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어제와 오늘] 북한의 한류 문화

서울-오중석, 김현아 ohj@rfa.org
201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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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_junior_305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 K-POP 음악축제 '2011 인천 한류관광콘서트(INCHEON KOREAN MUSIC WAVE 2011)'에 관람온 외국인 한류팬들이 열정적인 공연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과 북,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요즘 북한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남한의 춤과 노래 따라 하기가 유행이라고 합니다. 남한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10대 젊은이들이 여럿이 모여 노래도 하고 춤도 추는 중창조 가수들을 일컬어 아이돌 그룹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와 춤이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오늘은 북한에서 일기 시작한 한류문화 현상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오늘도 대담에는 탈북 여성지식인 김현아 선생입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현아: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김 선생님, 요즘 한국의 젊은 가수들의 노래와 춤이 아시아는 물론 전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얻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잘 아시죠?

김현아: 네

오중석: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한류문화 현상에 대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좀 설명해주시겠어요?

김현아: 북한 사람들은요. 북한 당국의 선전을 하도 들어서 북한 예술이 세계에서 으뜸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70년대부터 문화예술에 힘을 놓지 않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공연을 했거든요. 주로 중국이나 소련 같은 사회주의 국가를 돌고 와서 노동신문에 기사가 대문짝만 하게 났어요. 그래서 북한 사람들은 주체예술은 세계 최고봉의 예술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까 그렇지 않고요. 요즘 남한의 한류문화가 진짜 북한이 선전하는 세계 최고봉의 예술에 딱 맞지 않나 싶어요. 얼마 전에는 아이돌 그룹이 프랑스에 가서 굉장한 반응을 얻었습니다.

오중석: 프랑스 파리에 큰 체육관을 빌려서 공연을 했는데 아주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습니다.

김현아: 오히려 남한보다 사람이 더 많은데 거기가 남한인지 유럽인지 분간이 안돼요. 잠실경기장만한 곳에 사람이 꽉 찼는데 가만히 앉아서 안보고 다 일어서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보더라고요. 그리고 공항에 팬들이 많이 나와서 환영을 하고 또 그걸 호위하느라 정신들이 없더라고요.

오중석: 유럽 현지 언론들도 깜짝 놀랐죠.

김현아: 어떤 언론들은 심술나서 보도를 안 했다고 합니다. 또 얼마 전에는 일본에 가서 공연을 요란하게 해서 한번 들었다놨다고 합니다.

오중석: 일본에서는 여러 번 공연을 했습니다.

김현아: 일본은 요즘 우리하고 관계가 안 좋은데 티비에서 나오는 공연장 열기는 굉장했어요. 북한 사람들은 공연장이라고 하면 닫힌 극장을 생각하는데 남한에서 공연하는 곳은 경기장이잖아요. 넓은 바닥에 100% 다 의자를 들여놓고 관람석은 관람석대로 또 꽉 차고요. 모든 사람들이 반짝반짝 파란불이 나오는 걸 하나씩 들고 흔들면서 같이 동동 뛰는걸보면 저절로 열기가 타올라요. 남한이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그런다는 것도 놀랍고요. 원래 국제적으로 반향을 일으키려면 영어로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최근에는 한국어로 해도 다 통하는 것이 저는 참 놀랍습니다.

오중석: 외국, 유럽의 청소년들이 한국노래를 배우기 위해 한국말을 공부한다는거 아닙니까.

김현아: 한국어로 하는데도 다 감정이 통하는거죠. 우리는 영어로 해야 통한다고 생각했는데 참 예술이 위력이 있구나 새삼스럽게 느꼈어요. 저는 사실 남한의 문화예술이 보잘것 없다고 알고 여기에 왔어요. 북한사람들은 다른 건 몰라도 문화예술은 굉장히 발전했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북한 사람들의 착각이지만 남한예술은 하나도 볼게 없고 북한예술은 그야말로 세계최고봉이라고 믿고 있어요. 여기는 사회주의처럼 억지로 선전하거나 억지로 신문에 내는 법이 없잖아요. 그야말로 호응을 얻어야 하는건데 자연발생적으로 대중이 스스로 감동해서, 그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그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그 많은 언론을 장악했다는 것 자체가 한국 문화예술의 수준을 보여주는거라 저는 상당히 감동적이었어요. 최근에는 음악열풍이지만 원래 남한의 한류는 드라마부터 시작됐잖아요.

오중석: 테레비 드라마와 영화부터 시작됐죠.

김현아: 제가 작년에 인도네시아를 갔는데 티비에서 한국 드라마가 나오더라고요.

오중석: 동남아는 어디를 가도 반드시 한국드라마가 나옵니다.

김현아: 중국 연변은 아침, 저녁으로 한국 드라마 나오는건 당연한거고요. 드라마가 꽤 인기가 있어요. 한국 사람들이 드라마를 잘 만들기도 하고 또 너무나도 많이 만들어요. 지금 방영하는 드라마도 너무 많아서 저는 다 못본다니까요.

오중석: 사실 한류문화의 확산은 일본과 동남아 국가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초창기엔 노래보다는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를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했는데요. 북한에서도 꽤 오래전부터 남한의 TV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김현아: 80년대만 해도 북한에는 소련이나 중국 영화가 많이 유행했는데요. 그것도 사실 제 맘대로 보지 못했고 북한 중앙티비에서 중계를 해줘야만 볼 수 있었죠. 90년대부터는 다른 나라 영화가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영화를 보려면 기계가 있어야 하는데 북한에 90년대 초부터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거든요. 90년대 중반에 북한이 하도 살기 힘드니까 프랑스에서 비닐, 폴리에틸렌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들여와 처리해주고 돈을 받았어요. 쓰레기를 다 압착해서 들여왔는데 그 안에서 영화테입이나 씨디 재생기가 많이 나와서 사람들이 그걸 주워다가 돌려보기 시작해 영화가 확산됐다는 말도 있어요. 그래서 남한 드라마 첫 시작은 북한에 들어온 프랑스 오물이다 이렇게 분석하는 사람도 있어요. 90년대 후반기에는 중국과 교류가 시작되면서 씨디 플레이어가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결국 제일 큰 공적을 세운건 중국이죠.

오중석: 남한 드라마나 영화도 전부 중국을 통해 들어갔다고 해요.

김현아: 남한노래는 원래 80년대 말부터 들어왔어요.

오중석: 노래는 어떻게 들어갔나요?

김현아: 전파니까 전파를 타고 들어온 것 같아요. 저도 ‘찔레꽃’ 같은 노래를 불렀는데요. 물론 지금 같은 팝은 아니고 여기로 말하면 옛날 뽕짝이죠. 저는 중국 연변 노래인 줄 알았어요. 여기 와서 보니 그 노래들이 남한 노래집에 다 있어요.

오중석: 남한 유행가요를 상당히 많이 알고 계시더라고요.

김현아: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하도 차가 안 오니까 자기들끼리 둘러앉아서 흥에 겨워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는데요. 언젠가부터 노래와 춤이 다 달라졌어요. 원래 북한 노래는 저렇게 안 불렀는데 노래 곡이 참 이상해졌고요. 북한은 원래 조선 춤, 고유의 민족 춤밖에 안 췄는데 춤이 달라요. 남한의 율동에 맞춰 몸을 흔드는 재즈 댄스와 접목된 춤을 북한에서는 엉치춤이라고 비하해서 부르는데요. 북한 고유의 춤은 없어지고 이 춤을 언젠가부터 추기 시작하고 했어요.

오중석: 그런 것들을 공개적으로 할 수 있습니까?

김현아: 노는데서는 다 그렇게 추는거죠. 모여서 지루하면 둘러앉아서 노래도 하고 춤도 추는데 북한에서는 이걸 오락회라고 말해요. 그때보면 북한 춤이 아니라 이상하게 접목된 춤이라 우리나라 춤동작이 왜 저렇게 달라졌지 의아스러웠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남한의 춤가락이나 노래가 섞여서 절충돼서 나타난거죠. 드라마는 2000년대 초부터는 아주 많이 보기 시작해 2004~2005년에 남한 드라마를 제일 많이 본것 같아요. 물론 시골은 아니지만 도시 주민들은 거의 대부분 남한 드라마를 봤어요. 그때 남한드라마가 중국을 통해서 들어왔는데 장사도 참 잘 됐어요. 북한에서는 장사라는게 위치 이동이라고 합니다. 북한은 교통이 참 불편하기 때문에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만 가져가면 이윤이 붙는건데 장사중에서도 드라마 씨디 장사가 제일 효율이 높은거죠. 드라마 씨디는 얇으니까 배낭에 수백편을 넣을 수 있고 이윤 폭도 상당히 크고요. 드라마가 많이 들어온게 혜산 쪽이거든요. 그쪽이 통제가 제일 약해서 북한에서 밀수가 제일 많이 되는 곳입니다. 거기서 드라마를 받아서 함흥이나 평성에서 넘기는거죠.

오중석: 그럼 그걸 주로 장마다에서 파나요?

김현아: 장마당에서 공공연히는 못 팔고 몰래몰래 은밀히 가져다 주는거죠. 그건 힘없는 사람은 장사를 못하고 그야말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할 수 있어요. 보안소, 보위원 가족하고 연줄이 있거나 당간부하고 결탁된 장사꾼이나 파는거죠. 또 그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판매를 하는겁니다.

오중석: 그런 사람들이 먼저 보겠죠.

김현아: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 그 사람만 보는게 아니라 가족, 친척, 친구들이 같이 돌려 보는거죠.

오중석: 네 오늘은 북한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남한의 대중문화, 즉 한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북한의 한류 얘기, 들을수록 참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네요. 다음주 이시간에도 계속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도 대담에는 김현아 선생이었습니다. 김 선생님 감사합니다.

김현아: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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