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한국정부와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이 북한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원조는 북한을 오히려 안 좋게 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통일연구원의 박형중 선임연구원이 이 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한국의 인공위성인 아리랑 1호가 지난 22일 촬영한 사진을 보면, 시커먼 흙탕물이 동해로 유입돼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북한의 홍수피해가 심각하다는 북한 언론의 보도가 영상으로도 확인된 겁니다.
북한 수재민들을 돕기 위한 남한 정부의 긴급구호물자는 이미 지난주부터 경의선 도로를 통해 북한에 지원되고 있습니다. 민간단체들도 본격적인 대북 지원에 나섰습니다. 국제 구호단체인 JTS는 23일, 생필품 3억 원 어치를, 굿네이버스는 24일 3억 5천만 원 규모의 긴급구호품을 각각 북한으로 보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대북원조가 오히려 북한을 망치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통일연구원의 박형중 선임연구원입니다. 최근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돌아왔습니다.
박형중: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하는 것은 통치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 금년에 자연재해가 났고, 아마도 내년에도 필연적으로 자연재해가 날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까 금년에도 외부에서 많이 도와주었고, 아마도 내년에도 외부에서 분명히 도와주러 올 것이다라고 한다면, 분명히 통치자 입장에서 자연재해를 극복하는데 충분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됩니다.
오히려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 복구에 쏟아야 할 관심과 지원을 군사비 등 다른 곳에 쓰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이렇게 되면 영원히 외부원조가 필요하게 된다고 박형중 연구원은 경고합니다. 국제사회에서 10년이 넘도록 북한을 도와줘도 북한의 홍수와 식량난이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박형중: 세계적으로 보면 국제적 원조가 시작된 것이 한 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서방의 원조를 오랫동안 받은 나라들이 있습니다. 원조를 오랜기간동안 대량의 원조를 받은 나라치고 나라가 제대로 발전했던 국가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갔던 나라는 드물다고 하는 겁니다. 이런 것을 이른바 ‘원조의 저주’라고 하는데요.
북한이 바로 이 ‘원조의 저주’에 빠졌다는 게 박 연구원의 진단입니다. ‘원조의 저주’에 빠진 북한은 일부 대북지원단체가 주장하듯이 턱없이 원료가 부족해서가 결코 아니라는 겁니다.
박형중: 북한이 에너지가 모자라서도 아니고, 북한의 항만이나 도로가 부실해서도 아니고, 가장 중요한 원인은 북한정부의 정책이 잘못돼 있기 때문입니다. 또 북한당국의 제도가 잘못돼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무상 지원공급이 늘어날수록 경제가 살아나기는커녕, 부패가 심해지는 문제가 생긴다고 박 연구원은 말합니다.
박형중: 외부원조가 해마다 대량으로 들어오는 경우에는 실제로 원조를 주는 사람이 생각하는 원조의 수혜자와 실제 국가내부에서 실제로 그 원조로 인해 이득을 보는 사람 간에 차이가 발생한다고 하는 겁니다. 내부의 부패구조 때문에 그런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북한을 바로 도울 수 있을까? 그는 남한과 베트남의 사례에서 그 해답을 찾습니다.
박형중: 한국은 50년대 말부터 미국이 원조를 중단한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경제개발에 대한 본격적인 노력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의 경우에도 우리는 너무 손쉽게 베트남 사람들이 스스로 ‘도이모이 정책’, 즉 개혁정책을 취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1985년의 베트남 상황이라고 하는 것도 그 사람들에게 너무나 절실한, 그러니까 소련의 원조가 끊어진다고 하는 절실한 상황이었던 겁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는 원조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대북원조를 아예 끊어버리기는 어렵다고 덧붙입니다. 하지만, 도와주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고, 해마다 되풀이 되는 자연재해에 대한 미흡한 대책에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그는 강조합니다.
박형중: 끊임없이 북한에게 당신들이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당신들 내부의 정책과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대한민국의 원조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원조도, 심지어 개발원조도, 제도의 개혁과 연계 \x{b42c}을때만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주지시키고, 남북한이 그런 방향에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