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북한이 살 길은 개혁과 개방뿐이다

미국의 민간 외교단체인 외교협회에서 지난 27일 ‘북한의 갑작스런 변화에 대한 대비책’이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2009-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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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협회는 미국 정부의 정책뿐만 아니라 국제여론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연구기관입니다. 그런 단체에서 오바마 행정부 출범에 맞춰 김정일 이후의 후계구도와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거론한 민감한 보고서를 발간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갑작스럽게 붕괴하는 경우 치안유지를 위해서 미군이 최대 46만 명이나 필요하리라 예측했습니다. 이 보고서의 저자 중 하나인 조엘 위트는 미국에서 알아주는 대표적인 인사입니다.

북한을 드나들면서 당국자들과 만날 기회가 많아서 북한을 잘 아는 전문가로 꼽히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마저도 북한 붕괴 시의 대책을 논하는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다는 것은 현재의 김정일 체제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북한 정권이야 강성대국을 외치며 체제수호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완전히 다른 평가를 하는 것입니다.

남한은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습니다. 붕괴에 따른 혼란과 희생 그리고 고통은 고스란히 북한주민들의 몫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북한이 붕괴한다면 그 후에는 엄청난 변화가 뒤따를 것입니다.

경제적인 차원에서만 보더라도 개혁과 개방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거 소련이 무너지고 사회주의체제가 전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작용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변화를 거부하려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 너무 급진적이고 과격한 충격요법을 썼기 때문에 소련 경제가 더 나빠졌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변화의 길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내외적으로 서서히 변화하면서 그런 변화에 견딜 수 있는 체력과 체질을 함께 길러나가는 것이 변화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고 사회 안정을 도모하는 길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지금부터 계획을 세우고 조그만 것부터 실천해나가야 합니다.

결국 분명한 것은 북한이 붕괴하든 지금의 체제를 유지하든 개혁과 개방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북한에 있어 개혁•개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시대의 요구이자 역사의 대세입니다. 어차피 거쳐야 할 과정이라면 남한의 도움을 받아 개혁•개방을 미리 준비하고 서서히 변화하는 것이 북한이 사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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