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신뢰가 필요한 북한의 대남외교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2.04.26
[스칼라튜] 신뢰가 필요한 북한의 대남외교 2018년 3월 16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읽는 모습.
/연합뉴스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김씨 일가 정권은 지난 74년동안 북한을 지배해 왔습니다. 한국의 정치 제도는 대한민국 헌법에 의해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합니다. 한국 대통령 임기는 한번이며, 5년만에 퇴임해야 합니다. 그래서 최근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서를 주고 받았습니다.

 

지난 4월 20일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 친서와 답장 친서에 담긴 내용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의해 알려졌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김 위원장이 ‘북남수뇌,’ 즉 남북한 정상회담의 역사적 공동선언들을 발표하고 ‘임기 마지막까지 민족의 대의를 위해 마음 써 온 문 대통령의 고뇌와 노고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퇴임할 때가 다 된 문재인 대통령을 ‘높이 평가’만 해선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많은 한국 대통령들, 특히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즉 한국의 진보 진영 지도자들은 북한과의 외교를 추진하면서 남북한 민족 화해, 경협, 북한의 경제발전을 이루려 했습니다. 그러나 민족 화해와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한 경협을 추진할 기회가 있을 때마나 김씨 일가 정권의 반응은 항상 부정적이었습니다. 예를들어 북한은2020년 6월 남북한이 교류하고 소통하던 건물인 개성의 남북공동연락 사무소를 폭파시켰습니다.


국제사회에서 강대국도, 약소국도 국가 이익을 위해 외교, 정보, 군사력과 경제력을 이용합니다.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은 세계평화를 위협하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의 확산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에 대한 제재 결의를 여러번 통과시켰습니다. 유엔과 국제사회에 의한 독자제재를 시행하면서 세계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 미국과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은 엄청난 경제력을 이용합니다. 또 한국과의 군사동맹을 유지하고 강화하면서 미국의 군사력을 통해 한반도를 포함해 동북아시아와 세계평화를 지키는 것입니다. 또한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시민사회는 김씨 일가 정권에 의해 고립된 북한주민들을 위해 바깥세계 관련 정보를 계속 북한으로 유입시키고 있습니다.


한국과 북한, 미국과 북한 간의 외교와 협상이 다시 이뤄지게 된다면 가장 바람직한 결과는 북한 비핵화 과정을 정리한 ‘비핵화 로드맵,’ 즉 비핵화로 향하는 지도를 도출해 내는 겁니다. 한국, 미국, 유엔과 국제사회가 원하는 것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하고 핵무기전파방지조약에 다시 가입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하는 것입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 정권은 한국, 미국, 또 국제사회와 합의해 비핵화 시간표를 정하고 핵무기, 핵물질 제조와 핵무기 시설, 또 장거리 미사일을 포함한 핵무기 운반체 시설을 신고, 폐기하고 제거해야 합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무기 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도 세계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보기 때문에 이러한 대량살상무기도 북한은 신고하고 결국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제거해야 합니다.


또 중요한 문제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입니다. 북한의 비핵화는 필수적이지만 12만 명 이상이 수감되어 있는 정치범 관리소를 운영하는 나라는 국제사회에 합류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북한 인권 문제도 핵과 미사일, 군사, 안보 사안과 함께 반드시 거론해야 합니다.

 

북한 외교사를 보면 김씨 일가의 신뢰도는 아주 낮습니다. 북한은 1985년 핵무기전파방지조약에 가입했으나 1993년 이 조약을 탈퇴했습니다. 그 이후 북한 정부는 1994년 미국과의 ‘제네바 핵합의’를 체결했지만, 그 합의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2007년 북핵 6자회담이 진행되어 북한은 핵 시설 폐쇄와 불능화, 핵사찰 수용을 조건으로 중유 100만 톤 등 경제적 지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이 합의도 위반하고 결국 2009년 제2차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2012년 2월 북한은 미국과의 회담을 통해 우라늄 농축을 일시 중지하고 미사일 발사도 중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그 합의도 위반하며 2012년 4월13일, 12월12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2022년에도 북한은 미사일 발사 시험을 집중적으로 실시해 왔습니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국제법,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의 지적을 무시하며 인권을 유린하고, 주민들을 굶기고 탄압하며 희생시키면서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을 추진해 왔습니다. 김씨 일가의 최종 목표는 양이 한정된 재처리 플루토늄탄 뿐만 아니라, 비교적 손쉽게 대량 생산이 가능한 고농축 우라늄탄을 보유하고 또 핵탄두를 소형화 해 장거리 핵미사일을 만들어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를 협박하려는 것입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김씨 일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지, 주민들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북한 정부는 무기를 개발하는 데에만 돈을 많이 쓰고 주민들의 복지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습니다.


북한이 남북한, 또한 미북 정상외교를 통해 잃어버린 신뢰성을 점진적으로 되찾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의 현대화와 경제 발전은 검증가능한 핵과 미사일 폐기, 인권개선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습니다. 김씨일가 정권과의 화해를 중심으로 하던 진보파 문재인 정부와의 외교와 달리 새로 선출된 보수파 윤석열 정부와의 외교를 추진하려면 북한은 신뢰성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신뢰가 없는 향후 남북한 외교의 전망은 암울할 것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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