 TV에서 간단 간단하게 휴양소가 소개 되니까 그런가 보다 알고 있긴 하겠죠.

오중석: 아무래도 휴가를 얼마나 잘 보내느냐는 하는 문제는 어떤 개인과 그 사회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좌우된다고 여겨집니다. 심각한 식량난과 유례없는 폭압통치가 계속되는 북한에서 제대로 휴가를 보내기는 어렵다고 생각되는 데요 그렇지만 문제는 북한의 최고지도층이 백성들의 고통은 아랑곳 하지 않고 저들만의 호화롭고 방탕한 생활을 지속한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북한에는 남한보다 더 경관이 수려하고 피서에 알맞은 명승지들이많다고 하는데 이번 기회에 북한의 대표적인 피서지를 좀 소개해주시죠.

김현아: 사실 고위급 간부들도 어떻게 보면 안 됐죠. 다만, 최고 특권을 가진 것은 김정일이니까요. 가장 경치 좋은 곳에는 다 특각이 다 있고요. 그렇지만 북한에 놀 곳이 없는 것이 아니죠. 사실 경기 좋고 피서할만한 곳이 참 많아요. 남한에 와서 보면, 여름에는 계곡이나 바다로 가야하잖아요? 백두산 지구를 가면 여름도 참 서늘하고 시원합니다. 제가 갔을 때 대체로 8월에 갔는데, 한 여름이여도 너무 차서 물에 발을 못 담그겠더라고요. 또 묘향산 계곡도 좋고 함북도 금강이라고 하는 칠보산도 있고요... 바닷가도 좋죠. 남한에도 널리 알려진 원산 백사장은 두 말할 것도 없고요. 함흥에 가면 마전 유원지도 다 바닷가고 청진에도 있고 경성에도 있고요. 서해에서 유명한 것은 몽금포. 남한에도 서해에 해수욕장을 꾸려놨는데 서해는 흙물이잖아요? 그런데 몽금포 앞 바다는 서해 바닷가지만 동해 바닷물처럼 맑고요, 거기다가 사람들이 놀러 다니지 않아서 다 자연대로여서 참 맑고 깨끗하죠.

오중석: 남한에서는 여름휴가를 해외에서 보내기 위해 해마다 이때쯤이면 비행기 좌석 구하기 쟁탈전이 벌어지는 데요 아마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얼핏 이해가 되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강산과 바다를 두고 비싼 돈 들여 외국으로 나가야 하는지 말입니다. 그런데 남한인구가 4천8백만 명이 넘었으니 북한의 두 배이고요 또 각 급 학교가 일제히 방학에 들어가는 7월과 8월은 국내의 명승지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입니다. 어디든 가보면 발 디딜 틈도 없지요. 게다가 한꺼번에 사람이 몰리다보니 숙박비나 음식 값이 엄청 비쌉니다. 그러니 경비가 좀 나가더라도외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 이지요. 김 선생님이 남한에서 오셔서 가보신 관광지는 어떤 모습이던가요. 또 최근에 다녀온 외국여행의 느낌은 어떠했는지 좀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현아: 저는 놀러 다니기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런데도 하여간 와서 있는 동안 놀러가자고 해서 남에게 끌려 다니다시피 다녔어요. 그런데도 내가 참 가본 곳이 많아요. 제가 지난 일요일 날 어디 갔었냐 하면, 문경에 갔었어요. 북한 사람들이 남한 지리는 잘 몰라도 문경 고개는 잘 알아요. 전쟁 때 문경 고개를 넘어야 낙동강으로 가는데 군수 물자를 나르면서 참 고생했나봐요. 문경 고개라는 노래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문경을 간다고 해서 고개가 어떤 가 가봤는데, 고개는 못 넘어가 봤어요. 골 안에 피서지가 있더라고요. 첩첩 산중인데 지금은 도로를 얼마나 깨끗하고 시원하게 닦아 놓았는지 몰라요. 여기서 국립공원이라고 잘 꾸려놨고 또 문경에 예전에 탄광이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이걸 다 철거하고 여기다가 석탄 박물관을 꾸려 놓았는데 여기도 가봤고요.
또 동해안, 서해안 안 다녀 본 곳이 없어요. 동해 속초, 주문진 앞 바다도 가봤고, 봄에는 영월, 김삿갓 묘 있는데 가보고, 서해는 대천 해수욕장... 그런데 아직 남해는 아직 못 가봤어요. 외국은 많이 가보지 못 했는데요, 금년도에 인도네시아에 가봤는데, 참 좋더라고요. 저는 참 한심하게 낙후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유명한 관광지라고 하더라고요. 발리까지는 못 가봤고 자카르타만 가봤습니다. 안 다녔다고 하는데, 많이 다녔네요...

오중석 : 역시 사람이 많죠?

김현아 : 아휴 많다 많다... 무슨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차로 모셔다 주는데도 제가 불평을 많이 했네요.

오중석: 네, 남한 사람들의 여름휴가에 대한 정열과 정성은 대단합니다. 한편에서는 이처럼 과열된 휴가문화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남한사람들은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는만큼 최대한 즐겨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한 그대 즐겁게 떠나라” 남한의 한 광고에 등장하는 문구입니다. 이 말대로 휴가를 최대한 즐기고 다시 각자 생업에 복귀해서 열심히 일하는 사회, 이런 사회가 바로 풍요롭고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요. 생각은 간절하지만 이런저런 형편이 안돼서 진정한 휴가를 못떠나는 북한 동포들을 생각하면 우리들의 발걸음이 마냥 가볍지는 않습니다. 하루빨리 북한체제가 정상화 되어서 북한 동포들도 보람 있는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원하면서 오늘 순서 마칩니다. 오늘도 말씀에는 김현아 선생이 수고하셨습니다. 김 선생님 고맙습니다.

김현아: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자유 아시아 방송,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저희는 다음 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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