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대학풍경: 대학생과 고시문화


2006.11.22

안녕하세요. 조명일 입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겨울이 다가왔음이 실감납니다. 며칠 전에 대학에서 잘 알고 지내던 친구를 만났는데 다음 학기부터 휴학하고 사법고시를 준비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아주 중요한 고시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해 드릴까 합니다.

고시라고 하면 북한의 대학생 여러분은 잘 모를 것입니다. 고시는 어떤 전문적인 직종에 종사하기 위해서 필요한 국가 자격시험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북한에서도 의사 자격시험이나 교원 자격시험 같은 것이 비슷한 예입니다. 물론 대학을 졸업하면서 거의 대부분이 쉽게 취득할 수 있는 것이 북한 자격시험의 특징이기는 합니다.

남한의 국가고시에는 사법고시, 행정고시, 외무고시, 교원임용고시, 의사국가고시, 공무원시험 등 셀 수 없이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남한의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고 많은 학생들이 매달리는 시험이 바로 사법고시나 행정고시, 공인회계사시험, 공무원시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법고시라고 하면 변호사나 검사, 판사 등 법조계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자격증 시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사법고시는 1차 시험과 2차 시험이 있는데 1차 시험에 합격한 사람에 한해서 2차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주며, 2차에서 합격하면 최종적으로 법조계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2차 시험에 합격한 후에도 사법연수원에서 2년간의 실무 경험을 쌓은 다음 정식 검사나, 판사, 변호사가 되는 것입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대학생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시험 응시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에 20대에서 부터 40대까지 한 해에도 수 만 명이 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법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판사나 검사, 변호사라는 직업이 명예와 권력, 부를 함께 이룰 수 있는 좋은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인기 있는 직종이다 보니 사법고시만을 전문으로 하는 학원들이 아주 많이 있으며 또 이러한 학원가들이 몰려있는 곳에 고시촌이라는 것도 생겨났습니다. 서울의 신림동이라는 곳에 고시촌이 있는데 여기에는 수 만 명의 고시 준비생들이 머리를 싸매고 죽기 살기로 공부에만 전념하면서 고시합격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시험은 1년에 한번 있는데 대부분의 고시생들은 한 번에 합격을 하지 못하고 3년이나 4년 이상을 각오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10년 이상을 아무 것도 안하고 고시공부에만 매달리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에서는 이러한 인력낭비를 없애고자 법학전문대학원을 만들어 이 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에 한해서 사법시험 자격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법고시 외에도 대학생들이 많이 선호하는 행정고시라는 것도 있습니다. 이 시험에 합격하면 국가의 중요 공무기관에서 핵심적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줍니다. 또한 외무고시는 외교부문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을 위한 것입니다. 공인회계사 시험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아주 중요한 회계부문의 전문 자격증으로서 대학의 경영학과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격증입니다.

이 외에도 공공기관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공무원 시험이라든지 특허를 전문으로 다루는 변리사시험 등 대학생들은 자격이나 면허를 위해 많은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남한이라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대부분의 직업에 국가가 공인하는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 전문적인 직업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런 직업들은 대체로 안정적이고 수입이 괜찮은 편이여서 대학생 뿐 아니라 직장생활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국가고시에 몰리다 보니 합격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그야 말로 코피 쏟으면 머리 싸매고 공부를 합니다. 그렇게 해도 1~2년에 되는 게 아니라 4년, 5년 심지어 10년 가까이 공부하는 고시생도 많다고 합니다. 이렇게 고생을 해서라도 합격이 되면 좀 더 나은 미래와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되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습니다.

제 친구도 꼭 합격해서 축하해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날 만나서 많은 격려를 해주었는데 그 친구도 각오가 만만치 않더군요. 열심히 공부해서 자격증을 따고 좋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바로 남한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대학생 여러분도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한다면 앞으로 나라를 위해 크게 쓰임 받는 훌륭한 인재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하겠습니다. 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시고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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