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일본 정부는 매우 중요한 정책 선언을 했습니다. 일본은 자국의 안보정책을 바꾸고, 앞으로 군사력을 더 확대할 것임을 알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다른 나라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도입하겠다고도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일본은 타국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가 없었습니다.
물론 어린시절부터 늘 ‘군국주의 일본’이라는 단어를 들어 온 청취자 여러분들은 놀랍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 관영언론이 주장하는 일본은 위험한 무기를 많이 갖고 있고, 아무 때나 다른 나라를 공격할 수 있는 군국주의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과 거리가 매우 멉니다. 제2차 대전 시기 큰 고난을 겪었던 일본 사람들은 군대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됐고, 적극적인 외교 정책에 대해서도 관심이 사라졌습니다. 일본인들은 미국과 동맹을 맺고, 미국의 보호를 받으며, 스스로 군사력을 갖지 않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그 입장이 마침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불러온 것은 무엇일까요?
하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입니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오늘날 세계에서 국가다운 국가들 사이에 전쟁이 진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 때문에 일본뿐만 아니라 다수 민주국가들은 30-40년 동안 무시해왔던 군사력을 재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중국입니다. 중국의 급속한 군사력 확대를 일본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이유가 바로 북한입니다. 북한은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개발을 갈수록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올해 9월 북한은 마음만 먹으면 핵공격을 할 수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이것을 본 일본은 당연히 우려를 하게 됐고 북한을 억제할 필요성을 보다 더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바로 북한의 군사정책이 초래한 역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늘 자신의 억제력을 높이기 위해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그리고 순항미사일을 개발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이웃 나라들은 이것을 어떻게 볼까요?
모두 북한측의 주장을 믿지 않고, 자국이 보다 더 위험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새로운 위협을 완화하기 위해 자기 나라도 무기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일본도 좋은 사례이지만, 남한에서도 올해 초부터 핵무기 이야기가 많아졌습니다. 이는 북한 핵개발의 가속화 때문입니다. 김정은과 김여정을 비롯한 북한의 지도자들은 남한을 겨냥해 핵공격을 할 수 있다고 대놓고 말합니다. 이러한 위협을 받자,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핵개발이 필요하다는 남한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남한이 진짜 핵개발을 할 수 있을 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핵개발 가속화에 대한 우려감이 커서 남한도 과거보다 군사력를 더욱 열심히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한과 일본이 새로운 무기를 개발한다면, 다른 나라들도 위협을 느끼고 새로운 무기를 개발할 것입니다. 결국 군비경쟁이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현 단계에서 이것은 불가피한 것처럼 보입니다. 2019년에 북한 관련 회담은 무너졌고, 다시 시작할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제일 큰 문제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회담에 무조건 참가할 수 없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실제 회담내용과 무관하게, 북한과의 회담은 비핵화 회담을 주제로 해야 한다는 태도입니다. 북한과의 회담 주제가 비핵화 회담이 아니라면, 여러 나라에서 유권자들이 큰 불만을 느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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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i Lankov,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