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어제와 오늘] 성탄절 문화
서울-오중석, 김현아 ohj@rfa.org
2010.12.23
2010.12.23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과 북,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저는 이 시간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내일 25일은 성탄절, 크리스마스죠. 본래 기독교에서 예수의 탄생일로 기념하는 날인데요. 기독교 문화가 전 세계에 전파되면서 이제 크리스마스는 전 지구적인 축제일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성탄절은 기독교 신자인지 여부를 떠나 모든 국민이 즐기는 축제일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남과 북이 서로 다르게 인식하고 있는 성탄절 문화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합니다. 오늘도 대담을 위해 탈북여성지식인 김현아 선생이 나오셨습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현아: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북한사람들도 성탄절, 크리스마스에 대해서는 웬만큼 알고 있다고 하던데요. 북한에서 생각하는 크리스마스는 어떤 건가요.
김현아: 북한은 크리스마스라는 건 옛날에 60년대는 알았어요. 왜냐하면 제가 어린 시절 일제 때 소설을 번역해서 출간한 책에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나오는 내용을 본 기억이 납니다. 그 다음에 북한에서 당의 유일사상체계를 세우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외국의 것을 일체 받아들이지 않다보니까 사람들이 상식으로나마 알던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억이 사라졌습니다. 제가 생각해보면 크리스마스라는 것이 북한주민들에게 좀 알려진 것이 북한에서 70년대 ‘이름 없는 영웅들’이라는 영화가 나왔어요. 유림이라는 주인공이 적후에 들어가서 활동하는데 거기서 크리스마스를 쇠는 장면에 징글벨 노래가 나와요. 또 80년대엔 ‘보천보 전자악단’ 노래가 나오면서 김경숙씨라고 전자악단 예술인이 징글벨을 녹음해서 많이 돌렸거든요. 그래서 북한에서도 크리스마스 노래를 좀 알고 있어요.
오중석: 80년대에 징글벨을 크리스마스 노래로 했단 말입니까?
김현아: 네 사람들이 징글벨이 크리스마스 노래인지 알고 있습니다. 일반 백성들은 잘 모르지만 대체로 지식계층에서는 크리스마스라는 명절을 알고 있어요. 또 북한은 혁명역사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는데, 전쟁 시기에 1단계, 2단계 이렇게 나눠서 보면 크리스마스에 총공세를 벌였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을 그런 것을 통해서 들었습니다. 그 외에 성탄절을 쇠는 거라는 것은 상식이 있는 사람이나 아는 정도죠.
오중석: 보통 일반 주민들은 별 관심이 없겠군요.
김현아: 별 관심도 없고 무슨 명절인지 알지도 못하죠. 더구나 외국 말이잖아요.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죠.
오중석: 김 선생님은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고받았다 던지 케잌을 먹어본 기억은 있으십니까?
김현아: 전혀 없죠. 북한은 케익 문화가 없어요. 크리스마스를 한 번도 쇠어보지 못했어요. 물론 지금은 외국 사람들도 많이 오면서부터 평양에 가면 특수한 음식점에서 하겠죠. 그러나 우선 케익 이라는 말 자체가 외래어인데다가 지방이나 일반 시민들은 케익에 대한 상식이 없죠.
오중석: 사실 남한이나 다른 나라들에서도 성탄절은 더 이상 기독교인들만의 축일이 아닙니다. 교회에 나가지 않는 사람들도 크리스마스를 중요한 축제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습니까? 최근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기독교만의 축제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축제라는 의미에서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을 쓰지 말자는 운동이 일고 있습니다. 기념축제, 휴일 이런 식으로 크리스마스를 바꿔 부르자는 얘기죠. 영어로는 ‘홀리데이 시즌’이라고 하는데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휴일을 한데 묶어 타종교나 종교가 없는 국민들까지 함께 즐기는 축제로 가꾸어 나가자는 운동인데 저도 개인적으로 이런 움직임에 공감합니다. 김 선생님은 크리스마스가 이처럼 범인류적 축제로 가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현아: 저도 찬성입니다. 남한에 와서 보니 크리스마스는 종교를 믿고 안 믿고 상관없이 누구나 다 쇠고 있잖아요. 또 설명절과 연결시키자는 것도 공감합니다. 왜냐하면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고 바로 설 명절이 오니까요. 최근에는 카드보다 핸드폰 문자, 인터넷 연하장 같은 것을 한 사람이 여러 개를 보내기도 하고 막 겹쳐요. 좀 정성이 있는 사람은 엽서로 보내기도 합니다. 날짜가 24일에 일주일 있다가 바로 양력설이니까요.
오중석: 그래서 ‘성탄절과 새해를 축하합니다’라고 보내죠.
김현아: 네. 그래서 세계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축제라는 것이 만들면서 바꿔나가는 거지 고정불변 이라는 건 없잖아요.
오중석: 네 그렇습니다. 남한에서도 크리스마스와 연초의 1월1일 휴일을 비롯해 이맘때는 완전히 축제 분위기인데요. 지난날 한국이 한창 경제성장에 매달렸을 때는 크리스마스가 마치 마냥 먹고 마시고 떠들썩하게 잔치나 하는 날로 인식되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사회도 선진국 문턱에 들어서게 되면서부터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가족이나 가까운 친지들만 모여서 조용히 그러나 의미 깊게 보내려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습니다. 아울러서 모든 사람이 즐거워하는 이 시기에 혹시 가족이 없어 외로운 사람들이나 소외된 이웃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들을 찾아가 위로하고 선물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 선생님은 이 시기에 남한의 이웃돕기 사업이나 봉사 활동은 어느 정도라고 보시는지요.
김현아: 저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12월이면 전철역마다 빨간 산타 옷 입고 자선냄비 모금 운동하는 것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크리스마스는 사람들한테 자선을 하는 날이구나. 저도 모르게 인식하게 됩니다. 또 산타 할아버지가 소외된 집들에 애들한테 선물을 많이 보내더라고요. 우리 탈북자들을 위해 학교가 하나 생겼는데 거기는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입니다. 너무 선물이 많아서 저걸 어떻게 다 처리하나 싶을 정도로 지원이 물 밀 듯이 들어오더라고요. 그러니까 이제 웬만한 사람들이 남한에서 배고픈 건 아니니까 먹고 쓰자는 생각보다는 남을 돕고 사랑을 베푸는 날이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고착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그리고 이번에 탈북자들이 다 모여서 같이 보낼까 하다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는 집에서 가족끼리 보내는 것이라고 해서 새해에 스키를 타러가기로 했습니다. 우리도 남한에 와서 크리스마스 문화를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오중석: 아까도 말했지만 남한에서도 사실 크리스마스, 연말연시라고하면 모두 모여서 먹고 마시고 떠들썩하게 잔치를 하는 걸로 알고 몇십년 동안 그래왔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서면서 선진국 문턱에 들어서니 조용히 가족끼리 조촐하게 보내고 혹시 여유 있는 금전이 있으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본의미라고 차분하게 지내는 것이 정착되고 있습니다.
김현아: 또 저는 12월이 되면 모든 거리에 빤짝빤짝 트리처럼 나무에 등을 밝히지 않아요? 북한은 전기도 부족하고 크리스마스 전통도 없으니까 전등을 다는 문화가 없었어요. 근데 90년대 평양 천리마거리에 장식을 하고 너무 예쁘다고 신문에 요란하다고 선전을 했거든요. 근데 남한에 와서 보니 트리 장식이 어느 한 거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국에 다 있고 우리 집 앞에도 있어요. 크리스마스 불장식이 너무 예뻐요.
오중석: 크리스마스 불 장식은 사람들의 마음을 차분하고 따뜻하게 해주죠. 그래서 연말연시부터 1월 중순, 하순까지 켜놓지 않습니까?
김현아: 네 빠른 곳은 11월말부터 장식을 시작 하는 것 같아요.
오중석: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이제 크리스마스는 더 이상 기독교만의 축제는 아닙니다. 기독교는 물론이고 이슬람 국가들이나 불교 문화권에서 조차 크리스마스는 빼놓을 수 없는 명절이 되고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오직 북한만이 크리스마스를 깎아 내리고 무시하고 있는 셈이죠?
김현아: 네 뭐 북한은 크리스마스를 종교라고 강하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명절로 인정 안 해요. 요즘에 애기봉에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을 밝혀서 북한이 아주 반감을 가지잖아요. 남북한 군사들이 같이 보고 즐거워하자는 것이고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는 거잖아요. 다만 예수탄생에 대한 하나의 전설이라고 할까? 하도 종교를 경계하다보니 좀 과민반응 하는 것 같습니다. 이게 종교를 퍼트리려고 하는건지.. 북한 간부들조차도 잘 모르니까요.
오중석: 성탄절이 전 지구인의 축제로 자리 잡게 된 데에는 이 날이 특별히 친지나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의미 있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고마운 사람들에게 정성이 담긴 선물을 전달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 위로하는 아름다운 전통이 이 명절에 깃들어 있습니다. 북한을 탈출하신 김 선생님도 이런 축제일을 앞두고 고향생각, 가족생각이 많이 나시겠네요.
김현아: 그럼요. 명절을 쇨 때 마다 생각나죠. 북한사람들이 아무리 못살아도 연말연시 때는 가까운데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설을 함께 보냅니다.
오중석: 오늘은 성탄절에 얽힌 의미와 축제를 즐기는 문화에 대해 얘기해 보았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뜻 깊게 즐기는 성탄절, 이 인류 보편적인 명절이 유독 북한에서는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사실 극도의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야 말로 이 시기에 훈훈한 인정과 위로를 받아야 할 텐데 현실은 엄혹하고 암울하기 만합니다. 언젠가 남과 북의 주민이 한 마음으로 성탄절과 연말연시에 서로 훈훈한 정을 주고받을 날이 오기를 고대하면서 오늘 순서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대담에 김현아 선생이었습니다. 김 선생님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오늘은 남과 북이 서로 다르게 인식하고 있는 성탄절 문화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합니다. 오늘도 대담을 위해 탈북여성지식인 김현아 선생이 나오셨습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현아: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북한사람들도 성탄절, 크리스마스에 대해서는 웬만큼 알고 있다고 하던데요. 북한에서 생각하는 크리스마스는 어떤 건가요.
김현아: 북한은 크리스마스라는 건 옛날에 60년대는 알았어요. 왜냐하면 제가 어린 시절 일제 때 소설을 번역해서 출간한 책에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나오는 내용을 본 기억이 납니다. 그 다음에 북한에서 당의 유일사상체계를 세우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외국의 것을 일체 받아들이지 않다보니까 사람들이 상식으로나마 알던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억이 사라졌습니다. 제가 생각해보면 크리스마스라는 것이 북한주민들에게 좀 알려진 것이 북한에서 70년대 ‘이름 없는 영웅들’이라는 영화가 나왔어요. 유림이라는 주인공이 적후에 들어가서 활동하는데 거기서 크리스마스를 쇠는 장면에 징글벨 노래가 나와요. 또 80년대엔 ‘보천보 전자악단’ 노래가 나오면서 김경숙씨라고 전자악단 예술인이 징글벨을 녹음해서 많이 돌렸거든요. 그래서 북한에서도 크리스마스 노래를 좀 알고 있어요.
오중석: 80년대에 징글벨을 크리스마스 노래로 했단 말입니까?
김현아: 네 사람들이 징글벨이 크리스마스 노래인지 알고 있습니다. 일반 백성들은 잘 모르지만 대체로 지식계층에서는 크리스마스라는 명절을 알고 있어요. 또 북한은 혁명역사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는데, 전쟁 시기에 1단계, 2단계 이렇게 나눠서 보면 크리스마스에 총공세를 벌였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을 그런 것을 통해서 들었습니다. 그 외에 성탄절을 쇠는 거라는 것은 상식이 있는 사람이나 아는 정도죠.
오중석: 보통 일반 주민들은 별 관심이 없겠군요.
김현아: 별 관심도 없고 무슨 명절인지 알지도 못하죠. 더구나 외국 말이잖아요.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죠.
오중석: 김 선생님은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고받았다 던지 케잌을 먹어본 기억은 있으십니까?
김현아: 전혀 없죠. 북한은 케익 문화가 없어요. 크리스마스를 한 번도 쇠어보지 못했어요. 물론 지금은 외국 사람들도 많이 오면서부터 평양에 가면 특수한 음식점에서 하겠죠. 그러나 우선 케익 이라는 말 자체가 외래어인데다가 지방이나 일반 시민들은 케익에 대한 상식이 없죠.
오중석: 사실 남한이나 다른 나라들에서도 성탄절은 더 이상 기독교인들만의 축일이 아닙니다. 교회에 나가지 않는 사람들도 크리스마스를 중요한 축제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습니까? 최근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기독교만의 축제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축제라는 의미에서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을 쓰지 말자는 운동이 일고 있습니다. 기념축제, 휴일 이런 식으로 크리스마스를 바꿔 부르자는 얘기죠. 영어로는 ‘홀리데이 시즌’이라고 하는데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휴일을 한데 묶어 타종교나 종교가 없는 국민들까지 함께 즐기는 축제로 가꾸어 나가자는 운동인데 저도 개인적으로 이런 움직임에 공감합니다. 김 선생님은 크리스마스가 이처럼 범인류적 축제로 가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현아: 저도 찬성입니다. 남한에 와서 보니 크리스마스는 종교를 믿고 안 믿고 상관없이 누구나 다 쇠고 있잖아요. 또 설명절과 연결시키자는 것도 공감합니다. 왜냐하면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고 바로 설 명절이 오니까요. 최근에는 카드보다 핸드폰 문자, 인터넷 연하장 같은 것을 한 사람이 여러 개를 보내기도 하고 막 겹쳐요. 좀 정성이 있는 사람은 엽서로 보내기도 합니다. 날짜가 24일에 일주일 있다가 바로 양력설이니까요.
오중석: 그래서 ‘성탄절과 새해를 축하합니다’라고 보내죠.
김현아: 네. 그래서 세계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축제라는 것이 만들면서 바꿔나가는 거지 고정불변 이라는 건 없잖아요.
오중석: 네 그렇습니다. 남한에서도 크리스마스와 연초의 1월1일 휴일을 비롯해 이맘때는 완전히 축제 분위기인데요. 지난날 한국이 한창 경제성장에 매달렸을 때는 크리스마스가 마치 마냥 먹고 마시고 떠들썩하게 잔치나 하는 날로 인식되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사회도 선진국 문턱에 들어서게 되면서부터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가족이나 가까운 친지들만 모여서 조용히 그러나 의미 깊게 보내려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습니다. 아울러서 모든 사람이 즐거워하는 이 시기에 혹시 가족이 없어 외로운 사람들이나 소외된 이웃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들을 찾아가 위로하고 선물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 선생님은 이 시기에 남한의 이웃돕기 사업이나 봉사 활동은 어느 정도라고 보시는지요.
김현아: 저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12월이면 전철역마다 빨간 산타 옷 입고 자선냄비 모금 운동하는 것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크리스마스는 사람들한테 자선을 하는 날이구나. 저도 모르게 인식하게 됩니다. 또 산타 할아버지가 소외된 집들에 애들한테 선물을 많이 보내더라고요. 우리 탈북자들을 위해 학교가 하나 생겼는데 거기는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입니다. 너무 선물이 많아서 저걸 어떻게 다 처리하나 싶을 정도로 지원이 물 밀 듯이 들어오더라고요. 그러니까 이제 웬만한 사람들이 남한에서 배고픈 건 아니니까 먹고 쓰자는 생각보다는 남을 돕고 사랑을 베푸는 날이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고착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그리고 이번에 탈북자들이 다 모여서 같이 보낼까 하다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는 집에서 가족끼리 보내는 것이라고 해서 새해에 스키를 타러가기로 했습니다. 우리도 남한에 와서 크리스마스 문화를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오중석: 아까도 말했지만 남한에서도 사실 크리스마스, 연말연시라고하면 모두 모여서 먹고 마시고 떠들썩하게 잔치를 하는 걸로 알고 몇십년 동안 그래왔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서면서 선진국 문턱에 들어서니 조용히 가족끼리 조촐하게 보내고 혹시 여유 있는 금전이 있으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본의미라고 차분하게 지내는 것이 정착되고 있습니다.
김현아: 또 저는 12월이 되면 모든 거리에 빤짝빤짝 트리처럼 나무에 등을 밝히지 않아요? 북한은 전기도 부족하고 크리스마스 전통도 없으니까 전등을 다는 문화가 없었어요. 근데 90년대 평양 천리마거리에 장식을 하고 너무 예쁘다고 신문에 요란하다고 선전을 했거든요. 근데 남한에 와서 보니 트리 장식이 어느 한 거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국에 다 있고 우리 집 앞에도 있어요. 크리스마스 불장식이 너무 예뻐요.
오중석: 크리스마스 불 장식은 사람들의 마음을 차분하고 따뜻하게 해주죠. 그래서 연말연시부터 1월 중순, 하순까지 켜놓지 않습니까?
김현아: 네 빠른 곳은 11월말부터 장식을 시작 하는 것 같아요.
오중석: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이제 크리스마스는 더 이상 기독교만의 축제는 아닙니다. 기독교는 물론이고 이슬람 국가들이나 불교 문화권에서 조차 크리스마스는 빼놓을 수 없는 명절이 되고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오직 북한만이 크리스마스를 깎아 내리고 무시하고 있는 셈이죠?
김현아: 네 뭐 북한은 크리스마스를 종교라고 강하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명절로 인정 안 해요. 요즘에 애기봉에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을 밝혀서 북한이 아주 반감을 가지잖아요. 남북한 군사들이 같이 보고 즐거워하자는 것이고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는 거잖아요. 다만 예수탄생에 대한 하나의 전설이라고 할까? 하도 종교를 경계하다보니 좀 과민반응 하는 것 같습니다. 이게 종교를 퍼트리려고 하는건지.. 북한 간부들조차도 잘 모르니까요.
오중석: 성탄절이 전 지구인의 축제로 자리 잡게 된 데에는 이 날이 특별히 친지나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의미 있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고마운 사람들에게 정성이 담긴 선물을 전달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 위로하는 아름다운 전통이 이 명절에 깃들어 있습니다. 북한을 탈출하신 김 선생님도 이런 축제일을 앞두고 고향생각, 가족생각이 많이 나시겠네요.
김현아: 그럼요. 명절을 쇨 때 마다 생각나죠. 북한사람들이 아무리 못살아도 연말연시 때는 가까운데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설을 함께 보냅니다.
오중석: 오늘은 성탄절에 얽힌 의미와 축제를 즐기는 문화에 대해 얘기해 보았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뜻 깊게 즐기는 성탄절, 이 인류 보편적인 명절이 유독 북한에서는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사실 극도의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야 말로 이 시기에 훈훈한 인정과 위로를 받아야 할 텐데 현실은 엄혹하고 암울하기 만합니다. 언젠가 남과 북의 주민이 한 마음으로 성탄절과 연말연시에 서로 훈훈한 정을 주고받을 날이 오기를 고대하면서 오늘 순서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대담에 김현아 선생이었습니다. 김 선생님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