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순] 2015년 신년사

0:00 / 0:00

북한주민여러분, 2015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도 제가 근무하는 직장에서 업무를 시작하는 시무식에 참여하여, 새로운 한 해를 위한 마음을 다시 한 번 가다듬었습니다. 올 해는 우리 민족이 광복을 맞이한 지 70년이 되는 해이자, 남북한이 분단된 지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남북한의 최고지도자들은 신년사를 통해 남북 분단의 고통을 극복하여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하였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지난 29일 박근혜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일준비위원회가 남북한이 1월에 대화를 갖고, 관심사안을 협의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습니다.

70년이란 세월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가족이 생사도 모른 채 흩어져 긴 세월을 보내왔고, 이산의 고통을 안은 채 이미 돌아가신 이산가족들의 고통에도 우리는 무디어져가고 있습니다.

남한정부는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 간 대화 및 교류에 대해 진전된 입장을 보인 것을 의미있게 받아들인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또한 분단 70주년을 맞이하면서 분단의 최대 비극인 이산가족문제 해결과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 제기한 남북 최고위급회담을 포함하여 남북한의 관심사안에 대해 진지하고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러한 입장에서 남한정부는 가까운 시일 안에 형식에 매이지 않고 남북한 대화가 재개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늘 아침마다 새로운 해는 떠오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2015년 1월 1일 새벽 떠오르는 해를 보고자 동해바다 등 ‘해맞이’ 장소로 이동하였습니다. 밀리는 교통체증도 다 감수하고서 말입니다. 이러한 것은 아마도 새로운 한 해가 희망의 해가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일 것입니다.

여러 언론사들은 새로운 해에 국민들이 바라는 소망과 정부의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묻는 전화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남한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한반도의 통일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남북한이 교류와 협력을 통해 평화통일의 기반을 마련해 나가도록 힘쓰는 것에 다른 의견을 갖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북한주민 여러분에게 가장 큰 새해의 소망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무엇이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개개인의 살림살이가 더 나아지고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사회가 평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아마도 누구나의 한결같은 소망일 것입니다. 특별히 분단된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는 분단의 고통을 덜기 위한 노력들이 올 한 해에는 더욱 더 커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는 이러한 분단의 고통 해결도 이산가족 개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노력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산가족이 아닙니다. 북한에 살고 있는 친척이나 가족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땅에는 많은 이산가족들이 있습니다.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사실 남북한 당국이 풀어야 하는 사안인 점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더욱 안타까운 점은 이산가족의 문제를 분단 상황에서 어찌할 수 없었던 일로 넘기려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너무나 오랫동안 가족들의 생사조차 알지 못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원망과 불신이 엄청나게 커져버렸다는 현실입니다. 가족이나 친척 간에 오해가 생기면, 모르는 사람들 간의 갈등보다 더 풀기 힘들어 보이는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 간의 갈등은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 마음을 열기만 하면 한 순간에 녹아질수 있습니다.

분단 70주년, 광복 70주년인 2015년에는 남북한 이산가족들이 생사를 확인하고, 편지를 주고받으며 더 많이 만나서 가족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정부가 제안한 바와 같이 남북한 주민들이 같이 참여하는 공동문화행사들이 다채롭게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새해에는 여러분 가정에도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