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 뒤짚어 보기: 고립과 가난을 선사한 선군 사상


2006.09.15

최근 들어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매체들이 '선군사상'을 찬미하는 기사로 지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와 노동신문은 14일 "선군정치가 있는 한 우리 나라는 끄떡없다" "인민의 행복을 확고히 담보해주는 나라" 등의 기사들을 싣고 "선군정치가 인민들의 행복과 미래를 담보해주는 위대한 정치"라는 아전인수격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우리민족끼리는 "내가 총대를 중시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끄떡없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을 인용하고, "선군정치가 있기에 우리인민의 미래가 담보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사탕 알보다 총알이 더 귀하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호언장담 뒤에 굶주려 스러지는 주민들의 비극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을 피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이 말하고 있는 선군사상이란 핵과 미사일 위력입니다. 선군이라면 군대를 중시하는 사상이지만, 알다시피 군대들은 영양실조에 걸려 당장 전쟁이 일어나도 제대로 싸울지도 의문입니다.

핵과 미사일을 가지고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끝장내는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무모한 자기자포 사상입니다. 주민생활은 안중에 두지 않고 오직 체제 유지를 위해 나라와 주민을 인질 삼아 갈 데까지 가보겠다는 국수주의 야심입니다.

주민들은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북한이 처한 대내외 환경은 아주 험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북한이 선군사상을 외친 지난 10년간 얻은 것은 고립과 가난뿐입니다. 무모한 핵대결로 국제사회의 지원이 끊기고, '혈맹'을 부르짖던 옛 공산권 국가들이 하나 둘 등을 돌려대 어디에도 기댈 것이 없는 외톨이 신세가 되었습니다.

"9.19성명"이 발표된 후 북한은 금융제재를 구실로 회담에 복귀하지 않고, 지난 7월에는 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하는 등 초강경 자세를 취했습니다.

북한은 금융제재를 풀어주면 6자 회담에 나가겠다고 하지만, 달러위조는 국제범죄이기 때문에 미국은 오히려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마카오,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에서 금융거래가 중단되자, 북한은 돈을 맡길 곳이 없어 베트남, 몽골, 유럽 등지로 옮겨 다니고 있습니다.

사실 북한이 6자 회담 거부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습니다. 방코델타 아시아 은행에 묶인 2천4백만 달러에 집착하고 있는 북한은 그간 국제사회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는 20억 달러에 달하는 지원을 스스로 포기하는 격이 되었지요.

또 그 '선군덕분'에 남한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대접도 못 받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9차 남북장관회담에 참석한 권호웅 북측단장이 "남한이 선군덕을 보고 있다"고 발언해 남한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선전매체들은 “선군정치는 결코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남조선까지 포괄한 전 민족의 존엄과 안전, 이익을 지키는 애국애족의 정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해괴한 논리 때문에 남한주민들은 "국민의 세금을 모아 북녘동포들이 굶지 말라고 지원물자를 보냈는데, 핵을 만들어 위협한다"며 대북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판이지요. 이런 때를 가리켜 "이불깃을 보고 발을 펴랬다"는 속담이 적중한 표현이라 하겠습니다.

그럼 왜 북한이 선군 찬양에 매달릴까요, 그것은 주민들의 민심이반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하도 주민들을 속여 왔기 때문에 주민들이 김 위원장과 당을 믿지 않을 경우, 체제가 붕괴된 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전거 페달 돌리듯 '선군 사상'의 끈을 놓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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