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성: 여성의 몸을 꺼리는 북의 월경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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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여성 여러분, 안녕하세요, 벌써 새해의 두 번째 주가 되었습니다. 지금 북에선 장티프스, 발진티브스, 파라티브스, 성홍열 등 온갖 전염병들이 전국을 휩쓸어 숱한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소식이 여기 남한에까지 들려옵니다. 이 추운 겨울에 땔감도 변변치 않은데 병원에도 못 가고, 마실 물도 안 나오는 집에서, 마땅한 약도 없이, 고열을 내며 앓고 계실 여러분을 생각하면 막막해오는 심정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오늘은 그런 여러분께 여성의 몸과 관련된 월경문화를 남한과의 비교 속에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북에서 처녀로 있던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여성의 월경은 사회적으로 금기시 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위생하는 여성은 남성이 그 기미를 알아차릴 수 없게 위생대 관리를 철저히 해야 똑똑한 사람으로 평가되고 말입니다.

아직 1회용 위생대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삶아 빤 위생대천은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말려야 철저히 소독이 되는데 그렇게 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위생대를 마당이나 베란다 빨래 줄에 그대로 널어놓으면 도덕적으로 매도되기가 십상이어서 사람들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침침한 곳에서 말리곤 하지 않았습니까. 여성의 월경은 지극히 정상적인 생리현상이라 생리대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가질 일이 전혀 없는 데 말입니다.

또 속옷과 접착장치가 되어있지 않는 천 위생대는 사용하기가 얼마나 불편했습니까. 위생대가 한쪽으로 몰려 금방 표가 나든가 때로는 보행 도중 착용하고 있던 위생대가 떨어져 길가에 딩굴기도 하고 말이죠. 그걸 흘린 여성은 부끄러워 줍지도 못하고 말이죠.

그래도 위생대를 가재 천으로 쓰는 여성은 고급한 축에 속했죠. 어린애 기저귀로 쓰는 고포천이나 헐어빠진 내복 천을 찢어 위생대로 쓰는 여성이 대부분인데 소독이 잘 되지 않은데다 때로는 위생대가 없으면 어지러운 휴지종이를 되는대로 사용한 결과 이성과의 성관계가 전혀 없는 여성들 속에서까지 부인질환이 생기곤 하지 않았습니까.

1980년대 중반, 공장에서 생산한 생리대가 백화점이나 상점매대에 나오자 여성들이 얼마나 황황해 하는지 차마 상점판매원에게 위생대를 사자고 말을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위생대가 팔리지 않던 얼마동안은 그렇게 편리한 1회용 위생대가 매대마다 산처럼 쌓여 있었지요. 만성 체화상품으로 말입니다. 북한엔 마치 월경하는 여성이 없다는 듯이 말입니다.

조금 대담한 여성들이 1회용 위생대를 사서 이용해 보고 그에 대한 소문이 한 입 건너 두 입 건너 퍼지기 시작하면서 여성들이 드디어 1회용 위생대를 사서 착용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자 그 산더미 같던 1회용 위생대들이 금방 동이 나 버리더라고요. 그러니까 상점에선 위생대를 매대 밑에 감춰놓고 아는 사람들에게만 조금씩 팔아 주곤 했지요. 체화상품에서 희귀상품으로 급등한 것이지요.

요즘은 길주팔프에서 종이를 생산 못하는 통에 북한여성들이 1회용 생리대는 꿈도 못 꾸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더욱이 겨울철 물공급 문제가 심각한 최근엔 여성들이 생리대를 어떻게 소독할 가 참 근심이 됩니다.

그럼 남한에선 여성들이 생리대를 어떤 식으로 사용할까요? 물론 동네 상점들에 1회용 생리대가 넘쳐나고 가격도 저렴하여 모두들 손쉽게 구매하여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식이 있는 여성들은 공업적 방법으로 생산한 생리대가 인체에 좋지 않다고 1회용 생리대 사용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화학적 공정을 비교적 덜 걸친 천을 구입해 위생대를 만들어 맞단추까지 달아서 참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도 여러 기회에 그 자연생리대를 여러 장 선물 받았습니다.

삶아 빠는 방법은 북한과 조금 다른 데 처음엔 비누로 깨끗이 빨고 그 다음엔 맹물로 40~50분 이상 삶아냅니다. 그러면 위생대속에 배어있던 화학물질이 거의가 사라지게 됩니다. 그것을 다시 햇볕이 내리쬐고 바람이 잘 통하는 쪽에서 말려 사용하는데 이렇게 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만성적인 생리통이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생리대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주사기처럼 응축된 생리대를 질속에 넣어 사용하게 되어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엷은 고무주머니 형식으로 된 것을 위생할 때 착용하여 빨래하는 부담을 없애도록 하는 생리대도 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남한에서는 아예 월경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는데 회사에 근무하는 여성들에게는 매월 하루씩 위생휴가가 의무적으로 차례집니다. 매해 한 번씩 여기저기서 성황리에 벌어지는 월경축제도 있습니다. 월경축제라니, 참 놀랍지 않습니까, 여성의 몸과 월경현상에 대해 어색하고 주눅이 든 눈빛이 아니라 당당하고 환희에 찬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건 그렇고, 이 방송을 듣고 계신 어떤 자선가 분이나 단체들에서 북한여성들에게 1회용 생리대를 좀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건강에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생리대를 삶아 빨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여러분께는 차라리 그것이 낫지 않을까 싶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