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통신] 한국, 중국, 일본 추석 맞이 표정

서울-최영윤 choiy@rfa.org

여러분 안녕하세요? 서울통신입니다. 음력 8월15일, ‘추석’입니다. 왠지 ‘추석’이란 말을 들으면 ‘풍요롭다’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르는데요. 사실 북녘 주민들이 이번 여름 홍수피해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하지만, 방송을 듣는 시간 만큼은 고단한 일상을 잊고 편안하셨으면 좋겠네요. 오늘 <서울통신>은 추석 특집으로 꾸며봤습니다. 한국의 추석 맞이 표정과 함께 중국과 일본을 연결해서 현지 표정을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의 추석 맞이 표정

장명화 기자!

한국에서는 추석연휴 때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서 이른바 ‘민족 대이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죠?

네, 그렇습니다. 정부는 이번 추석연휴 기간 동안에는 지역간 이동인원이 지난해 보다 3.5%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인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 간 전국의 지역간 이동인원이 4천6백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추석을 맞아 북한이탈주민들이 병들고 외로운 노인들을 찾아 봉사활동에 나섰다는 훈훈한 소식도 있죠?

네, 그렇습니다. 지방신문인 <강원일보>에 나온 기사 내용인데요,

지난 18일, 춘천에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7명이 춘천시 소양로에 있는 노인요양시설 ‘태양의 집’을 찾아 청소도 하고, 노인들을 목욕시켜주고, 노래도 부르고 하면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태양의 집’은 치매나 중풍을 앓고 있는 노인 9명이 생활하고 있는 곳인데요. 이들 새터민들은 노인들에게 봉사활동을 하면서 북녘땅에 두고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대신했습니다. 북에서 의사를 하다 탈북한 70살 김관현(70)씨는 몸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수지침을 놓아주기도 했는데요, “추석이 되면 북에 두고온 자식들이 너무 보고 싶어진다”면서 “올해 32살이 됐을 막내아들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고 눈시울을 붉혔다고 합니다.

지난 1997년 두 아들과 함께 남한에 온 이예선(여·48)씨도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고향이 더욱 그리워진다”면서 “함께 남한으로 오지 못하고 북녘땅에 홀로 남아 계신 어머니가 너무 보고싶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장명화 기자! 잘 들었습니다.

중국 동포, 추석 표정

네, 이번에는 중국으로 가봅니다. 김준호 특파원!

한국에서는 지금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았는데요. 중국은 어떻습니까? 중국에서도 추석을 지내죠?

중추지에(중추절)라고 해서 있긴 한데, 월병(위빙)을 선물로 주고 받는 정도이고 모든 관공서나 학교, 회사 등도 정상근무를 합니다. 사실 크게 명절로 여기지도 않습니다. 특별한 얘기 거리도 없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중국에서 가까운 북한지역의 분위기는 어떻다고 합니까? 들은 얘기가 있습니까?

네, 제가 며칠 전에 북한 신의주에 살다가 중국에 온 지 두달 된 한 화교를 만나 들은 얘기인데요.

'추석'하면 가족들이 만나고 음식을 준비하고 조상들에게 감사하며 제사를 지내고 하지 않습니까? 북한에도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기는 한데, 문제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일부 계층을 제외하고는 제사상 마련이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여유가 있는 계층에서는 송편도 빚고 음식도 준비해서 제사를 지내지만, 대다수 많은 사람들은 격식을 갖춘 풍성한 제사상 준비는 엄두를 못낸다고 합니다. 하지만,나름대로 제사를 지내는 풍습은 북녁 땅에서도 지켜지고 있다고 합니다.

네, 김준호 특파원 잘 들었습니다.

일본 동포, 추석 표정

이번에는 일본 표정 알아봅니다. 채명석 특파원!

일본에 살고 있는 60만 재일동포들은 민족의 명절인 추석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채 기자, 재일동포 사회에서도 추석 차례를 지내고 있는지요.

지금 재일동포 사회는 1세, 2세가 고령으로 사망하고 그 대신 3세, 4세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때문에 일본에 동화되는 현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일본의 추석은 오봉이라 하여 양력 8월15일경에 지내기 때문에 재일동포사회에서도 성묘나 차례를 대개 이때 지내는 것이 보통입니다.

또 일본에는 추석 연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신 한국인들이 몰려사는 도쿄 신오쿠보 거리나 일본 최대의 코리라 타운 오사카의 이쿠노 지구에서도 평상시 처럼 모두 생업에 종사하고 있어 추석 분위기를 별로 느낄수 없는데요.

조총련은 아리랑 축전 관람을 겸해서 추석 성묘단을 모집했는데요. 평양 5.15 경기장에서 아리랑 공연을 관람한 다음 추석 당일인 25일에는 동명왕릉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해외동포묘지를 성묘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만경봉 92호의 입항이 금지된 여파로 나리타에서 비행기로 중국 선양으로 들어가 다시 고려항공으로 갈아타고 평양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올해의 추석 성묘단은 수십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조총련계 재일동포들의 고향은 대부분 남한인데요. 95 년부터 총련계 재일동포 추석 성묘단 내지는 고향 방문단이 조직돼 지금까지 모두 48,167명의 총련계 동포들이 남한을 방문해 고향을 둘러보고 성묘를 마쳤습니다만, 이 사업은 2002년을 끝으로 중단된 상태입니다.

추석 연휴를 맞아 남한 사람들은 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많은데 일본에도 많이 몰리겠지요.

그렇습니다. 인천 국제공항은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중 약 31만 2천명이 외국으로 출국하고 29 만6천명이 입국할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이는 작년에 비해 8%가 늘어난 수치인데요. 추석 연휴 기간중 남한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외국 관광지로는 첫째가 동남아시아, 둘째가 일본, 세째가 중국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천혜의 자연 환경을 즐길 수 있는 호카이도 아사히카와, 온천과 쇼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규슈 지방의 후쿠오카, 관광과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오사카 등이 인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일본의 수도 도쿄에도 김포-하네다 간의 노선을 이용하여 대거 남한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남한의 젊은 여성들은 일본의 엔 시세 보다 3할가량 강해진 원화를 이용하여 도쿄의 유명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작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233만9천명이었고,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211만7천명으로 한일간의 방문자수가 비슷해지고 있는 추이인데요.

한국인 관광객들이 급격히 늘다보니 새로운문화마찰이 일어나고있는 것이 문제인 것 것 같습니다. 예컨대 일본사람들은 식당이나 백화점,유원지 등에서 항상 줄을 서며 기다리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는데요. 성질이 급한 남한 사람들 중에는 줄서기를 마다하고 새치기하는 사람들이 있어 일본사람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또 일본에서는 공짜라는 것이 없는데요. 예컨대 한국 식당에서 김치를 더 달라고 했다가 나중에 김치 값이 계산서에 올라 있는 것을 보고 종종 시비가 붙고 있다고 합니다. 해외에서 문화 마찰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방문국의 습관과 예절을 무엇보다도 존중해야 할 것입니다.

채 특파원! 잘 들었습니다.

앞서 장명화 기자가 전한 북한이탈주민의 봉사활동 기사에서 전해드리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요. 봉사를 주관한 춘천경찰서 관계자가 “도움만 받던 북한이탈주민들이 추석을 맞아 남을 위해 봉사를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하면서 “봉사를 나온 북한이탈주민들이 앞으로 봉사를 자주 나오자고 해서 한달에 한번씩 봉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남한생활에 나름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북한이탈주민들의 봉사라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서울통신> 여기서 마칩니다.

제작, 구성에 이현주 기자! 진행에 최영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