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순] 식목일

이금순-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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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여러분, 지난 한주간도 안녕하셨습니까?

저는 오랜만에 북한 내 인권실태조사를 위해 남한에 온 탈북민을 만났습니다. 최근 한 달여간 갑자기 급하게 회의 일정들이 잡히는 바람에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면접조사에 참여하지 못했었습니다. 이번 주 만난 여성들은 각 각 평양과 혜산출신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여성 모두 살림이 어려운 가정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탈북 하였다고 했습니다. 한 여성은 2012년 여름 들쭉을 따러 중국에 나왔다가 예상했던 것만큼 돈을 벌지 못해 일행과 같이 다시 북한에 돌아가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남한에서도 가난한 집의 딸들이 식구들을 위해 일자리를 찾아 무작정 도시로 왔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br><br>

지난 4월 5일은 식목일이었습니다. 식목일의 유래는 미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1872년 4월 10일 미국 네브래스카주에서 제1회 식목 행사가 열렸는데, 이때 네브래스카주는 식목 운동을 주장한모턴의 생일인 3월 22일을 나무의 날(Arbor Day)라고 지정하였습니다. 이후 식목일은 미국 전역과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식목일의 제정유래는 신라가 당나라의 세력을 한반도로부터 몰아내고, 삼국통일을 이룬 677년 2월 25일에 해당되는 날입니다. 또한 조선 성종이 세자·문무백관과 함께 동대문 밖의 선농단에 나아가 몸소 제를 지낸 뒤 직접 농사를 지은 날인 3월 10일에 해당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4월 5일은 우리 역사상 매우 뜻있는 날일뿐만 아니라, 계절적으로 청명을 전후하여 나무 심기에 좋은 시기라는 점에서, 1949년 정식 공휴일인 식목일로 지정되었습니다. 그 뒤 1960년에 식목일을 공휴일에서 폐지하고, 3월 15일을 ‘사방(砂防)의 날’로 대체 지정하였으며, 1961년에 식목의 중요성이 다시 대두되어 공휴일로 재지정 되었습니다. 2006년부터 다시 공휴일에서 폐지되었지만, 아직도 식목일은 중요한 날로 ‘나무심기’ 행사들이 열립니다.<br><br>

여러분이 살고 계시는 북한에서는 3월 2일이 식수절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래 4월 6일이 식수절이었으나 1999년 식수절 날짜를 3월 2일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이 날은 1946년 3월 2일 김일성 주석이 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숙 부인과 함께 모란봉을 찾았다가 일제의 남벌로 파괴된 모란봉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여 산과 들에 대대적으로 나무를 심을 데에 대한 지도를 내린 날이라고 알려지고 있습니다.<br><br>

제가 어릴 적 학교에 다닐 때는 해마다 식목일이면 ‘나무심기’ 글짓기와 포스터 그리기를 했습니다. 나무를 심어야 하는 이유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특별히 ‘산에다 나무를 심자’는 노래도 부르곤 했습니다. 그리고 전체 학생들이 실제로 산에 나무를 심으러 가곤 하였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산에 나무들이 거의 없어서 나무 심을 장소를 찾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집에서 쓸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나무를 자르기 때문에 마을과 가까운 산에 나무가 거의 없었습니다. 산에 나무가 없다보니 큰 비가 오면 홍수가 나는 일도 많았습니다. 이제 50여년의 세월이 지나니 제가 어릴 적 심었던 나무들이 울창해졌습니다. <br><br>

제가 지난 3월 개성공단에 다녀오면서 다시 한 번 나무가 거의 없는 북한의 산들을 보고 왔습니다. 북한의 산림황폐화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도 "고난의 행군, 강행군시기 나라의 산림자원이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산림황폐화수준이 대단히 심각하다"라고 언급한 바 있었습니다. 북한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65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 <나무심기 10개년 계획>을 세웠다고 합니다. 남한에서 북한나무심기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단체나 개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 대응차원에서 ‘탄소배출권’ 거래가 이루어지면서, 북한 지역에 나무심기를 대대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br><br>북한지역에 알맞은 수종으로 나무를 키우려는 노력들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국립수목원이 광복70주년을 맞아 서울 홍릉

숲에 북한에서 자라는 장백산소나무 등 8종의 북한산림수종

전시원 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북한지역의 산을 푸르게 만들고

싶은 염원을 담고 있습니다. 남북한이 같이 나무심기에 동참하여, 더욱 푸르른 한반도 살기 좋은 한반도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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