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 뒤짚어 보기: 북한 해군사령부 경고보도 뭘 노리는가

오늘은 북한이 서해상에서 있지도 않는 남한 해군의 도발을 왜 자꾸 들고 나오는지 이야기 하겠습니다. 22일자 노동신문은 해군사령부의 보도를 싣고 “남조선 해군이 16일부터 20일까지 조선 서해 우리측 영해 깊이 전투함선을 침입시키는 군사적 도발행위를 연이어 감행하고 있다”면서 “영해를 침범하는 모든 함정들이 아무런 경고도 받음이 없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우리측 함정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에서 해상근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10여 척의 남측 함정이 북측 영해를 침범했다는 북한 해군사령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해마다 5~6월이 되면 남한 해군이 자기네 영해를 침범한다고 트집잡아 경고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 5월 11일과 2006년 5월8일에 발표된 호전적 경고도 이번처럼 5월 달에 발표된 것들입니다. 이번 북한 해군사령부의 담화는 제5차 장성급회담에서 북측이 제기한 서해 해상경계선(NLL) 설정 문제에 진전이 없자, 이 문제 해결의 긴박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북방한계선(北方限界線. Northern Limit Line)이란 지난 1953년 정전협정에서 남북간 육상한계선만 설정하고, 해양경계선을 설정하지 못한 관계로 지금까지 자연적으로 고착되어온 바다분계선입니다.

1953년 설정 이후 1972년까지 북한도 이 한계선에 아무런 소리를 하지 않고 준수해오다가 1973년부터 서해 5개 섬인 백령도\x{2022}대청도\x{2022}소청도\x{2022}연평도\x{2022}우도의 주변수역을 북한영해라고 주장하면서 이 수역을 항행하려면 사전 승인을 받으라고 요구해왔습니다.

한편 북한해군은 NLL을 빈번히 넘어오면서 남측 함정들과 교전하는 사태가 발생하곤 했지요. 대표적이 사건은 1999년 6월15일과 2002년 6월 29일에 벌어진 ‘서해사건’입니다. 두 사건 다 북한어뢰정과 경비정이 NLL을 먼저 침범했고, 1차 교전에서 북한 어뢰정 1척이 침몰되고, 2차 교전에서도 북측 경비정 1척이 침몰된바 있지요.

이 서해사건에 대해 북한이 “영웅적 조선인민군 해군이 우리영해를 침범한 적들을 물리쳤다”고 선전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해상한계선이 분명치 않아 교전이 일어난다고 매번 장성급회담 때마다 재설정하자고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민족에게는 총포탄을 쏘며 도발하면서도 중국에는 입도 뻥긋하지 않습니다. 꽃게잡이가 한창인 매년 4~6월이면 중국어선들이 무더기로 북방한계선을 넘어 북한수역에 들어와 꽃게를 잡아가도 북한은 총 한방 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남쪽에 대고 영해침범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이유는 NLL에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여 남한에 겁을 주고 그로부터 대북경제 지원명분을 만들려는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남북대화에 나온 북한대표들이 “우리가 남한경제를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것도 이런 의도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북한군부가 군사분계선(DMZ)에 한 개 대대쯤 내보내고, NLL을 넘어 경비정을 한 바퀴 돌리면 한국언론이 보도하고, 잇따라 전세계에 보도되면서 전쟁이 날 수 있다는 긴장감이 조성된다는 거죠. 그러면 외국자본이 빠져나가고, 주가를 하락하면 남한경제가 망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남한 국민들이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남한정부는 북한을 얼리기 위해 또 경제지원을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뭘 좀 주면 가만있고, 주지 않으면 주먹을 휘둘러 뺏어내 ‘앵벌이식’으로 먹고 사는 게 현재 북한의 모습입니다. 북한이 ‘선군정치’를 내걸고 군사강경주의로 나가는 것도 남한보다 군사우세를 차지해서 경제지원을 뜯어내는데 있습니다. 경제강국을 건설하겠다고 구호를 내걸었으면, 경제를 개방하고 기술을 발전시켜야지 같은 민족을 괴롭혀서야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