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대학풍경: 대학생들의 학점관리


2006.10.25

안녕하세요. 조명일 입니다. 요 며칠사이 날씨가 추워져서 얇은 옷을 다 옷장 안에 넣어두고 따뜻한 옷을 꺼내 입었습니다. 아마도 북한도 많이 추워졌을 겁니다. 겨울도 거의 다 온 것 같아서 1년이 이렇게 빨리 가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대학들에서는 중간시험기간여서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느라고 많이 지쳐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공부한 덕에 시험성적이 잘 나오기만 한다면 노력의 열매가 달기만 할 겁니다. 대학생들이 그만큼 학점에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중간고사가 끝나면 그 성적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립니다.

그래서 오늘은 대학생들의 학점관리에 대한 얘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정부에서 대학생들의 졸업 후 배치를 관리하다 보니 대학생들이 취업에 대한 걱정이 좀 덜 한편이지만 여기 남한에서는 자본주의 체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스스로가 자신의 직장을 찾아야 합니다. 저도 북한에서 대학공부를 할 때 학교기간에는 거의 직장배치를 신경 쓰지 않고 있다가 거의 졸업할 때가 되어서나 어디 좀 더 좋은 직장으로 갈수 있을까 하고 아는 분들을 찾아가 본적은 있지만 대부분 친구들은 그냥 배치해주는 대로 가지 뭐 하고 태평 이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한에 와서 대학공부를 시작하면서 잘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대학생들이 입학하면서부터 학점관리와 영어공부, 인턴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벌써부터 취업준비를 한다는 것에 많이 놀랐습니다. 여기 학생들은 학점이 어느 정도는 넘어야 한다느니, 토익은 어느 정도를 해야 되고 북한에서의 현장실습과 같은 인턴을 해야 취업에 유리하다는 등 참 이해하지 못할 말들을 하군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과목은 다음 학기에 다시 수강해서 점수를 올리거나 아니면 중간에 수강 철회를 하는 학생들도 많이 목격했습니다. 이런 것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저는 학점을 잘 주는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라고 권하는 친구들을 탓하기도 하면서 나는 내가 공부하고 싶은 과목들만을 공부하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그리고 과연 이렇게까지 취업준비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저 역시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니까 이제서야 그런 것들이 왜 중요했는지를 깨닫게 되더군요.

제가 알고 지내는 대부분의 남한 대학 친구들은 이미 1학년부터 학점관리를 잘 해와서 점수가 낮은 과목들을 대부분 재수강 등을 통해 회복했거나 계절학기를 이용해 어려운 과목들을 처리했습니다. 북한 친구들은 학점관리가 무슨 말인지 생소할 겁니다. 여기 남한 대학들에서 학점이라고 하면 북한의 성적과 같은 의미인데 다만 다른 것은 남한대학에서는 점수가 잘 안 나온 과목들의 경우 본인이 원하면 다음 학기든 아니면 그 다음 학기든 자유의사에 따라 다시 그 과목을 수강하고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남한 대학에서는 성적평가에서도 북한과 좀 다른 상대평가제라는 것이 있는데 쉽게 말하면 해당 과목의 수강학생이 30명이라면 그 중에 제일 높은 성적인 A를 10명 중간 성적인 B를 10명, 그리고 하위 성적인 C를 10명 이렇게 등분해서 제한을 두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잘했다고 해도 다른 학생들이 더 잘 했다면 나는 하위성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거죠. 이것은 경쟁을 통해서 학생들이 더 열심히 공부하도록 유도하려는 정책입니다.

중간시험 이후에 성적이 잘 안 나온 학생들 중에는 기말시험을 잘 봐야만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고 또 중간시험에 성적이 잘 나왔다고 해도 기말에 성적여부에 따라 또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을 풀고 느긋하게 공부할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좋은 성적을 가져야만 졸업 때 원하는 좋은 직장에 갈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에서는 신입사원을 뽑을 때 대학의 학업성적이나 영어성적 등을 기초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학생들을 좋은 학점을 위해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답니다. 북한의 여러분들도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를 잘 한다면 앞으로 통일되는 그 때 좋은 남한의 기업들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될 겁니다. 그래서 남북한의 경제협력과 통일조국의 발전을 위한 훌륭한 일군으로 쓰임 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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