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순, 아프리카의 기니와 세네갈이라는 2개 나라에서 북한 대사관이 철수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지난 10월 하순에 시작한 북한의 해외 대사관 및 영사관 철수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10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북한은 대사관 8개 그리고 한 개의 총영사관을 철수시켰습니다.
물론 대사관 철수가 외교 관계 차단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200여 개 세계 국가 가운데 북한은 여러 국가와 수교했지만 상주 대사관은 45개 정도만 설치했습니다. 교류가 많지 않은 국가라면 이웃 국가에 상주하는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관련 업무를 대신해 왔습니다.
이번에 북한 대사관 철수의 이유는 당연히 경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해외 대사관의유지 비용은 적지 않습니다. 건물도 임대하고 외교관뿐 아니라 대사관을 유지하기 위해 기사나 수리공과 같은 숙련 노동자들에게 외화 생활비를 제공해야 합니다. 또 가끔 비싼 행사를 의무적으로 열어야 합니다. 그래서 북한은 10개에서 20개 정도의 해외 대사관을 철수함으로써 국가의 예산을 절약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대사관 철수의 이유가 과연 경제적인 것뿐일까요. 지난 몇 년 동안, 특히 2019년 미국과의 하노이 정상회담의 실패 이후, 북한 지도층의 세계에 대한 지식, 외교 목적에 대한 기대는 많이 바뀌었고 이번 해외 대사관 대규모 철수는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줍니다.
북한 외교의 기본 목적은 무엇일까요? 중국이나 소련, 미국이나 일본과의 외교는 북한의 체제 안전과 같은 주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지만 나머지 국가와 외교 목적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북한을 선전해 자국의 국제적 인기를 올리려는 목적입니다. 또 하나는 경제 지원이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러나 최근 북한 지도부는 이 목적에 대한 관심을 잃었습니다.
가장 어려운 것은 북한에 대한 지원 및 투자 유치 활동입니다. 2017년 이후 엄격해진 유엔의 대북 제재로 인해 해외 국가들과의 경제 교류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해외에서 북한으로 보낼 수 있는 물건은 제한적이고 특히 공장 설비는 보내지 못합니다. 북한으로 기계나 공업 설비를 수출하거나 공짜로 보내는 행위는 국제법과 같은 UN 안보리 결의안의 위반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북한을 위해 이러한 불법 행위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 상주 대사관 대부분은 자신의 경제 의무를 제대로 실행할 수 없습니다. 결국 철수를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대사관들은 북한과 북한 체제, 지도자들에 대한 선전을 계속하고 있지만 북한 지도부는 이 목적에 대해서도 실망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북한에 대한 선전, 김씨 일가의 위대성에 대한 선전에 수십 년 동안 애써왔지만, 성과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뿐 아니라 북한은 앞으로 대외 활동의 규모를 대폭 줄일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뿐만 아니라 북한 내에 상주하는 외국 대사관의 숫자도 줄어들 것 같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신형 코로나비루스 봉쇄로 평양에 상주했던 25개 정도의 외국 대사관 대부분이 임시 철수했습니다. 그들은 돌아갈 계획이지만 북측이 이들을 환영할지 알 수 없습니다.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북한에 원조를 많이 제공하는 나라들의 대사관은 존재할 겁니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이 평양에 상주 대사관이 있다는 것은 북한으로서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해외 국가와의 관계가 사실상 동결된 상태에서 그 사람들은 과거보다 쓸모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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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