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남한 정부는 왜 대북삐라금지법을 제정했을까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0-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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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4일 남한 국회는 남북 관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른바 ‘대북삐라 금지법’입니다. 쉽게 말하면 남한 국민들과 비정부단체들이 북한으로 삐라를 보내지 못하게 하는 법입니다. 흥미롭게도 새 법에 따르면, 삐라 뿐만 아니라 정보와 동영상이 있는 USB, 즉 범용직렬무선을 북한으로 보내는 것도 금지되었습니다.

남한 정부가 대북삐라금지법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남한 정부는 2000년대초부터 북한으로 삐라를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날 문재인정부는 대북 삐라를 많이 싫어합니다. 하지만 시민들과 비정부 민간 단체들은 정기적으로 김씨일가를 비난하고 외국 소식을 담은 삐라를 풍선에 실어서 북한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남한에서 시민들은 정부가 싫어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북한으로 삐라를 보내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압도적으로 문재인정부를 반대하는 사람들인데 주로 탈북자들과 남한 보수파입니다. 북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남한의 반정부시위는 김일성과 김정일을 찬양하는 청년학생들의 시위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위가 거의 없어진 지 벌써 20년 되었습니다. 오늘날 서울시내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시위는, 김정은을 규탄하고 북한과의 회담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시위입니다. 물론 문재인정부를 지지하는 남한사람이 많지만 반대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남한은 민주국가여서 누구든지 마음대로 시위를 할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북힌은 올해 5월까지 이러한 삐라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6월 김여정은 담화를 발표하고 “남한 당국이 대북 삐라를 방치한다면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동시에 북한곳곳에서 남한을 비난하는 대규모 군중집회가 열렸습니다. 당연히 이 군중집회는 로동당이 명령한 시위입니다. 북한은 독재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남한 국민들이 납세한 세금으로 지어진 남북연락사무소도 폭파했습니다.

그러나 6월 말 북한은 갑자기 남한을 규탄하는 군중집회를 중단하고, 북한 관영언론도 대북삐라나 남한 비난 보도를 갑자기 중단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를 알기가 어렵지만 당시에 문재인정부는 북한 지도부와 어떤 비밀 약속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남북 비밀 접촉과 합의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측은 시끄러운 대남 비난을 중단하는 대신에, 남한 측은 삐라를 통제하겠다는 합의입니다.

물론 남한은 민주국가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싫어하는 활동이라고 해도 불법활동이 아니라면 금지할 수 없습니다. 그 때문에 남한정부가 대북삐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대북 삐라를 법으로 금지하는 방법 뿐입니다.

그러나 이 법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남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나라들에서 이 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삐라를 비롯한 정보를 자유롭게 전달하고 유통하는 것은 민주국가의 기본 원칙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한당국은 대북 삐라 금지법을 정말 엄격하게 집행할 지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법을 너무 열심히 집행한다면, 세계에서 남한 국가 이미지가 많이 나빠지고, 문재인정부가 민주주의를 위반하는 정권으로 알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삐라 금지법은 남한 측이 북한에 준 매우 심한 양보라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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