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벌써 새 학기가 시작되었네요, 여러분은 방학 동안에 키가 얼마나 컸나요? 아줌마의 아들은 요즘 밥을 얼마나 많이 먹는 지 깜짝 놀랄 지경이에요. 그러다 탈나지 않겠냐고 근심하니 아들애 아빠는 한창 크는 때라서 괜찮다고 하네요. 아닌 게 아니라 아들애를 눈여겨보니 하루가 다르게 부쩍부쩍 키가 자라고 있더라구요.
그렇지만 몸의 키가 큰다고 해도 마음의 키는 도무지 안 크는 거 있죠. 마음의 키는 유치원 때 그대로더라고요. 얼마 전, 아줌마가 아들애에게 잔소리를 했어요. 아줌마가 일이 있어 나갔다 들어오니 밥 먹은 식탁을 그대로 놔둔 채 놀려간 거예요. 김치그릇은 뚜껑도 덮지 않고 열린 그대로 있고 반찬그릇 역시 먹던 대로 놓여있고요, 밥 먹은 공기도 밥 먹은 숟갈과 함께 식탁 위에 고스란히 남아있었고요. 게다가 아들애의 방은 신었던 양말이 여기저기 널렸고 빨랫감은 방구석에 처박혀있지, 읽던 책은 사방에 벌려져있지. 아줌마가 화나겠어요, 안 나겠어요?
저녁에 아들애가 들어오자 아줌마는 분노를 터뜨렸어요. 너는 이 집 사람이 아니냐고요. 아들애는 눈물을 쫄쫄 떨어뜨리며 엄마에게 맞서는 거예요. 시간이 없어 그랬다고요. 김치는 제가 안 먹었기 때문에 김치그릇 덮을 이유가 없었다고요. 혼낼 것이면 한 가지씩 할 것이지 왜 이것저것 겹쳐서 몰아대는 가고요.
아줌마는 더 화가 났죠. 아들애가 뭐라고 하든 말든 품었던 의견을 다 터뜨려버렸어요. 그리곤 저녁식사 준비에 들어갔어요. 그때 아빠가 아들애에게 다가가 이름을 부르시더라고요. 아들애는 양 손등이 시뻘개 지도록 두 눈을 비벼대면서도 대답은 하고요.
아빠가 아들애에게 “너는 사람에게 몇 가지의 키가 있다고 생각하니?” 하고 물었어요. 아직 울음이 그치지 않은 속에도 아들애는 “예?”하고 두 눈을 크게 뜨더니 “몸의 키요.” 하고 대답하는 것이었어요.
“맞아, 몸의 키가 있지, 그 다음은?”
아빠가 재차 묻자 아들애는 이리 저리 고개를 굴리며 “그 다음은.....” 하고 갑짜르기만 하는 것 이었어요. 그런 아들애에게 아빠가 물었어요.
“너, 사람에게 마음의 키가 있다는 말 들어봤니?”
아들애는 깜빡 잊고 있고 있기나 했다는 듯 재빨리 “예!”하고 대답 했어요.
“그럼 그 마음의 키는 무엇으로 자란다고 생각하느냐?”
아들애가 또 말문이 막혀 얼굴만 빨개지더라고요. 아빠는 아들애가 대답할 수 있는 물음으로 다시 돌아갔어요.
“그러면 사람 몸의 키는 무엇으로 자라지?”“밥이요. 먹는 것으로요!”
아들애 아빠가 “그래, 네 말이 맞다. 사람의 키는 자기가 먹는 음식에 의해 자라지, 그러면 마음의 키는 무엇으로 자라지?” 아빠가 같은 물음을 재차 들이대는 데 아들애는 여전히 머리만 긁적이는 것이었어요.
“네가 마음이 자라자면 너에 대한 엄마의 비판에 노여움을 타지 않아야 하는 거야.”
아들애는 자기가 언제 울고불고 했느냐는 듯 놀라우면서도 감탄이 섞인 얼굴을 하고 아빠를 쳐다보는 것이었어요. 울다가 웃으면 어떻게 된다고 했죠? 엉덩이에 털 난다고 했지요. 암만해도 아줌마의 아들애 엉덩이에 털이 한 오리 났을 거예요.
아들애의 아빠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또 말씀하셨어요.
“가만 생각해 봐라, 엄마가 너에게 하는 말씀은 ‘골고루 먹어라, 모든 행동을 바르게 해라’는 말 밖에 더 있느냐? 결국 그건 네가 잘 되라고 하는 말씀 아니냐? 그런데 네가 왜 거기에 대고 눈물을 쫄쫄 떨구며 노여워하느냐?”
아들애는 뭔가 쑥스러워 하는 표정이더라고요.
“네가 키만 크고 마음이 크지 않으면 뭐가 되겠니? 영원한 어린애가 되는 거야, 사람은 키와 함께 마음도 따라 커야 하는 거야, 마음이 크지 못하는 사람은 뭐가 되는지 아느냐? 폭력배로 되는 길 밖에 없어. 부모는 물론 모든 사람들에 대해 덮어놓고 노여움 타니까 그들에 대해 폭력을 휘두르는 길만 찾아가게 되는 거야, 그게 얼마나 무서운 일이냐?”
아들애는 뭔가 결심을 하는 듯한 표정이었어요. 그 다음부터 엄마가 혼을 내도 너그럽게 받아들이려고 애쓰는 기색이 또렷하더라고요.
여러분, 지금 여러분들도 마음의 키를 한번 씩 재보세요. 몸의 키만큼 마음의 키가 자라있는 가고요, 안 자랐으면 “너그러움”이라는 음식을 마음 속에 듬뿍듬뿍 먹여주세요. 그래서 새해엔 몸의 키 보다 더 귀한 마음의 키를 으쓱으쓱 키우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