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시대착오적인 국가통제경제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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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평양에서 조선로동당 제83차 전원회의가 열렸습니다. 옛날 소련과 오늘날 중국의 공산당의 정치구조를 열심히 모방하는 로동당의 전통에 따라서, 전원회의의 토론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토론된 문제들과 회의의 기본 분위기를 알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이번 로동당 전원회의는 경제문제를 다루었는데요. 김정은이 정권을 장악한 이후 빠르게 좋아지고 있던 북한 경제는 2018년 무렵 심한 위기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적인 이유는 유엔 제재와 신형코로나비루스의 확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만큼 국가가 위기에 빠졌다면 어떤 정부든 비상 조치를 논의할 것입니다. 따라서 회의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닌데요. 문제는 김정은과 북한정권이 제시하는 경제 대안들은 매우 시대착오적일뿐만 아니라 역효과만 초래하는 정책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지도부가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은 바로 1960-1970년대식 경제 즉 김일성시대 경제의 부활입니다. 그들은 기업소에 대한 중앙정부의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장사, 장마당, 개인경제를 없애버리거나 많이 제한시킬 꿈을 꾸고 있습니다. 농업에서도 소토지나 뙈기밭을 많이 없애버리고, 인민들이 모두 다 국가가 주는 배급을 받고 협동농장 밭에서만 농사를 짓도록 하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이 야기하는 결과를 예측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특히 김정일시대인 2000년대 후반, 북한당국이 오늘날과 매우 비슷한 정책을 추진한 적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국가기업소 간에 거래를 할 때 협의가격이 아니라 국정가격만 쓸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기업소들은 필요만큼 부속품과 재료를 얻을 수도 없고, 완성품을 팔았을 때도 얻을 것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결국 경제의 마비는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농업은 어떨까요? 비슷합니다. 포전담당제와 분조관리제를 잘 실시했을 때, 농민들은 열심히 일할 이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협동농장에서 농민들은 열심히 일할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당중앙 선전일꾼들은 농민들이 로동신문을 많이 읽고 사상교육을 많이 받는다면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주장하겠지만, 이것은 당연히 헛소리일 뿐입니다.

원래 김정은정권은 기업소나 개인에 대한 통제를 완화했고 따라서 경제가 성장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김정은정권은 반대방향으로 열심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물론 대북제재도, 신형코로나비루스도 북한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경제관리 부문에서 새로운 실험을 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요. 그래도 적지 않은 성과를 불러온 사회주의기업관리책임제를 사실상 철거하기 시작한 것은 나쁜 선택일 뿐만 아니라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마 3-4년 이후,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는 반시장화 정책이 초래하는 심한 실패를 깨닫고, 그 다음에 방향을 바꾸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의 정책의 결과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상황 그리고 식량난 뿐이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정권은 방향을 바꿀 때, 고급 경제간부 몇 명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고, 그들을 희생양으로 삼을 것입니다. 전례도 있습니다. 2010년 박남기입니다.

그래도 오늘날 중국이 대북지원을 줄 수 있어서, 큰 도시에서 아사자가 생기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작은 도시에서는 식량난이 아주 심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대착오적인 정책 때문에, 인민들은 고생이 보다 많아질 것 같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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