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어제와 오늘] 도시와 농촌 격차

서울-오중석, 김현아 ohj@rfa.org
201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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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m_village_305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마을에서 가을수확을 끝낸 주민들이 볏짚을 걷어내는 등 농삿일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과 북, 어제와 오늘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남과 북의 도시와 농촌 간 격차에 대해 말씀을 나눌까 합니다. 후진국일수록 빈부격차도 심하고 도시와 농촌 주민의 생활 수준이 크게 차이 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오늘도 대담에는 탈북 여성지식인 김현아 선생입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현아: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세계적인 통계를 살펴보면 농촌주민, 즉 농민이 잘사는 나라가 선진국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선진국의 농업종사자들은 도시의 일반 근로자보다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요. 한국의 농촌주민들의 생활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김현아: 한국에 오면요. 제일 놀라운 것이 농촌의 모습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남쪽에 와서 뭐가 제일 놀라우냐고 물어보는데 저는 시골에 가서 제일 놀랐다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물론 도시에 나오면 차도 많고, 아파트도 즐비하고 그야말로 놀라울게 많은데요. 북한은 하도 농촌과 도시의 차이가 크니까 과연 도시보다 못사는 농촌은 어떨까 참 궁금했거든요. 한번은 농촌 체험 행사로 농촌에 갔는데 진짜 너무나 잘 사는 거예요. 우선 농촌에 마지막 집까지 도로가 포장이 되어있어요.

오중석: 그러면 북한엔 포장이 안된 곳이 있습니까?

김현아: 그렇죠. 북한에는 웬만한 도시도 포장이 안 되어 있는 곳이 많아요. 또 한국 농촌에는 밤에 몇 명 지나다니지 않는 좁은 길까지 가로등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낭비죠. 그리고 농촌집에 가보니까 면적이 더 넓은 건 두말할 것도 없고 도시 집의 구조와 차이가 없어요. 안에도 다 개별난방이지만 바닥 온수난방이 다 되고, 다 전기 아니면 기름보일러를 쓰지 아궁이에 불 떼서 덥히는 집은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북한 사람들의 로망인 냉동기도 있고 티브이, 에어컨이 있고 도시나 농촌이나 다 똑같아요. 또 농사를 어떻게 짓나 봤더니 집마다 트랙터가 있어요. 집집마다 승용차가 있어서 도시를 다니고요. 그래서 그걸 보고 남한 농촌은 너무나 잘 살고 도시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오중석: 그런데 도시는 보통 집마다 승용차가 1대씩 있는데요. 농촌은 타고 다니는 승용차 따로, 농사할 때 쓰는 트럭, 이렇게 차가 2, 3대 있는 집이 많아요. 저희가 봐도 한국 농촌 참 잘 삽니다.

김현아: 그런데 밤낮 티비에서 농촌 못산다고 그래서 저는 항상 아연한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오중석: 북한소식을 종합해보면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도 평양시민들은 잘 먹고 잘 사는 것처럼 전해지고 있습니다.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는 북한주민은 모두 농촌주민들 뿐인가요?

김현아: 뭐 그렇게 말할 수는 없어요. 왜냐하면 도시도 잘 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못사는 하층 빈민이 있고요. 농촌도 그 마을에서 괜찮게 사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전반적으로 볼때 도시에는 잘 사는 사람의 비중이 훨씬 높고, 상대적으로 농촌은 낮아요. 물론 도시도 남한에 비하면 한심하기 그지없지만 생활 조건이 농촌이 도시에 비해서 참 열악하죠.

오중석: 저희도 각종 보도를 통해 듣고 있는데요. 사실 남한 뿐만 아니라 경제가 발달한 선진국의 경우 못사는 사람들인 빈민층은 도시에 밀려듭니다. 도시에 가야 그나마 먹고살 방도가 생기니까요. 그래서 도시 빈민층이라고 하는데, 그들이 미국, 일본, 유럽 같은 선진국에서는 오히려 도심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서울 같은 경우에는 아직은 선진국 스타일이 아니라서 도시 빈민층이 주로 변두리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농촌에 가보면 못사는 사람 찾기가 힘들어요. 평양도 그런 식인가요?

김현아: 북한도 물론 선진국이 아니니까 평양시 중심에 잘 사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그런데 북한은 빈민 지역이 따로 없어요. 왜냐하면 북한은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잖아요. 지역별로 건설을 많이 하는 곳도 대체로 중심을 건설하고 주변은 미처 잘 못해요. 평양도 사동구역이나 외진 곳은 개발을 안한 구역이 있는데, 50년대 전후복구시기에 집 지어놓은 그대로 있거든요. 그러니까 집이 아주 작고 한심하죠. 그렇지만 도시 중심은 평양의 얼굴이라고 하니까 열심히 집을 짓고요. 그런데 북한에서 총력을 기울여서 건설하는 평양이 그 정도입니다. 나머지 농촌은 건설을 못하는거죠.

오중석: 그럼 평양에 총력을 다해 건설하고 많은 돈을 쓴다면 다른 대도시는 어떻습니까? 대도시라고 할만한 도시가 몇개 있지 않습니까?

김현아: 네. 도 소재지들이 다 대도시라고 하지만 대도시가 아니죠. 제가 여기 남한에 와서 보니까 여느 도 소재지들은 여기서 군 소재지 정도입니다. 북한에서도 도시와 농촌의 차이를 줄이려고 하지만 건설을 못하죠. 또 농촌이 잘 산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말하자면 샘플로 몇개 농장을 지정해서 지어 놓은게 도마다 한두개씩 있어요. 그곳이 외국 사람들이 오면 견학 코스가 됩니다. 그렇지만 여타 집은 못짓고요. 북한 사람들은 집 못 짓는거는 이제 생각도 안해요. 먹고 사는게 문제거든요. 사실 제일 가슴 아픈게 농사짓는 농민들이 먹질 못한다는 거죠. 이게 진짜 한심한겁니다.

오중석: 북한을 이런저런 이유로 다녀온 남한 사람이나 외국인들이 전하는걸 보면 평양은 다른 도시하고 비슷한 느낌을 받는데, 조금 벗어나 지방도시나 농촌을 가보면 안내원을 따라가는데도 불구하고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비참한 지경이라는 말을 하거든요.

김현아: 이전에 남한에서 지원할 때 남한 시민단체들이 어떤 지방을 도와주겠다고하면 평양에서 애초에 안 받아줬다고 합니다. 시민단체분들이 평양하고만 하고 다른데 가지 말라고 한다고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궁금해 하는데요. 그건 북한이 자기네 망신스럽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거라고 제가 말씀드린적이 있어요.

오중석: 그런데 국제 단체나 남한의 민간단체에서 지원품을 보낼 때 어느 지역을 지정해서 보낸단 말입니다. 요즘에는 그런걸 인정하고 지원을 받는데 과연 그 지방으로 갈까요?

김현아: 중앙에서 받아서 그 지방으로 간다는 건 도무지 확신할 수 없는거고요. 요즘은 국제 구호 단체들이 그 지역에 가서 직접 나눠주겠다고 했고, 이번에 북한이 그걸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식으로 될지 궁금합니다.

오중석: 구호단체에서 직접 배분하는걸 받아들였다는 것은 제가 들은 적이 없고요. 모니터링이라고 배분하는걸 직접 감시하겠다는 제안은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김현아: 배분을 감시하는 것도 지역을 정할텐데요. 시골을 찍으면 앞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아닙니까?

오중석: 거의 대부분의 구호 단체들이 지방, 시골을 지정해서 구호를 하겠다고 합니다. 평양은 대상에 없어요.

김현아: 글쎄요. 과연 해봐야 알겠죠. 어쨌든 북한에서 제일 고생하는 곳이 농촌입니다. 실제 풀죽을 써 먹는 곳이 농촌이고, 보릿고개를 겪는 곳도 농촌입니다.

오중석: 실제로 논밭에서 노동력을 써가며 땀 흘려 일하는 건 농민인데요.

김현아: 농사를 지어서 저부터 먹고 나머지가 있으면 국가에 바치면 좋을텐데요. 이건 무조건 의무할당제로 먼저 바치라고 하니 북한 농촌 사람들이 너무 불쌍합니다.

오중석: 전반적인 경제난 속에서도 북한의 농민들은 대도시 주민보다 훨씬 더 고통이 크다는 말씀인데 그렇다면 북한은 이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경제구조와 닮은 것 아닌가요?

김현아: 북한은 좀 복합적이예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북한이 한때 공업화한다고 공장을 나름대로 많이 건설했어요. 그래서 총생산량에서 공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휠씬 높았거든요. 그렇게 놓고 보면 지구상에서 뒤떨어진 나라라고 보기 힘들고요. 그런가하면 지금 북한 농촌 사는 형편은 아프리카 가난한 나라보다 못살고요. 그러니까 선진국과 후진국이 복합이 되었다고 해야할지 참 이상한 구조입니다. 자연발생적인 구조가 아니라 국가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구조이기 때문에 딱 한마디로 평가하기 힘든게 요즘 북한 경제구조입니다. 어떻게 보면 파산된 경제라고 말하는게 가장 정확할것 같습니다.

오중석: 선진국의 경우 빈부격차가 많지 않은 나라도 부자가 빈민들을 위해 세금을 많이 내고 도와주는 구조이고요. 개발도상국은 빈부격차가 좀 심하지만 그 격차를 줄여서 선진국으로 도약을 합니다. 그런데 북한은 사실 사회주의국가를 지향하기 때문에 빈부격차가 없어야 하거든요. 요즘 빈부격차가 심하다고 하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김현아: 북한에서는 자본주의 나라가 빈부격차가 상당히 심하다고 알고 있어요.

오중석: 실제로 자본주의를 채택해 오래 하다보면 빈부격차가 생깁니다. 중국을 보면 아시잖아요.

김현아: 북한은 원래 빈부격차가 없다고 많이 선전했는데요. 최근에 시장이 들어오면서 빈부격차가 아주 심화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시장을 제대로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더 심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제대로 경영되면서 발전하게 되면 상인들이 돈을 벌어서 공장도 경영하면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생활이 올라갈텐데요. 시장을 억지로 억누르면서 경제만 발전시키려고 하니 결국은 권력형 부패만 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다는거죠. 그러다 보니 부패하는 사람은 일확 부자가 되고 시장에서 열심히 돈벌려고 하는 사람들은 나날이 더 가난해지고요. 그 중 가장 첫번째 피해자가 농민들입니다. 농민들은 생산물을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하지만 국가에 다 바치고나서 일부분만 처분권이 있으니까요. 기껏 소토지를 뒤진다고 한해에 얼마나 더 짓겠어요.

오중석: 자기 가족 식량 대기에 급급하겠죠.

김현아: 결국 북한의 이상한 경제구조 때문에 농민들이 북한 상황에서도 더 어렵게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중석: 농민들만 희생을 당하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김현아: 네

오중석: 네, 오늘은 도시와 농촌 주민의 생활수준 격차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경제발전에 성공한 남한의 농민들은 지금 도시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훨씬 뛰어넘는 고소득을 올리며 여유로운 삶을 즐기고 있습니다. 땀 흘려 일하고도 가족의 식량마저 충족하지 못하는 북한농민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뿐입니다. 오늘도 대담에 김현아 선생이었습니다. 김 선생님 감사합니다.

김현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저희는 다음 주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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