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북한 노동당은 지난 1980년 이후 당 대회를 한 번도 소집하지 않았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제 17차 전국 대표 대회가 21일 막을 내렸습니다. 중국은 5년마다 열리는 전국 대표 대회를 통해 국가를 이끌어갈 새로운 지도부를 뽑고, 주요 국가 정책들을 결정해 왔습니다.
중국에 '공산당 전국 대표 대회'가 있다면 북한에는 '조선 노동당 대회'가 있습니다. 조선노동당 규약에 따르면, 당 대회는 5년마다 한 번씩 소집돼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마지막으로 당 대회를 연 것은 지난 1980년 10월 제 6차 대회였습니다. 27년 동안 대회가 소집되지 않은 것은 세계 공산주의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몇 가지 이유를 보면 우선 사람 많은 곳에 나서기 싫어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성격 탓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으로 남한 통일정책 연구소의 고영환 연구원의 말입니다.
고영환: 통치 형태 자체가 변했다는 것이죠. 김일성처럼 사람들 많이 모아놓고 회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인물들한테 권한을 줘서 해당 부문에 대한 정책을 세우되 철저하게 자신의 재가를 받고 하는 측근의 의한 정치를 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소수만 모아놓고 하는 밀실 정치를 좋아해서 안하는 것입니다.
즉 김정일 위원장은 측근 중심의 정치 형태를 구축하면서 더 이상 노동당과 같은 집단 정책 결정 기구가 필요 없어 졌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북한은 사회주의라고 떠들고 있지만 실상 사회주의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입니다. 남한 국민대 란코프 교수는 북한의 정치 체제는 과거 사회주의에서 독재 국가로 변질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란코프: 제가 볼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국제 환경, 즉 사회주의 진영의 붕괴입니다. 북한 집권 계층도 사회주의가 효과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은 옛날 공산주의 사상에서 벗어나 지금은 자생적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가족적 독재 국가'로 변천하고 있습니다.
노동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데는 경제적인 이유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북한 지도부로써는 과거 경제 정책의 과오를 반성하고 앞으로 새로운 정책을 만 천하에 공개하는 자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고영환 연구원은 말합니다.
고영환: 당 대회를 열려면 북한 경제 상황이 나아져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합니다. 당 대회를 한다고 하면 새로운 발전 계획이 세워 졌구나. 발전 전망이 보이는 구나하는 희망을 줘야 하는데 북한 경제 상태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과거 막강한 권력을 자랑했던 북한 노동당은 이제 그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도 옛날처럼 입당을 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상낙원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해 이밥에 괴기국을 먹여주겠다던 약속은 현실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