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통신] 탈북자 보험설계사, 정상회담 이후 북한사람들 표정

서울-최영윤, 박성우 / 중국-김준호 seoul@rfa.org

17일부터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금강산에서 이뤄지고 있는데요, 금강산 해금강 호텔을 찾은 북측 이산가족들이 남측가족들과의 개별상봉을 위해 줄지어 서있는 사진이 언론에 공개됐는데요, 대부분 머리가 하얗게 샌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더군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18일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사무소가 다음달 완공되면 이산가족 생사 확인이 상시적으로 가능할 것이고 만남의 횟수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장밋빛 전망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이뤄지기를 기원합니다.

탈북자 보험설계사 이광철씨

오늘 첫 소식으로 남한에 들어와 열심히 살고 있는 탈북자 한 사람을 소개합니다. 박성우 기자와 알아봅니다.

오늘 소개하는 탈북자는 보험설계사로 근무하고 있는 분이죠?

네, 그렇습니다. 남한의 경상북도 구미에 있는 LIG손해보험회사에서 보험설계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광철 씨 얘기인데요, 보험설계사라는 것은 보험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직업인데요, 보험은 재해나 각종 사고가 일어날 경우에 따르는 경제적인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미리 일정한 돈을 적립해 두는 제도입니다.

‘머니 투데이’ 등 남한의 경제전문 인터넷 매체 몇군데에서 18일 이광철 씨의 얘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광철씨는 함경남도 출신으로 올해 37살이라고 하는데요, 북한에서는 홀어머니, 네 누나와 함께 살았다는데요, 어려서부터 총명해서 의과대학에 입학하기도 했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03년 간경화로 고생하던 어머니의 약과 식량을 구하기 위해 중국 국경을 넘다 북한 당국에 붙잡혔는데 이 때문에 탄광에서의 고된 노동과 감시를 당해야 했고 그 와중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다니던 의과대학을 포기해야 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 씨는 북한에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판단하고 탈북을 결심해 지난 2004년 7월 베트남을 경유해 남한으로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광철 씨가 보험설계사가 된 이유가 뭐라고 합니까?

이 씨는 지난 2004년 7월에 베트남을 경유해 남한에 들어왔는데요, 이듬해인 2005년 5월에 아는 사람의 소개를 받고 보험설계사가 됐다고 합니다. 이 씨는 “북한에도 보험이 발달해 있었다면 어머님의 병을 치료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적은 보험료로 필요한 순간에 큰 힘이 되는 보험이 매력적이어서 보험 영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보험설계사가 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지난 한해 이씨는 월평균 수입으로 백50만원 안팎을 받았는데요, 이화성 LIG 손해보험 구미 지점장은 “이 씨의 매출과 소득이 아직 동료 설계사들에 비해 모자란 편이지만 보험에 대한 애착과 열정이 누구못지 않아 주위 동료들이 탄복할 때가 많다“면서 이 씨를 칭찬했습니다.

이광철 씨처럼 남한에 와서 잘 적응하고 있는 탈북자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죠?

네,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지역사무소가 최근 광주. 전남북. 제주지역 새터민 14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는데요, 내용을 보면 조사대상자의 64%가 개인이나 집안의 어려운 일을 이웃과 의논하지 않았고 65.8%가 아플 때에도 도움을 주고 받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특히, 조사 대상 탈북자 10명 중 6명은 직업이 없는 실업상태이며 직장이 있더라도 평균 월소득이 100만 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처럼 탈북자들이 이웃과 활발히 교류하지 못한 채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남북 정상 회담 이후 북한 사람들 표정

남북 정상회담이 끝난 지 보름 가까이 됐는데요, 그 뒤의 북한 소식이 궁금합니다. 혹시 북한 사람들 얘기를 들어 보셨는지요?

예, 아주 제한적이고 소수이긴 하지만 들어봤습니다. 워낙 폐쇄적이고 경계를 많이 하기 때문에 저들의 진지한 속내를 듣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들어봤는데요. 다짜고짜로, "빨리 미제 몰아내고 우리끼리 통일 해야디요".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조선이 원조 많이 해준다니께 좋디요." 하기도 하고 "남조선 대통령이 얼마 안남았다는데 대통령 바뀌면 장군님하고 약속한 게 지켜 지겠습네까?' 하기도 하고.

어째든 이번 회담 내용의 실현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자기네들에게는 나쁠 게 없다는 그들의 생각을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남한에서도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NLL, 북방한계선이죠? NLL에 대한 것을 물어보셨다고요?

NLL이라는 용어는 잘 이해를 못하고 해주 앞바다 얘기라고 풀어 주니까 그제서야 미제가 강제로 점령하고 있는 거라면서 열을 올리고 자기네 바다를 남조선이 깔고 앉아 있는 거랍니다.

저들의 내심은 남한의 정권이 바뀔 가능성에 대하여 상당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전에도 많이 들은 내용이지만 김대중 대통령 하고 현 노무현 대통령에겐 드러내놓고 호감을 표시하지만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미제 앞잡이라고 서슴없이 말합니다. 남한의 한나라당에 대한 거부감 내지는 불안감은 그쪽에서는 꽤 지식층에 속한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북한 당국 분위기는 어떻다고 합니까?

잘 얘기를 안하는데, 당국의 주민들에 대한 통제가 전과 별로 달라진 게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전보다도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주민들에 대한 교양학습도 출석 체크를 엄격하게 하며 최근에는 변방지역의 마약단속과 밀무역 단속이 강화 되었다고 합니다.

중국 국경지역의 휴대폰단속이 강화됐다는 얘기도 들리고 들리고, 남한의 영상물 (CD)단속도 전과 조금도 달라진 게 없고 북한 TV 등에서도 정상회담 관련 얘기는 일체 나오는 법이 없다고 합니다. 가을 추수가 거의 끝나갈 무렵인데도 장마당의 쌀값은 계속 오르고 있어서 이번 겨울나기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