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수일 chuns@rfa.org
북한에 대한 남한과 외부의 인도적 지원이 지속, 확대되기 위해서는 북한당국은 지원받는 모든 과정을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원칙에 맞게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북한문제 전문가들이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은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이후의 인도적인 대북지원”에 관한 학술회의에서 나왔습니다.

윤영관 축사: 1차 정상회담이 있고나서 상당히 적극적으로 대북지원 활동이 진행돼 왔습니다. 그리고 최근 1차 정상회담이 끝났습니다. 올해는 또 대선이 있어서 내년에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섭니다.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장관의 축사로 시작된 이 학술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발표내용을 요약하면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15년간 남한과 국제사회의 인도적인 대북지원으로, 북한 주민들의 삶이 개선 향상됐고, 지원을 통해 남한생활이 일반주민들에게 알려지게 됐으며, 또 북한 경제의 대남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주요 성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개선해야 할 문제점은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무엇보다도 북한당국이 현장접근과 분배확인을 거부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라서 더 많은 외부 지원이 못되고 있는 점, 지원이 된 물자가 필요로 하는 지역과 주민들에게 가기보다는 평양과 특권층에게 쏠리고 있는 점, 실제 필요한 지원 물량보다 한층 부풀리거나 해당 지원사업과 관련없는 물자를 요구하는 관행, 특히 보건의료 분야의 경우 북한의 만성 전력부족과 의료전문인의 부족으로 남한이 보낸 값비싼 의료장비의 70퍼센트 이상이 방치되고 있는 등, 손대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대북 인도지원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회의 휴식시간을 이용해 발표자들에게 가장 시급한 개선 과제에 대해 개별적으로 물어봤습니다. “92년 이후의 대북 지원의 성과와 개선과제에 대해 발표한” 서울대학교 통일연구소의 김병로 교수입니다.
김병로: 국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 -대북지원 자체에 대해서는 많이 찬성하지만- 그 지원이 제대로 필요로 하는 수혜자들에게 분배가 되느냐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대북지원 과정에서의 투명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는 분배의 투명성 만을 요구했는데 사업의 선정과정과 진행과정 이 모든 과정에 대한 투명한 논의가 필요하다. 어느 지역의 사업을 선정할때에 왜 그 지역이 선정됐고 어떤 자료에 의해 선정됐는지 물자가 지원될 경우 가격에 맞는 물자가 제대로 지원됐는지, 아까 예에서도 북한사람들이 지원될 물량의 보통 한배 반 내지 두 배 정도의 물자를 요구하는데 그렇게 요구하는 이유는 뭔지 등에 대해 북한사람들과 좀더 적극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은 남측이 두려워서 혹은 진행중인 사업이 중단될까봐 과감하게 이런 문제들이 논의되지 못했는데 이제는 [남북이] 신뢰를 쌓았으니 이런 민감한 문제도 논의하면서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개선과제로 본다.
대북 의료지원의 현황과 개선책에 대해 발표한 보건복지부 김진숙 사무관에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물어봤습니다.
김진숙: 체계가 없는 것이다. 우선순위에 대한 체계가 없다. 요구사항도 북측 의료인들의 요구가 아닌 북측 당의 요구다. 전혀 비용 대비 효과가 없다. (기자: 한 가지 예를 들다면?) 심장병 발생이 많지도 않은 북측에서 중점적으로 심장병 병원 건립을 요구한다든가, 또 주민들에게 접근하는 일차 보건의료 사업보다는 지도층이 주로 이용하는 병원 현대화 요구, 또 그 경우에도 장비는 다 망가지고.. 물자는 100을 지원하지만 효과는 20도 못보는 것 등이다.
(기자: 그렇다면 가능한 시급한 개선책은?) 오는 남북 총리회담때 남북 보건당국간 직접 협상이 이뤄져야 된다고 본다. 지금까지 보건의료사업이 북측 보건당국의 요구사항은 한번도 없었다. 북쪽에서 실제로 보건을 책임지고 있는 내각인 보건성과 남쪽의 보건복지부와 직접 만나서 어떤 사업이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사업인지 합리적이고 전문가적인 사업선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바람직한 대북지원을 위한 남북간 협상전략과 대북지원과정의 남북간 검증체계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한 한반도평화연구원의 윤환철 사무국장 역시 북한이 지원과정의 투명성을 국제사회 수준에 맞게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윤환철: 지원을 받는 북쪽이 거래관행, 수송경로, 협상태도, 증빙, 모니터링, 이런 부분에 사실상 예외로 인정받아 왔는데 세계의 보편적인 원칙들을 첨차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대규모의 지원이나 국제사회의 지원이 곤란할 것이다. 지금 현재 국제사회의 지원은 줄어있거나 중단된 상태이다. 그 이유는 북쪽이 그런 것들을 받아들이지 못해 생긴 것이므로 궁극적으로 북한주민들의 복지문제나 긴급상황을 해소시켜주려면 북한이 좀 더 글로벌 레벨의 원칙들을 받아들여야한다.
(기자:모니터링 등이 예외적이라고 했는데 얼마만한 정도인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본다. 자유롭게 통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것은 인도적 구호뿐 아니라 비즈네스에서도 통행 통신 통상 이것이 활발하지 못하고 부자유스럽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서 모든 것이 부자유스런 상태에서 사실 확인같은 것을 그냥 말로 '믿어달라'는 식으로 해결을 해왔고 많은 부분에서 믿어줬다. 그것은 그 자체가 특수한 것이지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어느 국가에서든지 구호활동을 할 때에는 납득할만한 확인과정을 거치지 않는가? 그런 것이 가능하도록 북한이 변화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한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윤덕룡 박사는 대북 인도적지원이 북한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발표에서 현금성 지원은 북한사람들의 소비를 늘려 물가를 높이게 되고, 물가 인상은 주민들의 실질임금을 올리는 결과가 돼, 북한산 상품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되면, 도 다시 외부 지원을 받아야 하는 악순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현금성 지원대신에 기술지원이나 현물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