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김정은 건강이상설이 보여준 북한체제의약점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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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초부터 세계 언론은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물론 세계 많은 나라들이 최고지도자의 건강상태는 주로 비밀에 부치지만 북한만큼 최고지도자의 건강상황을 극비로 하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객관적으로 말하면 지금 우리가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4월 11일 이후 김정은이 공개활동을 하지 않고 있고 15일 태양절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것 뿐입니다. 물론 소문은 많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수술을 받고 문제가 생겼다는 이유가 있고 와병상태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세계 언론들은 오랜만에 북한에 대한 관심이 대폭 커졌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김정은 사망에 대해 희망이 많습니다. 그들은 김정은이 사망한다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도 있고 이어 남북통일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은, 김정은의 유고 상태가 매우 위험한 국내외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김정은정권은 매우 위험한 벼랑끝 외교를 했지만 어느 면에서는 합리주의적인 경제정책을 실시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현 단계에서 우리가 김정은의 건강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럴까요? 북한이라는 국가는 권력이양에 대한 충분한 제도가 없습니다. 권력이양 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최고지도자의 죽음이나 심각한 건강상태는 불가피하게 고급 간부들간의 대립이나 혼란을 초래합니다. 그들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서, 또 위험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이상하거나 모험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며칠 동안 평양을 보면 이런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김정은의 건강에 대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극소수 간부들은 이상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북한의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이 지도자의 사망에 대한 공포가 없다면 우리도 공포를 느낄 필요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소문이 별 근거 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북한 정권의 특징을 아주 잘 보여주었습니다. 첫째로 북한에서 최고지도자는 체재의 핵심입니다. 그가 후계자를 정하지 않은 채 갑자기 죽는다면 나라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래 절대군주제라면 임금님은 거의 자동적으로 후계자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자칭 공화국입니다. 그때문에 봉건시대처럼 세자라는 제도가 없습니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북한은 자칭 ‘공화국’이기 때문에 자신의 기반을 많이 파괴하는 정책을 실시하는 셈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후계자가 누구든지 나중에 도전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자녀들을 제외하면 믿을 만한 후계자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계 역사는 이 사실을 잘 증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건강위기설은 북한 체제의 내부 모순점과 심각한 약점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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