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고열과 기침이 심하게 나는 폐렴 증상이 나타나는데 발병지가 중국의 우한이어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우한은 1,100만 명의 인구가 사는 교통의 요충지이며 후베이성의 성도입니다. 중국의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발표에 의하면 2월 4일 자정까지 확진자가 2만 4천 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490명입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매일 수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사망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총력 대응을 지시하면서 중국 정부의 발걸음도 무척 빨라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우한에 첨단 검역장비를 집결시키고 있으며, 우한의 출입을 봉쇄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완전 통제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수억 명이 이동하는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제(春節) 직전에 발생함에 따라 초기 통제가 어려웠고, 중국이 워낙 땅덩이리가 크고 인구가 많은 나라여서 상황 종료까지는 아직도 여러 번의 고비를 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세계도 비상입니다. 지금까지 사망자의 대부분은 후베이성에서 발생했지만 세계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거의 모든 나라와 인적 교류를 하기 때문에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확진자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일본, 홍콩, 필리핀 등에서도 사망자가 나왔고,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한 상태입니다. 세계 경제도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증시가 폭락하고 무역과 제조업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중국에 부품생산 공장을 둔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삼성르노자동차도 완제품 생산을 중단해야 할 형편이며, 중국과 홍콩에서는 마스크가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관광업과 항공업은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중국행 관광이 취소되고 중국을 오가는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도 검역과 방역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한중 간에는 매년 천만 명의 인적 교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방역이 여간 어렵지 않지만, 아직까지는 국경봉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우한 지역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시킨 정도입니다. 대학들의 봄학기 개강이 연기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들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확진자가 2월 5일 현재 18명으로 그다지 많지 않고 현재 확진자가 접촉한 사람들을 파악하여 검사하는 일에 의료인력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우한에서 긴급 철수한 700여 명의 한국교민들은 14일 동안 격리되어 매일 검사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에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맞이하여 북한도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입니다. 북한은 사스 사태가 벌어졌던 2003년과 에볼라 바이러스가 퍼졌던 2014년에 일시 국경을 폐쇄한 적이 있습니다만, 이번에도 국경폐쇄라는 초강경 조치를 취한 것 같습니다. 육로 통행도 통제된 것으로 보입니다. 위성사진을 보면 신의주와 단둥을 연결하는 ‘중조우의교(압록강대교)’에도 통행 차량이 보이지 않습니다. 1월 25일 이후 고려항공의 베이징 노선마저 잠정 중단된 가운데, 노동신문은 의료진들이 주민들에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수칙을 설명하는 모습과 함께 연일 감염 예방을 독려하는 특집기사를 싣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북한의 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에볼라 사태시 그랬듯 이번에도 북중 간 무역이 위축될 것이며, 북한이 추진하는 관광사업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년 4월로 예정되었던 원산-갈마 관광지구의 개장도 미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남북 모두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국경선이란 인간이 만든 것입니다. 이쪽 저쪽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철새와 같이 전염병을 옮기는 바이러스도 국경선을 넘나듭니다. 그래서 나라간 방역 협력이 매우 절실합니다. 협소한 공간에 남과 북이 공존하는 한반도는 더욱 그렇습니다. 작년 여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을 때 한국은 경기도 북부지역의 돼지들을 모두 살처분하면서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 결과, 작년 10월 8일을 끝으로 추가로 감염된 돼지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은 비무장지대에 서식하는 멧돼지들을 숙주로 추정하고 북한내 발병 상황, 멧돼지의 이동경로 등과 관련한 정보 공유를 원했지만, 북한 정부는 끝내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는 남과 북 모두가 방역 협력에 인색함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