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아줌마가 통일에 대한 이야기 하려고 해요. 얼마 전, 아줌마의 아들이 학교에 다녀와서 불쑥 이러는 거예요.
“엄마, 아빠, 우리 나라는 통일되면 망한대요, 왜냐하면 북한에 돈을 퍼줘야 되니까요.”
아줌마와 아들애의 아빠는 너무 뜻밖이라 서로 얼굴만 마주봤어요. 아줌마가 아들애에게 물어봤어요.
“너 어디서 그런 말 들었니? 너희 반 친구에게서?”
아들애는 아무 일 없는 얼굴표정을 하고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어요.
“아니요, 우리 선생님이 오늘요.”
아줌마가 쭉 지켜봤는데 아들애의 담임선생님은 보면 볼수록 훌륭한 분이세요. 아줌마는 그런 분이 왜 이렇게 말씀하셨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더라고요. 아빠가 아들애에게 다시 물어봤어요.
“넌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저요? 저도 그저 그래요.“
아들애의 아빠는 그 대답이 안타까운 듯 “그저 그렇다니? 너는 남들이 하는 식이 아닌 너 만의 분명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지.”하고 재촉을 하니까 아들애가 머리를 쓱쓱 긁으며 “생각 안 해봐서 잘 모르겠어요.”라고 실토 하더라고요. 아빠는 아들애의 그런 어정쩡한 태도가 가슴 아픈 듯 한숨을 쉬고 나서 말씀하셨어요.
“여기 애들이 다 그런다 해도 너 만은 그러지 말아야지, 너는 북에서 온 아이가 아니냐, 네가 지금 북에 있었다면 얼마나 통일을 바랐겠니?......”
아들애는 아빠의 그 말에 조금 미안했던지 기가 한풀 꺽인 목소리로 이런 말을 덧붙이는 것 이였어요.
“한국이 통일하지 않으면 위험하게 된데요. 중국이 북한을 먹어치우니까.” “아이야, 그건 또 뭐니?”
아빠는 가느다란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어요. 아줌마는 아연실색해서 아들애와 아빠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할 말을 미처 못 찾았구요. 갈수록 험산이라더니 바로 이런 때를 두고 하는 말이구나 싶더라고요.
아줌마는 며칠 전에 들은 의사선생님의 말이 문득 떠올랐어요. 아들애 아빠가 방금 치과치료 마치고 나오는 중이였어요. 아줌마는 접수실에 앉아 신문에 난 북한관련 기사를 읽고 있었어요. 아들애의 아빠를 바래주려 나왔던 치과선생님이 아줌마가 읽고 있던 신문제목을 얼른 띄어보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어요.
“우린 지금 통일되면 안돼요. 망해버려요. 그 전엔 저도 통일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데 인젠 생각이 바뀌었어요.”
아줌마는 순간 찬물을 끼얹는 듯 온 가슴이 싸늘해지더라고요.. 그런데 바로 며칠 뒤 아들애가 또 같은 말을 하니 이런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남한에서 통일 할 생각이 없으니 북에 대해 싹 단념하면 될 것 아닌가, 북한이 중국에 가 붙든 소련에 가 붙든 신경 쓸 게 없지 않을까 하고요. 남한은 3.8선 이남의 땅으로 고정시키고 북한은 제 맘 나는 대로 중국의 속국이 되던, 소련의 속국이 되던 맘대로 하게 내버려두고!
통일이 싫다면서 북한이 중국의 속국이 되는 데 대해선 불안해하니 이건 너무 입장이 모호한 거 아닐까 하고?
아줌마가 돌이켜 보니 돈을 퍼줘야 하기 때문에 통일이 싫다는 생각은 걷기가 싫어서 학교에 가지 않으면 좋겠다는 것과 이치가 같더라고요. 김정일이 자기만 잘 살기 위해 통일을 바라지 않는 것과 남한 사람들이 돈 떼우는게 싫어서 통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이론은 차이가 하나도 안 나더라고요.
자기들도 김정일과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왜 남쪽에선 김정일만 욕하는 거지? 하는 이상한 의문이 다 들더라고요. 그런데 요즘 6자회담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는 덕분이어서인지 남한 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더라고요. 인제는 북한의 김정일만 생각을 바꾸면 되겠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