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순] 국제노동절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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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은 국제노동절입니다. 여러분 노동절 휴일을 잘 보내셨습니까? 남한에서는 노동절을 ‘근로자의 날’로 부르며, 노동자조합을 두고 있는 직장에서는 공식휴일로 기념합니다. 저도 어제 하루 출근하지 않고,

모처럼 밀린 집안일을 하면서 여유롭게 지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이 ‘어린이 날’이고, 화요일은 음력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라

휴일입니다. 금요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6일을 연속해서 쉴 수 있지만, 여객선 침몰사고로 인해 모두들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국제노동절의 기원은 1866년 칼 마르크스가 8시간 노동제의 법제화를 요구하면서부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1884년 열악한 근로조건과 낮은 보수에 시달리던 미국 방직공장의 노동자들의 주도로 5월 1일을 시위의 날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이 날 모든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실시하고 5월 3일 시카고에서 21만 명의 노동자와 경찰의 충돌로

유혈사태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1889년 파리 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에서 이 사건을 기념하여 5월 l일을 "기계를 멈추자,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투쟁을 조직하자, 만국의

노동자가 단결하여 노동자의 권리 쟁취를 위해 동맹파업을 행동하자"는 세 가지 연대결의를 실천하는 날로 선언하게 되었습니다.

이 땅에서도 1923년 5월 1일에 조선노동총연맹에 의해 2000여명의

노동자가 모여 '노동시간단축, 임금인상, 실업 방지'를 주장하며 최초로 노동절 기념행사를 가졌습니다. 그러다가 남한에서는 1958년 대한노동조합총연맹 창립일인 3월10일을 노동절로 정해 기념하다가, 1994년

부터 5월 1일을 근로자의 날로 지정하게 되었습니다.

근로자의 날, 노동절은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각국의 노동자들이 연대의식을 다지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을 통해 생활하는데 필요한 돈을 벌기도 하지만, 자신의 의미와 역할을 찾게 됩니다. 투자에 대해 최대한의 이익을

거두고자 하는 시장경제논리로 인해 노동자의 권리가 침해되기 쉽다는 점에서 정부는 법과 제도로 노동자를 보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노동에 대해 적절한 보수를 받아야 하는 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그리고 안전한 노동환경, 동일한 노동에 대한 동일 임금, 적절한 휴가제도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노동자는 임금 및 노동조건과 관련하여

기업 측과 협상을 할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되어있습니다. 또한

노동자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파업 등 단체행동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이러한 노동자의 권리 요구는 각 직장에 조직

되어 있는 노동조합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물론 파업 등 노동운동으로 인해 갈등이 빚어지고, 기업이 문을 닫는 일도 발생하였습니다.

그러나 노동자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기업은 이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2001년에는 북한의 조선직업총동맹(직맹)과 남한의 한국 노총과 민주

노총 관계자들이 금강산에서 함께 노동절 행사를 갖기도 하였습니다. 이후에도 남북한 민간교류에 노동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노동자의 권리’ 문제는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못하였습니다. 앞으로 남북한 노동계가 노동절의 본래 의미를 되새겨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제대로 논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