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최영윤, 박성우 / 도쿄-채명석 xallsl@rfa.org
오늘 한국에서는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됐다 미군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구조된 북한 선박 얘기가 하루종일 화제가 됐습니다. 한 신문 기사는 ‘해적보다 센 북한 선원’이라고 제목을 달기도 하고, 다른 기사에서는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면서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는데요,
화제가 된 이번 사건을 두고 “미군이 정체불명의 선박으로부터 구조요청을 받은 상황에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한 일이라고 보면 된다“고 한국의 한 정부관계자가 이번 상황을 정리하기도 했다는데요, 국가간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인명은 그 자체로도 소중하다는 얘기겠죠?
고액권 지폐에 들어갈 인물 선정 놓고 논란
한국에서는 오는 2009년에 10만원권과 5만원권 지폐를 새로 만드는데요, 지금쯤이면 지폐에 들어갈 초상화 인물을 선정했어야 하는데 인물을 결정하는 것을 놓고 논란이 치열해 결정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박성우 기자 연결합니다.
얼마전에 화폐를 발행하는 한국은행측이 10명의 후보를 제시했고, 최근에는 그중 4명으로 후보가 압축됐다는 보도도 있었죠?
네, 4명으로 압축됐다는 그 후보는 독립운동가인 김구, 안창호 조선시대 여류 서화가이자 현모양처의 상징으로 통하는 신사임당, 조선시대 과학자 장영실인데요, 이들이 유력시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에 일부 단체들을 중심으로 김구와 신사임당에 대한 반대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어떤 반대 의견인가요?
보수시민단체인 ‘국민의 함성’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반대한 김구를 고액권의 초상으로 쓸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밀고 있는 인물인 이승만을 적극 추천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함성’ 이준용 조직국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이준용 ‘국민의 함성’ 조직국장: 김구는 48년 UN총선거를 끝까지 반대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결정지은 것을 반대한 사람, 고액화폐권의 인물이 된다는 것은 옳지 않다. 이승만이 돼야 한다.
신사임당에 대한 반대 운동은 여성운동단체인 ‘문화미래 이프’에서 주도하고 있는데요. 엄을순 대표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엄을순 ‘문화미래 이프’ 대표: 신사임당은 현모양처의 이미지, 현모양처라는 것이 새 여성에게 비젼도 주지 못하고 새 역할모델도 안됨. 누구의 엄마, 부인이라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았던 사람이 되어야 새 여성들에게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함.
이 단체에서는 독립운동에 나섰던 유관순 열사가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부 후보들을 반대하는 단체들의 목소리 뿐만 아니라 4명 중에 포함되지 않은 후보들을 지지한 단체들도 나름대로 인물 선정을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예를 들면, ‘광개토왕대제기념사업회’라든가,‘유관순 열사 기념사업회’ 등입니다. 유관순 열사 기념사업회는 지난 24일에 한국은행에 건의서를 보내 유관순 열사를 탈락시킨 이유를 밝히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은행측도 당혹스럽겠네요?
네, 한국은행의 이승윤 발권정책팀장은 “원래는 지금쯤 인물을 선정했어야 하는데, 여러 단체들의 반발 등을 고려해서 아직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는데요. “화폐인물 선정에 대한 반대는 어느 나라에서나 있는 일이라면서 자문위원들의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대중 납치사건 관련 주일 한국대사 유감 표명
지난주 한국 국정원의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가 김대중 납치사건은 중앙정보부의 소행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에따라 유명환 주일 한국대사가 30일 일본정부에 유감을 표명했는데요, 도쿄 채명석 특파원 연결해서 일본의 반응 알아봅니다.
채 기자, 일본정부는 한국 정부의 유감 표명을 어떻게 받아들일 방침입니까?
고무라 외상은 30일 유명환 대사의 유감 표명을 한국 정부의 공식 사죄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습니다. 마치무라 관방장관도 31일 한국 정부의 사죄 표명을 받아들여 일본에 대한 주권 침해를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973년8월 도쿄의 그랜드 팰리스 호텔에서 김대중 씨가 납치되어 한국에서 풀려난 뒤 일본 정부는 김대중 씨가 일본의 공권력이 미치는 일본 국내에서 납치된 것은 일본의 주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항의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해 8월 총련계 재일동포 문세광이 일본 파출소에서 훔친 권총으로 육영수 여사를 저격,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김대중 납치 사건에 대해서도 정치적 결착이 이루어지고 일본의 주권 침해 문제는 흐지부지 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국정원 보고서가 중앙 정보부의 관여를 명시함으로서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유명환 주일 한국 대사가 30일, 고무라 외상을 찾아가 정식 사죄함으로서 김대중 납치 사건은 한일 양국 정부 사이에서 완전히 외교적으로 결착을 보게 됐습니다.
납치사건의 당사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중인데요, 김 전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교토를 방문중인 김대중 전대통령은 30일 자신의 납치 사건에 대해 한일 양국 정부 사이에 외교적인 결착이 이루어진 데 대해 큰 불만을 표명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국정원의 보고서가 진상을 규명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특히 박정희 대통령의 관여에 대한 진상 규명이 미흡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일본은 주권이 침해됐음에도 이를 수용한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인권 침해라고 주장하면서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습니다. 34년전에 일어난 김대중 납치 사건은 두번에 걸친 정치결착과 이번의 외교 결착으로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남은 것은 일본 경찰이 수사를 다시 재개할 가능성인데요. 현재 납치 사건 수사본부가 해체된 상태이고, 외교적으로 사건이 결착된 마당에 일본 경찰이 단독으로 수사를 재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단신
버마 군사정권은 지난 4월 북한과 외교관계를 복원한 데 이어 북한이 최근 버마 주재 북한대사를 임명한 것과 관련해 이를 승인했다고 버마 외교부 소식통들이 30일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52세인 김석철이 외교관계 단절 24년만에 처음으로 임명되는 북한 대사가 될 것이라고 이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석철 신임 대사는 지난 1989년 이후 북한 외무성내 여러 부서에서 근무했으며 지난 2004년 이후 아시아태평양국 부국장으로 근무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개성공단 제품의 반입과 개성공단으로의 원부자재 반출이 활발해지면서 올해들어 9월까지 남북교역액은 12억3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7% 증가했다고 한국무역협회가 31일 밝혔습니다. 무역협회의 '2007년 1-9월중 남북교역 동향' 자료를 보면 9월까지의 남북교역 가운데 반출은 7억 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2% 감소한 반면 반입은 5억3천만달러로 40.9% 급증했습니다. 교역 유형별로 보면 상업적 거래가 9억2천만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34.6% 증가했습니다.
새터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북한식 김장 나누미 축제‘가 오는 4일 경기도 안산문화원에서 열린다고 한국문화원연합회가 31일 밝혔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안산 뿐만 아니라 대전과 울산, 서산, 목포 지역에 살고 있는 새터민들이 참여해 북한식 김치를 만들어 보일 예정입니다. 새터민들이 선보일 북한 김치는 양념을 적게 해 깔끔한 맛을 내는 평양식 김장김치라는데요, 이렇게 담근 김치를 행사에 참여한 주민들과 홀로 사는 노인 등 취약계층 이웃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