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기획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실체’ 오늘부터 몇 차례에 걸쳐 영화광 김정일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서는 영화 "한 여학생의 일기"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 영화는 김정일이 직접 영화의 이야기와 편집, 촬영을 구체적으로 지도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는데요, 이처럼 김정일이 영화광이란 사실은 국내외에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김정일 관련 자료에 따르면, 김정일은 대학시절부터 매일 중앙영화보급사로 등교하다시피 해서 나중에는 중앙영화보급사가 김정일을 위해 특별 영사실을 따로 마련해 줄 정도였다고 합니다.
또 김정일은 대학 졸업 후 중앙당 선전 선동부 부부장으로 일하면서 영화 촬영소에도 자주 나와 지도 했는데, 이때 만난 여배우 성혜림과 사랑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김정일은 유부녀였던 성혜림과 밤새 영화얘기를 하며 밤을 지세우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결국 성혜림은 남편과 이혼하고 김정일과 동거에 들어가 아들 정남을 낳았습니다.
김정일은 집무실은 물론 관저 별장등 가는 곳 마다 영사실을 설치해 놓고 영화를 보고 있으며, 특히 자신 소유의 영화 문헌고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식 명칭은 '국가영화문헌고', 평양시내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영화 문헌고는 지상 3층 지하1층 규모입니다. 이곳은 김정일과 김정일이 지정한 사람 이외에는 출입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곳에 보관돼 있는 세계 각국의 영화 필름은 약 1만 5000여편 정도이며, 이 곳에서 일하는 직원만 해도 성우와 번역사, 자막사, 녹음 기사를 포함해 2백 5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미국 할리우드 영화 필름을 비롯, '남조선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어서 남한 영화 필름도 3백여편 정도 있습니다. 북한에 납북돼 이곳을 방문한 바 있는 신상옥 감독은 자신이 만든 영화 가운데 남한에서는 이미 구할 수 없는 영화 원본을 이곳에서 보관하고 있었다고 수기 '우리의 탈출은 끝나지 않았다'에서 밝힌바 있습니다.
신상옥 감독은 이 수기에서 김정일의 영화 문헌고 소장 필름들은 판권료를 주고 정식으로 수입된 것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부분 불법으로 들여온 것인데, 국제영상자료 연맹 (FIAF)를 통해 필름을 교환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외교 공관을 통해 은밀히 들여온다는 것입니다. 해외의 북한 공관의 문화 서기관이 담당하고 있는 가장 큰 임무가 주재국의 영화 정보와 필름을 수집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또 영화 문헌고 책임자도 1년의 절반 이상을 외곡에 머물며 비정상적인 경로로 복제 필름이나 암시장 물품을 평양으로 보내는데 해외에서 수집된 영화 필름 보따리는 '100호 물자'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 '100호 물자'는 최우선적인 취급을 받고 아무도 손을 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03년부터 올 8월까지 한국영상자료원 원장을 역임한 이효인 교수는 특히 김정일은 유명한 남한 영화들은 빠짐없이 구해서 보는 등 남한 영화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효인: 남한 영화는 북한의 김정일을 위시해 몇몇 사람들만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남한의 유명한 영화들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거의 다 보는 편인데, 심지어는 남한에는 없는 필름도 북한에서 다 보관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한편, 신상옥 감독은 자신의 수기에서 김정일은 영화 예술 분야에 있어서 상당한 재능과 소질을 갖고 있다며, 김정일을 북한 영화계의 1인자라고 평가했는데요, 이는 영화 문헌고 덕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영화 문헌고는 김정일과 그 일부 측근들을 제외하고는 외부와 철저히 통제돼 있기 때문에 김정일은 그곳에서 수많은 영화를 보며 혼자서만 공부해서 실력을 쌍아 혼자 권위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김정일은 초보적인 영화 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한 '영화 예술론'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는데 북한은 이 책을 주체적 예술론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이수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