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북한 노동제도에 여성과 관련된 어떤 문제들이 있는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 말은 곧 북한의 노동제도에 여성이 남성에 비해 어떤 피해를 받게 되어 있는 가에 대해 알아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남한에서는 이것을 성차별이라고 합니다. 오로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보다 여성 쪽이 불리한 위치에 설 때 여성이 성차별 받는다고 합니다. 북한여성 여러분, 어떻습니까, 여러분은 북한의 노동제도에 여성 쪽에 불이익이 되는 성차별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남한에 와서 보니 북한의 노동제도에 있어서 북한여성들이 가장 불이익 당하는 부분이 “결혼여성은 남편의 거주 지역 내에서만 직업을 얻게 되어 있다”는 규정이었습니다. 제가 평양에 늘 살 때에는 이 규정의 불합리성을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아니, 이런 규정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평양에서 추방되어 남편의 고향인 청진에 내려왔는데 그곳에는 일자리가 시원치 않았습니다.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평양시 창작실 시인으로 있던 제가 적을 붙이고 일할 곳이 없었습니다. 마침 국제무역도시인 라진에서 저의 경력을 인정하고 새로 생기는 신문사의 기자로 받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조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결혼여성은 남편이 있는 지역에서만 직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청진에 거주가 된 전 남편과 법적 이혼이 되어야 신문사 입직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한시바삐 이혼을 해야 할 다급한 상황에 내몰렸습니다. 그런데 이혼을 이적행위로 취급하라는 김정일의 방침이 떨어진 탓에 어떤 해당 서류를 갖춰 가지고 가도 청진시 순암구역 재판소에서는 이혼을 해 주지 않았습니다.
이혼을 안 해주면 저는 오도가도 못 하고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습니다. 그런데 김정일 국가는 죽기 살기로 이혼을 안 해주었습니다. 그래 저는 하는 수 없이 김정일의 법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살길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마 그때 “결혼여성은 남편의 거주 지역 내에서만 직업을 얻을 수 있게 되어있다.”는 규정만 없었더라면, 그래서 라진시 신문사에 기자로 순조롭게 입직만 했더라면 저의 탈북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습니다.
제가 여기서 드리려는 말씀은 “결혼여성은 남편의 거주지 내에서만 직업을 얻어야 한다”는 규정이 얼핏 보면 별치 않은 것 같지만, 구체적으로 그를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살인적일 수밖에 없게 되어있는 가를 여러분께 강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남한에서는 어떤 가구요? 여기서는 남편이 서울에서 일하고 그의 아내가 제주도에서 직업을 가지고 일해도, 아니 설사 외국에서 일한다고 해도, 전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저도 지금 갓 결혼한 남편이 외국에 있는 데 제가 남편의 국적으로 바꾸지 않고 한국인으로 남아 있는 한 남한에 있는 집을 언제까지도 보유할 수 있으며 남한에서 어떤 직업이라도 가질 수 있습니다.
요즘 저는 남편과 매일 저녁 두 세 시간씩 인터넷 스카이프로 대화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몇 시간씩 통화해도 전혀 돈이 안 드니까요, 이것은 모두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어디서나 직업을 가져도 될 수 있도록 법이 제정되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만일 결혼여성은 남편의 거주 지역 내에서만 직업을 가지도록 남한의 법도 그렇게 규정되어 있었더라면 저의 부부의 결혼은 꿈도 꿀 수 없었을 것이었습니다. 만약 그래도 우리가 결혼한다고 하면 저의 공부에 대한 꿈은 포기했어야 하였을 것이었습니다. 즉, 여성인 저는 피해자가 되고 말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남한의 법은 인간의 편리를 도모하기 위한 쪽으로 설정이 되어 있어 저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도 하고 제가 하고 싶은 공부도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소득을 양손에 거머 쥘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결혼 여성은 남편의 거주 지역 내에서만 직업을 얻을 수 있다”는 사소해 보이는 이 북한의 법이 얼마나 살인적이며 그런 법이 해소될 때 인간은 얼마나 거대한 문명과 편리를 누릴 수 있는가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하겠습니다. 최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