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 뒤짚어 보기: 北 ‘보안법 철폐’ 왜 들고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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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

제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는 보도가 나간 후, 북한언론매체들이 국가보안법철폐를 요구하고 있어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의제를 직접 거론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노동신문 9일자는 “6.15통일시대에 동족에 대한 불신과 대결관념을 털어버리지 않고 ‘보안법’과 같은 낡은 시대의 유물에 매달리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민족반역행위로서 겨레의 저주와 규탄을 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정상회담소식을 발표한 8일 날에도 “보안법은 파쇼와 반역의 뿌리에서 자라난 독초”라며 “남조선 공안당국이 ‘일심회사건’과 ‘지하조직사건’을 비롯해 어마어마한 ‘간첩사건’들을 연이어 조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 ‘일심회 사건’은 장민호를 총책으로 하는 간첩들이 중국에 나가 북한공작원과 접촉해 국가기밀을 북한에 넘긴 사건으로, 이미 장민호는 징역 15년, 손정목 등 일행에게는 징역 12년, 10년씩 처해졌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에도 “국가보안법은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보안법을 철폐하라는 것은 일심회와 같은 반국가 단체들이 마음대로 국가비밀을 북한에 넘겨줘도 놔두라는 소리이며, 국가안전을 보호하는 안전핀을 제 손으로 스스로 뽑으라는 소리와 같습니다.

그러면 북한이 들고 나오는 ‘보안법철폐’가 과연 한국국민들에게 납득될까요?

이번에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사전접촉도 일심회와 같은 각종 간첩단체를 총 지휘하고 파견하는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주관한 것이어서, 한국국민들은 북한이 국가보안법을 무력화 시키고 정상회담 대가로 뒷거래를 하지 않았냐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습니다.

북한 김양건 통전부장을 만나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두 번씩이나 평양을 방문한 남한의 국정원장도 국민과 아무런 사전 동의 없이 회담의제도 밝히지 않은 채 철저하게 국민들을 속였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남한의 한 야당 의원이 “참여정부가 정상회담을 투명하게 하겠다고 수 차례 약속하고도 사흘 전까지도 밝히지 않은 점과 국정원장이 두 차례 방북하고도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은 것은 정치적인 뒷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북한언론들이 벌써부터 보안법 철폐에 뜸을 들이는 것을 보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측 방문자들이 김일성 시신이 보관된 금수산기념궁전과 대성산혁명렬사릉 참관을 금지하도록 한 규정과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고 촉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참관지 제한 철폐와 보안법 폐지 문제는 지난 2005년 12월 제17차 장관급 회담 때부터 북측이 “남북관계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공동의 이정표”라며 강력히 제기해온 문제여서 북한이 이번 기회에 간섭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의 국가보안법 철폐를 요구할게 아니라 그보다 더 악명 높은 노동당 유일사상체계 10대원칙을 먼저 폐지해야 합니다. 수령 우상화와 일신의 권위를 위해 만들어진 10대원칙에 걸려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간 20만 명의 정치범들은 구속영장도, 재판도 없이 종신토록 감옥에 갇혀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의 죄란 간첩도 아니고, 술자리에서 김정일을 욕했다는 이유입니다.

21세기 개명천지에 이러한 암흑의 인간도살 법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북한은 보안법부터 철폐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기주민에게는 듣지도 보지도 못하게 재갈을 물리고 남쪽에 대고는 저들의 간첩들이 활개를 치게 보안법을 없애라는 요구는 적화통일을 하겠다는 요구로밖에 달리 들리지 않습니다.

북한이 진정으로 통일을 하고, 민족이 공동 번영하려면 10대원칙부터 해체하는 게 순서일 것입니다