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북한과 무기거래는 국제법 위반
2013.07.19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지난 17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파나마에 억류된 북한 선원들과 선박의 출항을 요구했습니다. 대변인에 따르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려던 청천강호가 마약운반 혐의로 억류되었는데 마약은 없었고, 파나마 정부가 쿠바와의 계약에 따라 수리해서 돌려주기로 한 낡은 무기를 문제 삼았다는 것입니다.
파나마의 마르티넬리 대통령은 직접 방송에 출연해서 쿠바에서 출항한 북한 선박이 미사일 부품으로 의심되는 물품을 파나마 운하를 통해 밀반입하려다 적발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뒤이어 파나마 검찰 당국은 35명의 북한 선원 전원을 파나마 안보에 위협을 주려했다는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파나마 법률에 따르면, 이들은 징역 4년에서 6년의 형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유엔도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청천강호를 억류한 파나마 정부의 결정을 매우 잘 한 일이라고 평가하고, 이번 결정은 유엔안보리의 결의에 따라 회원국들이 이행해야 할 의무사항에 부합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의 북한제재위원회도 파나마 현지로 전문가를 파견해서 유엔 차원의 조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지난 2006년 10월 첫 핵실험 이후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각종 제재와 불이익을 받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제재 뿐 아니라 무기의 수출입도 전면 금지된 상태이지요. 이 때문에 북한이 쿠바에서 미사일 부품을 들여오는 행위가 유엔안보리 결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입니다. 파나마 정부가 북한 선박을 조사하는 것도 유엔 회원국에게 부과된 의무입니다. 자국 영해에 진입하는 북한 선박에 대해 검색과 억류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북한 외교관들도 주재국이 잘 관찰해야 하는 요주의 인물로 분류된 상태이니, 지금 세계에서 이런 취급을 받는 나라는 아마도 북한밖에 없을 겁니다.
심지어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에 사치품도 수출할 수 없습니다. 고가의 요트, 승용차, 귀금속, 고급시계 등 북한 지도부가 소위 ‘하사정치’를 하며 사용하는 수단까지 빼앗은 것입니다. 사치품 금수는 유엔의 제재 역사상 최초의 일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만큼 북한 지도부에게 주는 경고의 메시지도 큰 것이지요. 중국의 시진핑 새 정부도 북한제재에 발 벗고 나서는 형국이니 북한에게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중국 사람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북제재를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 시진핑 시대에 달라진 외교라고 말합니다. 북한 당국이 이 점을 깊이 새겨듣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