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0일 북한은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심야에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했습니다. 전문가들의 눈에는 북한 스스로를 향한 힘자랑이자 미국과 대한민국을 향한 무력시위로 보였습니다. 스스로를 향하고 있다고 함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을 통해 전염병을 이겨내고 외세로부터 나라를 지켜준 인민들을 향해 감격스럽고 고맙다고 한데서 보듯, 북한이 열병식을 통해 인민들을 격려하고 내부결속을 다지려 한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에도 세계인들은 미국과 한국을 위협하는 신형 핵병기들과 신형 재래무기들을 주목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이번 행사를 통해 신형 대륙간탄도탄(ICBM)을 선보였는데, 길이가 24m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대륙간탄도탄이었습니다. 덩치만 따진다면 그렇다는 뜻입니다. 이를 통해 북한은 미국을 타격할 능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고자 한 것입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북극성-4A’로 명명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선보였습니다. 북한이 이것을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형잠수함에 탑재한다면, 이론적으로는 잠수함을 미국에 접근시킨 후 SLBM으로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을 것입니다. SLBM은 응징보복 수단으로서도 가치가 높은 무기입니다. 물속에 있는 잠수함은 상대의 선제공격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더라도 SLBM으로 응징할 수 있음을 과시함으로써 미국의 무력행사를 사전에 차단하는데 효과적입니다. 물론,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뜻입니다. 또한,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은 날아오는 거리와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북한의 SLBM은 한국군의 미사일방어(KAMD) 체계나 주한미군의 THAAD 체계를 돌파하는 데에도 일단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열병식을 통해 선보인 초대형 방사포, 신형 장갑차, 신형 전차, 단거리 미사일 등은 한국을 직접 위협하는 새로운 군사수단들입니다. 사거리가 400km로 추정되는 이 방사포들이 휴전선 근처에 배치되면 남한의 많은 군사기지와 전략거점들을 타격 사정권내에 두게 됩니다. 북한이 한국의 K-1전차와 흡사한 신형 전차를 개발한 것은 재래군사력에 있어서도 기존의 양적 우세에 더하여 질적으로도 한국군을 압도하겠다는 결기를 보여준 것으로 판단됩니다.
물론, 미국과 핵전쟁을 벌일 처지도 아닌 북한이 유엔의 대북제재, 코로나바이러스, 수해 등을 겪으면서도 끊임없이 미국과 한국을 위협하는 핵무기와 신형무기들을 개발하는 이유를 가늠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을 직접 위협하는 능력을 가져야 “우리를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요구를 계속할 수 있고, “우리를 때리면 미국도 다칠 것이니 건드리지 말라” 는 메시지도 발할 수 있습니다. 미국 국민의 안보불안을 조성하여 한미동맹을 버리도록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보기에 그렇다는 뜻입니다. 이런 이유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2019년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세계는 곧 우리의 새로운 전략무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이후 신형 ICBM과 신형 SLBM이 북한이 선보일 새로운 핵무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또한, 한국을 위협하는 군사수단이 있어야 남북관계를 주도하고 대남혁명 및 주체통일 여건 조성이라는 대남 전략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고 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북한의 핵개발과 신무기 개발은 시간이 봄 더 지나면 결국 무모한 선택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강해질수록 미국은 한반도에서 물러나기보다는 동맹을 강화하려 할 것이며, 한국 역시 남북 간 군사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는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군비경쟁이 되겠지만, 경제적으로 취약한 북한에게 가장 큰 고통이 될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연설 도중에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 따뜻한 이 마음을 전하며 하루빨리 보건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고 했습니다. 한국을 위협하는 무기쇼를 벌이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에 대해 한국 국민들이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한국 국민은 김 위원장의 말에 진정성이 실려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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