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 뒤짚어 보기: 北 인민반 복구에 안간힘 쓰는 이유

2007-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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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당국이 최근 평양에서 '전국 인민반장 열성자 회의'를 열고 체제 다지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신문 25일자는 “전국 인민반장 열성자 회의에 참가한 인민반장들은 우리 사회의 기층조직이며 주민생활의 거점인 동 인민반 사업을 더욱 개선 강화해 나갈 혁명적 열의에 넘쳐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인민반은 구소련과 동유럽 나라들에도 없었던 북한에만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주민통제기구입니다. 주민 가옥 20~40세대를 단위로 하여 사무소를 통해 인민반에 당의 방침을 하달하고, 반원들의 생활지도와 사상동향 파악, 외부 방문자 감시 등을 하고 있지요.

인민반장들은 보위부와 보안서에서 운영하는 안전소조들이며, 주민 가옥들끼리 서로 감시를 붙여 반목과 불신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누가 수입 대 지출에 맞지 않게 이밥에 고기를 먹으며, 또 누가 차판장사(차를 가지고 다니며 장사하는 행위)를 하는 지, 돈을 받고 집을 파는 지, 이상한 사람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지를 낱낱이 감시하고 보고하는 것이 인민반장들의 임무이기도 하지요.

북한은 노동당을 중심으로 직맹, 청년동맹, 농근맹에 성인들을 묶어놓고, 어린 학생들은 소년단에, 집에서 노는 가정주부와 연로 보장받은 노인들까지 인민반에 묶어놓고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세계 최대의 자유억제 국가입니다. 노인들은 “제발 죽기 전에 오라 가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털어놓고 있는 판이지요. 오죽 지겨웠으면 그런 말이 나오겠습니까.

그러면 북한당국이 왜 인민반장 회의까지 열고 인민반 복구를 위해 안간힘을 쓸까요?

최근 북한주민들 속에서는 서로간 반목과 질시를 하지 않고, 보고도 못 본 척 하는 풍조가 불고 있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 너도 나도 다 위법으로 살아가는데, 고자질해 사람을 못 쓰게 만들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거지요.

오히려 주민들은 민생문제에 등 돌린 당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신고체계는 잘 작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주민단속에 구멍이 뚫린 셈이지요. 이러한 주민들을 다시 꽉 틀어쥐고, 느슨한 주민단속체계를 보강하기 위해 그 사역자들인 인민반장을 평양에 불러 회의를 하고 뚫려진 구멍을 막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이 인민반을 보강하는 이유는 또한 중국으로 나가는 주민들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얼마 전 남한의 대북단체가 입수한 내부강연제강에 따르면 “연선 인민들은 사회주의를 빛내어 나가는 선군시대의 참된 애국자가 되자”라고 외치고, 인민반을 강화하고 감시, 적발 활동을 벌일 데 대한 과업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지원이 중단되면서 북한주민들은 올 겨울 최악의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주민들은 앉아서 죽느니, 차라리 중국에 나가자며 국경일대로 몰려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 국경경비대의 수비를 강화하는 한편 인민반을 통해 누가 집을 팔며, 가재도구를 정리하는 지, 국수나 빵과 같은 건 음식을 사들이는 지까지 감시하고 있습니다.

함흥시에서 인민반장을 하다가 얼마 전 남한에 입국한 김명화(가명)주민은 “북한에 있을 때 뭘 모르고 사람들을 신고하고, 못살게 굴었다. 남한에 나오니, 옆집에서 누가 사는지, 뭘 먹는지 일체 간섭하지 않는다”며 “북한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서로 감시하고 비판하는 나쁜 버릇에 세뇌된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가 먹여 살리지 못하면서 중국에 가지 말라고 통제하는 것은 주민들을 고사(말리어 죽이는)시키는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정영의 북한언론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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