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남한에서는 정부 고위 관리나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청문회를 통해 그 사람의 능력과 자질을 평가받아야 합니다. 특히 남자의 경우 군대를 다녀왔는지 여부는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됩니다. 왜냐하면 국민의 의무인 군대도 다녀오지 않고 국민을 다스리는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옳지 않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북한이라고 이런 상식에서 피할 수는 없습니다. 북한 최고 지도층인 김일성 김정일 부자 일가는 군복무를 했는지.. 이수경 기자가 알아봅니다.
우선 늘 군부대 시찰을 다니며 선군정치를 강조하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습니다. 김정일은 김일성 종합 대학을 졸업한 직후 곧바로 중앙당에 들어가 정치 수업을 받았기 때문에 그가 군에 가지 않았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입니다. 다만 북한 관련 자료에 따르면, 김정일은 대학시절 잠깐 군대에서 훈련을 받았던 적이 있으며, 예전부터 사냥등 취미 생활로 사격을 즐긴다고 합니다.
군복무를 하지 않은 김정일이 군대에서 받은 계급은 '원수'입니다. 즉 김정일은 소장, 중장, 상장, 대장 시절도 없이 곧바로 '원수' 계급장을 단 북한 유일한 인물인 것입니다. 김정일은 또 북한 군대를 총 지휘하는 국방위원장의 직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김정일이 북한 군대에서 최고 위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김정일에게는 배다른 남동생으로 김일성의 후처 김성애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김평일과 김영일도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습니다. 고위 탈북자의 따르면, 김평일은 김일성 종합대학 재학시절, 판문점도끼사건이 터지자 아버지 김일성에게 졸라 대학을 1년 일찍 졸업하고 호위사령부에 입대해 바로 여단장으로 임명되었고 얼마 후 소장으로 승진되면서 김일성 군사종합대학 사단장 과정에 입학했습니다. 김평일은 군복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히 말하면 군복무라기 보다는 군대의 높은 자리에 낙하산으로 배치되어 잠시 머물렀던 것 뿐입니다. 김정일의 또다른 이복동생으로 지난 2002년 독일에서 병으로 사망한 김영일도 김일성 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독일로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물론 군대는 다녀오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김일성의 세 아들들이 모두 군대에 가지 않은 것처럼 김정일의 세 아들도 군대는 피했습니다. 특히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은 대학 졸업 후 해외에 유학을 했고 지금도 해외 생활을 전전하고 있지요. 올해 27살의 차남 김정철과 25살의 삼남 김정운 역시 해외 유학 이후 군대에 입대했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다만 김정철과 김정운은 김정일의 후계자 감으로 유력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들이 군대 장악을 위해서 어떤 직분을 받고 활동하게 될지는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전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자 고영환씨는 북한 주민들은 이같은 사실에 대해서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으며, 그랬다가는 정치범 수용소로 직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영환: 김정일, 김정남, 김정철 다 군대 안 갔다 왔죠. 옛날에 거기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말을 했던 사람들은 다들 행방불명이 됐습니다. 북한에서 김정일과 주변 인물들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금기사항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아예 말을 하지 않습니다.
한편 남한에서는 최근 정치가들이나 군 고위 간부의 자녀일수록 더 군복무에 충실히 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고위 간부의 자녀가 부당하게 군복무를 면제받았거나 군복무를 소홀히 한 일이 적발되게 되면 국민들의 여론은 악화되고 해당 간부는 물러나거나 직위 해제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