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 뒤짚어 보기: 북한 ‘맡겨놓은 쌀’ 찾으러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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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

안녕하십니까, 매주 토요일이면 여러분과 만나는 정영입니다. 오늘은 장관급회담을 계기로 북한매체들이 왜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했는지 이야기 하겠습니다.

얼마 전 서울에서 진행된 남북장관급 회담이 한창이던 때에 북한선전매체들이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해 재미있는 화제가 되었습니다. 30일자 노동신문은 “민족문제는 본질에 있어 민족의 자주성에 관한 문제”라고 지적했고,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외세에 민족의 운명, 통일문제를 맡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우리민족끼리’는 북한매체들이 항상 외우는 소리지만, 이번 주장은 장관급회담에 참가한 북측단장이 말끝마다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한 것과 맥이 같아 그 배경에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북한매체들이 비록 쌀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회담에 참가한 북측대표단의 입장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였다는 지적입니다.

당시 회담은 “2.13합의를 이행하면 쌀을 지원하겠다”는 남측과 “먼저 쌀을 지원해달라”는 북측이 서로 팽팽한 대립을 세우고 있었죠. 평소에 웃음 많던 북측 단장 얼굴은 비행기에서 내릴 때부터 어두웠고, 환영 만찬장에서도 줄곧 웃음을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측 단장의 어두운 안색이 쌀을 못 받아갈 경우, 왜 못 받아왔냐고 상부로부터 추궁 받을 일이 아뜩했기 때문이라고 관측하고 있습니다.

북측단장의 이런 심술 난 표정을 본 남한국민들은 “북한이 우리한테 쌀을 맡겨놨나?”고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같은 민족이라고 지금까지 돈과 쌀을 지원했는데, 주민생활이 나아지기는커녕 핵과 미사일을 만들어 남쪽을 위협하며 쌀을 내놓으라고 하니 염치없다는 비난입니다.

북한이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장관급 회담에서 “쌀 지원 합의서를 먼저 내놓으라”고 떼쓸 때부터 북한의 식량사정은 어려웠다고 합니다.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보릿고개’를 맞아 함경북도 평안도 지방에서는 1kg에 800원씩 하던 쌀이 900원까지 오르고, 강냉이는 250원에서 350원으로 상승했다고 합니다. 평소보다 100원씩 상승한 셈이지요.

문제는 북한이 지혜롭게 핵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지원을 받는 길밖에 없습니다. 2.13합의대로 영변원자를 폐기하고 2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원조와 굶주리는 주민들에게 줄 쌀을 받아가야 합니다. 가져가라고 풀어놓은 BDA은행의 2,500만 달러도 가져가지 못하고 쩔쩔 매고 있습니다.

북측 단장이 “2.13합의가 이행 안된 이유는 미국에 있다”며 미국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데, 이 말도 수백 만 명 주민들을 굶겨 죽이고, 미국의 경제봉쇄에 밀던 때와 비슷한 변명으로 볼 수 있죠. 이번에도 주민들이 굶어 죽으면 “남조선이 쌀을 빨리 주지 않아 죽었다”고 책임을 돌릴 게 뻔한 일입니다.

북한이 ‘우리민족끼리’를 외치는 것도 “남한은 핵에 신경 쓰지 말고, 쌀부터 먼저 달라”는 소리와 같습니다. 그러나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남한 주민들이 쌀을 보태주고 싶은 마음은 점점 식어가고 있습니다.

원래 북한사람들은 자존심이 강합니다. 세계적으로 IQ(지능 지수)가 세 번째로 뛰어나고, 두뇌가 총명한 북한사람들이 어쩌다 빌어먹는 수준이 되었습니까, 70년대까지 남한보다 잘살던 북한이 왜 쌀이 모자라 체면 구기며 살아가야 하는지, 냉철하게 성찰해봐야 할 아픈 현실입니다.

배가 불러야 자존심도 생기고, 우리민족끼리도 잘 됩니다. 북한도 중국처럼 땅을 농민들에게 나눠주고 알아서 먹게 만들면 다음해부터는 남쪽에 대고 쌀 달라는 구걸을 더는 하지 않을 것이고, 장관급 회담에 나온 북측 단장도 어깨를 펴고 웃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