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의 핵실험 강행, 중국의 태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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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계리 지하 핵 실험장의 움직임을 보면 북한이 머지않은 미래에 다시 한번 핵 실험을 할 것 같습니다. 여러 나라 정보기관뿐만 아니라 언론이나 민간단체도 쉽게 얻을 수 있는 위성사진을 분석하면 북한은 올해 2월부터 풍계리에서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실험을 할지 알 수 없지만 일각에서는 전술핵 실험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다른 쪽에서는 수소탄 실험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그러나 전술핵이든 수소탄이든 둘 다 북한이 2018년 초부터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파기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북한은 3월 2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를 함으로써 자신의 약속을 이미 한번 위반했습니다. 하지만 핵실험과 ICBM 발사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는 바로 중국의 태도입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중국은 북핵 개발을 수십 년 전부터 반대해 왔습니다. 청취자 여러분이 모를 수도 있지만 유엔의 대북 제재는 미국과 중국의 지지를 받아 만들어진 것입니다. 2017년 수소탄 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 대표들이 대북제재를 지지하지 않았다면 오늘날과 같은 엄격한 제재는 탄생할 수 없었을 겁니다.

중국은 국제법에 따라서 합법적인 5대 핵보유국 중 하나인데요. 이것은 매우 중요한 특권이고 주변국의 핵 무기 확산을 환영하지 않습니다.

다른 면으로 보면 대륙간 탄도 미사일 ICBM 개발은 중국 입장에서 그리 위험하지 않습니다. 북한의 ICBM은 중국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크게 위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핵 보유는 중국에 직접적 영향을 주며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압박을 가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4월이나 5월, 북한이 다시 한번 핵실험을 한다면 중국은 어떤 입장을 보일까요?

한편으로 보면 중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추가 제재를 지지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기본 이유는 지난 몇 년간 매우 심각해진 미국과 중국의 대립입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다음에 중국, 러시아와 미국과의 협력은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공개적으로 압박하지 않아도 보이지 않게 북한을 제재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북한은 사실상 중국의 지원 덕분에 생존하는 나라가 되어버렸습니다. 중국에서 공짜로 나오는 비료, 식량, 기름이 없어진다면 북한 경제는 위험합니다. 물론 중국이 북한을 후원하는 이유는 중국의 국가 이익 때문입니다. 미국과의 대립이 첨예한 상황에서 중국에 완충지대는 과거보다 훨씬 더 중요해졌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중국은 조용하게 북한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면 얼마 동안 기름을 보내주지 않거나, 식량이나 비료 지원 규모를 축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중국의 대북 압박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중국 당국은 한반도 북반부에서의 체재 유지와 현상 유지를 희망하고 이 때문에 중국은 북한의 내부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입니다. 즉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중국에서 보이지 않는 벌을 받겠지만, 이 벌은 가벼울 수밖에 없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ndrei Lankov,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